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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상인이 지배하는가 : 권력의 역사를 이해하는 새로운 시선

Priestland, Da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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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단행본
서명/저자사항왜 상인이 지배하는가: 권력의 역사를 이해하는 새로운 시선/ 데이비드 프리스틀랜드 지음 ; 이유영 옮김
개인저자Priestland, David
이유영, 역
발행사항서울: 원더박스, 2016
형태사항498 p.: 삽화; 23 cm
원서명Merchant, soldier, sage :a new history of power
ISBN9788998602284
일반주기 색인수록
부록: 카스트와 권력의 학술적 토대
본서는 "Merchant, soldier, sage : a new history of power. 2012."의 번역서임
일반주제명History, Modern
Economic history
Power (Social sciences) --History
Elite (Social sciences) --History
Social structure --Economic aspects --History
Social values --History
언어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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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일부

자본이 지배하는 오늘을 탄생시킨 권력 투쟁의 세계사
“세계가 당면한 난관을 해명함에 있어 단언컨대 가장 큰 지적 자극을 주는 책.” 〈가디언〉


상인 지배의 황혼,
다시금 권력의 지각 변동이 시작된다

명실상부 ‘상인의 가치’가 지배하는 시대이다. 상인 집단은 평화와 풍요의 확산, 혁신과 효율의 증대를 추구하지만, 한편으로는 단기간에 최대의 이윤을 올리려는 욕구와 배타성도 두드러진다. 지난 30년간 마땅한 견제 세력 없는 상인 집단의 패권이 지속되면서 경쟁, 유연성, 이윤을 맹신하고 다른 여러 가치를 희생시키는 질서가 확고히 자리 잡았다. 극심한 부의 격차, 불평등, 불안정이 그 부작용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로 상인 지배 체제의 맹점은 극명히 드러났지만, 아직까지도 제대로 된 처방과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영국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가 가결된 후 전 세계에 후폭풍이 거세다. 정확히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는 미지수지만, 한 시대를 이끌어 온 미국-EU 패권과 신자유주의 세계 질서가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미국 대선 지형을 뒤흔들고 있는 ‘아웃사이더’ 트럼프와 샌더...

출판사 제공 책소개 전체

자본이 지배하는 오늘을 탄생시킨 권력 투쟁의 세계사
“세계가 당면한 난관을 해명함에 있어 단언컨대 가장 큰 지적 자극을 주는 책.” 〈가디언〉


상인 지배의 황혼,
다시금 권력의 지각 변동이 시작된다

명실상부 ‘상인의 가치’가 지배하는 시대이다. 상인 집단은 평화와 풍요의 확산, 혁신과 효율의 증대를 추구하지만, 한편으로는 단기간에 최대의 이윤을 올리려는 욕구와 배타성도 두드러진다. 지난 30년간 마땅한 견제 세력 없는 상인 집단의 패권이 지속되면서 경쟁, 유연성, 이윤을 맹신하고 다른 여러 가치를 희생시키는 질서가 확고히 자리 잡았다. 극심한 부의 격차, 불평등, 불안정이 그 부작용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로 상인 지배 체제의 맹점은 극명히 드러났지만, 아직까지도 제대로 된 처방과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영국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가 가결된 후 전 세계에 후폭풍이 거세다. 정확히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는 미지수지만, 한 시대를 이끌어 온 미국-EU 패권과 신자유주의 세계 질서가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미국 대선 지형을 뒤흔들고 있는 ‘아웃사이더’ 트럼프와 샌더스, 아베 총리가 이끄는 일본에서 보이는 군국주의 부활의 조짐… 이 모두는 2008년 금융 위기와 더불어 세계 질서의 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발 딛고 선 지축 자체가 흔들리는 시대에는 풍경을 보는 새로운 시선이 필요하다. 『왜 상인이 지배하는가』는 오늘날 막강한 힘을 지닌 ‘상인형 자본주의 체제’가 어떻게 지금의 지위를 누리게 되었는지를 중심으로 역사를 재구성한다. 지금의 위기가 어떤 뿌리에서 뻗어 나왔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다. 저자는 여러 시대 속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역사의 조각들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연결함으로써 지금 세계가 전형적인 격변의 징후로 가득 차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카스트, 권력의 역사를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
옥스퍼드에서 근대사를 가르치는 저자 데이비드 프리스틀랜드는 옥스퍼드와 모스크바국립대학에서 사회주의 역사를 전공해 19~20세기 역사에 관해 누구보다 풍부한 이해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그는 『왜 상인이 지배하는가』에서 ‘카스트’라는 고대의 틀을 소환해 역사의 동력을 이해하는 전혀 새로운 관점을 제안한다.

고대인들은 사회를 직군(職群)의 총합으로 보았고, 각각의 직권은 고유한 에토스(ethos)를 조성한다고 믿었다. 중세 인도에서는 이미 ‘카스트(caste)’라는 단어로 직군 체계를 명명하고 있었다. ‘카스트’는 사회 집단들을 경제적 이득을 추구하는 자기 이익에 충실한 조직으로서뿐 아니라 사상 체계와 생활양식의 총화로 볼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 군대, 상업 조직, 관료제 등과 같이 권력 행사에 있어 높은 성과를 달성하는 네트워크들이 존재한다. 바로 이런 조직들이 특정 직업과 경제 구조가 변해도 지역과 역사를 불문하고 살아남는다. 이들이 바로 ‘카스트들’인 셈이다. (14, 19쪽)

저자는 오늘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상인, 군인(전사), 현인이라는 세 카스트의 역할과 가치를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상업적이며 경쟁적인 동기를 앞세운 상인 집단, 귀족적이며 군국주의적 동기를 앞세운 군인(전사) 집단, 그리고 관료제적 또는 사제적 성향의 현인 집단이 바로 그것이다. 세 카스트는 서로 대립하거나 협력하면서 (평등을 지향하며 장인적 가치를 표방하는) 노동자 집단을 억누르거나 구슬리며 권력을 쟁취하고 지배 질서를 형성해 왔다.

오늘날 상인 집단은 은행업과 교역 같은 비즈니스의 영역들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렇지만 이들의 영향력은 복잡한 산업조직에서는 그리 강하지 않다. 이런 조직에서는 오히려 현인-테크노크라트 집단이 경영관리자로서 상인 집단보다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자본주의’라는 용어가 항상 분석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자본주의는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다. 일부는 투자은행처럼 상인 집단이 지배력을 행사하지만, 다른 체제에서는 대기업 집단처럼 현인-테크노크라트들의 영향력이 압도적이다. (19쪽)

이 책은 고대부터 근현대, 동양과 서양, 경제 이론부터 문학 작품까지 다양한 범주를 넘나들며 역사의 주요 장면들을 새롭게 포착하고, 이들 세 카스트가 어떻게 합종연횡하며 권력의 부침과 순환을 만들어 왔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상인, 군인, 현인이 각축하는 흥미진진한 ‘왕좌의 게임’
예를 들어, 영국이 감격적인 첫 상인 시대를 구가했던 18~19세기의 단면을 대니얼 디포와 애덤 스미스의 입장을 대비시키며 다음과 같이 묘파한다.

영국 소설가 대니얼 디포가 1719년에 발표한 소설 『로빈슨 크루소』는 평화를 내세우는 상인의 식민주의를 우화로써 드러내고 있다. 무인도에 표착한 크루소는 상인의 습속―뛰어난 감각과 재기 넘기는 기술, 힘겨운 노역을 두루 동원해 절망적인 환경을 일종의 천국으로 변모시킨다. ‘야만인’들에게도 친절한 태도를 유지하며 개종을 위해 힘쓰지만, 식인종들이 들어와 기독교인을 해치려 하자 무모할 정도의 폭력으로 그들을 해치운다. 디포는 영국인들이 본질적으로 평화를 사랑하고 상인다운 면모를 지녔음을 강조하지만, 전 세계에 평화적 상업 체제를 퍼뜨리는 과업을 위해 동원되는 폭력은 정당하다고 간주했다.
처음 세계적 패권을 쥐기 시작한 상인 집단은 자신들의 가치와 방식에 맞서는 세력을 맞닥뜨렸고, 대응에 있어 강경책과 유화책으로 나뉘었다. 경쟁 세력이 심각한 위협을 가하면 강경하고 호전적으로 맞서며, 필요할 경우 강한 무력을 지닌 귀족 집단과 손잡았다. 그러나 평소에는 온건파가 득세했다. 이들은 안락과 넘치는 소비를 약속하며 반대자를 포섭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크루소(디포)가 대변하는 상인-전사 동맹은 전 세계에 상인의 영향력을 전파하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유럽의 초기 제국들은 상인들이 ‘왕의 특허장을 받은 회사들’을 통해 건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회사들은 상업 조직이지만 자체 군대를 보유했다. 가장 성공적인 케이스가 영국 동인도회사다.
온건파를 옹호한 대표적 인물은 애덤 스미스다. 18세기 세속적 현인 집단을 대변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가 쓴 『국부론』은 상업 사회를 가장 설득력 있게 정당화하는 책이다. 그는 물물교환을 고결하게 여겼다. 낯선 이에게 공감을 얻어내어 폭력을 사용하지 않고도 목적을 달성하기 때문이다. 또한 물물교환을 통해 노동 분업과 전문화가 진작되어 국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상호 경쟁과 상업으로 서로 연결되는 사회는 가부장적 사회보다 경제적 평등성이 떨어질 수는 있지만 보다 자유롭고 부유하며 평화로울 거라고 여겼다.
그는 이렇게 적었다. “상인과 제조업자는 인류의 지배자가 아닐 뿐만 아니라,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된다.” 디포도 이점에서는 뜻을 같이했다. 다만 디포는 전사 집단과 동맹을 통한 상인 카스트의 지배를 옹호했지만, 스미스에게는 그것이 상인 집단의 에토스를 촉진하는 이상적 방향이 아니었다. 스미스는 (자신과 같은) 계몽된 현인 행정관들이 통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영국 상인 집단은 이처럼 강경책과 유화책 사이에서 끊임없는 줄타기를 벌였고, 분명 영국은 다른 국가들보다 비교적 평화적으로 농경 기반에서 상인 체제로 카스트 질서를 이행해 갔다.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상인 집단의 단독 지배를 추구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상인 집단이 시장 체제를 강요하면서 촉발된 일련의 위기가 있었지만, 카스트 간 타협을 통해 놀랄 만큼 성공적인 경제 체제가 유지되었고, 영국은 비록 일시적이나마 전 세계의 모델이 될 만한 사례를 선보였다.
그러나 19세기 말이 되자 전사 집단이 다시 지배자의 위치로 돌아왔다. 강경파 상인과 손잡은 전사 집단이 전 세계적으로 득세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귀환한 전사 집단은 현인-테크노크라트 집단의 지지도 등에 업었다. 대규모 군대까지 갖추고 이전보다 강력해진 전사 집단은 전무후무한 파괴적 과업에 나섰다. 세계 대전의 발발이다. (97~111쪽 재구성)

길게 인용했지만, 각 카스트와 그들의 고유한 에토스(관습, 기질)가 권력의 역사를 어떻게 바꾸는지 잘 보여준다. 저자가 엮어 내는 권력 투쟁사를 따라가 보면, 대개 카스트들은 동맹을 통해 힘을 키우고 서로를 견제해 왔지만 특정 집단이 패권을 잡을 때 그리고 그 실력 행사가 도를 지나치면 결국 격변의 시점이 찾아왔음이 명백히 드러난다. 이러한 격변의 결과물은 경제 위기, 전쟁, 또는 혁명이었고, 그 뒤에는 다시 새로운 집단이 권력을 획득했다.

하위 카스트에서 세계의 지배자로…
상인은 어떻게 패권을 차지할 수 있었나?

상인 집단이 패권을 쟁취하는 과정을 기둥으로 저자는 역사를 다음과 같이 재구성한다.
1장 ‘카스트 투쟁’에서는 고대 및 중세 농경사회를 지배했던 카스트들을 간략하게 살핀다. 그리고 오랫동안 미천한 신분으로 제약받던 상인이 수백 년에 걸쳐 어떻게 그 속박을 뚫고 부상했는지를 보여 준다.
2장 ‘철의 주먹과 벨벳 장갑’에서는, 19세기에 이르러 영향력이 커졌지만 여전히 귀족 출신 지배 엘리트들의 말단 동업자에 지나지 않았던 상인 집단의 모습을 살핀다. 하지만 19세기 중엽에 이르러 독일과 일본 같은 신흥 강대국이 부상한다. 현인-테크노크라트와 상인 집단의 도움으로 중공업 기반 경제체제를 이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인 집단이 융성하기 위한 조건, 즉 ‘평화로운 세계’는 전사 집단의 독주 탓에 파탄에 이른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다. 전쟁을 일으킨 귀족-전사 집단은 대중의 신뢰를 잃었고, 제국들도 힘을 잃었다. 덕분에 오히려 상인을 위한 독무대가 마련된다.
3장 ‘오만과 파국’, 1920년대 미국이 압도적 패권국으로 부상하며 (토착 귀족이 부재한 미국에서 힘이 셌던) 상인 집단이 지배력을 확장해 나간다. 그러나 그 치세는 짧았다. 상인의 시장 근본주의, 노동자와 관료제 등에 배타저인 태도 때문에 사회 안정을 구축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자산 거품과 부채, 사회적 불평등도 몰락에 기여했다. 1918년 1차 세계대전이 귀족 지배 체제를 무너뜨린 시발점이 되었듯, 1929년 대공황이 터지고 상인 집단은 사회적 신뢰를 잃었다.

1929년 대공황에 뒤이은 상인 집단에 대한 사회적 반발은 좌파와 우파 간의 맹렬한 내전을 야기했고, (…) 당신의 갈등 국면에서 전사와 가부장주의적 귀족 집단이 새로이 포퓰리스트적 면모를 가다듬어 그럴싸한 외피를 쓰고 돌아왔다. 나치는 모든 시민을 제국주의 전사로 탈바꿈시켜 사회적 위계질서를 지켜내려 했다. 공산주의자들은 부르주아적 삶의 양태를 사회 전반에 걸쳐 파괴했고, 상인 집단을 가부장주의적이고 호전적인 관료 집단과 집산주의적 노동자들의 불안정한 연합체로 대체했다. (32쪽)

대공황이 야기한 혼란은 결국 2차 세계 대전으로 이어졌고, 권력의 축은 다시 이동한다.
4장, 세계가 극우와 극좌로 나뉘어 겨루는 사이, 스칸디나비아 반도와 미국에서는 비교적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이며 균형 잡힌 모델이 출현했다. 바로 사회민주주의다. 이 모델은 전사 집단의 역할을 축소하고 노동자와 상인 집단의 역할은 키우려 했다. 체제의 궁극적인 관리 감독 기능은 현인-테크노크라트 집단이 맡고, 자유민주주의 제도가 체제 전반을 지탱하는 방식이었다. 이와 같은 ‘현인’적 모델이 2차 대전 이후의 세계를 장악한다. 이른바 ‘똘똘이’들의 시대다.
사회민주주의 체제가 승자로 등극하는 듯했지만, 상인 집단이 반격을 개시한다. 현인 체제가 냉전이라는 버팀목에 과도하게 의지하면서 전사 집단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무력 갈등을 야기한 탓. 이는 현인 세력의 힘을 약화시켰다. 대표적인 예가 베트남전쟁이다. 또한 경직된 현인-노동자 동맹 체제는 1970년대 발생한 여러 차례의 경제 위기와 후기 산업사회로의 이행 과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5장, 이를 틈타 1960년대 냉전 질서에 반기를 들었던 학생운동 집단을 끌어들인 상인 집단은 1970년대에 들어서며 다시금 과거의 패권을 되찾기 시작한다.(이때 친시장 현인 집단이 이론을 뒷받침함으로써 상인 집단의 패권 장악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냉전 시대를 거치며 전사와 현인 집단은 물론 공산권 붕괴로 노동자 집단마저 사회적 신뢰를 상실한 처지였다. 견제할 만한 적수들이 사라지고(또는 포섭되고), 상인 집단의 단일 패권 시대를 위한 최적의 환경이 조성된 것. 바야흐로 상인의 가치가 전 세계를 집어삼키는 다보스맨의 독주가 시작된다.

논쟁 없는 합의 체제
‘다보스 맨’의 독주는 무엇을 소환하는가?

1970년대 이후 세계는 다보스 포럼에서 합의된 ‘탈규제 시정이야말로 바람직한 미래상’이라는 관점을 별다른 논쟁 없이 받아들였다. ‘다보스맨’들은 현인의 관리 감독을 받는 자본주의 양태였던 브레턴우즈 체제를 보다 상인의 비전에 맞는 질서로 변모시켜 나갔다.
상인 집단의 공세에 맞설 카스트들의 힘은 미미했다. 중국에서 거대한 노동력이 공급되는 바람에 서구 세계에서 노동조합은 힘을 잃었다. 무엇보다 상인 친화적 경제학 분파가 대세를 잡기 시작했다. 시장의 효율성을 맹신하는 이른바 ‘합리적 시장 가설’이 경제학자들의 굳은 신뢰를 얻으며 시장근본주의가 종교처럼 행세하기 시작했다.
오늘 우리는 상인이 지배하는 세계의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최대 희생자는 노동조합이라는 노동자의 성채와, 정부와 공공부문이라는 현인 집단의 거점이었다. 탈규제 정책과 대량 실업으로 노동조합은 힘을 잃었고, 금융권은 대출을 거부하고 통화 공격을 감행하는 방식으로 정부를 길들였다. 이는 복지 지출의 대량 삭감, 보건과 교육 등 공공부문의 영리화로 이어졌다. 30년간 족쇄 풀린 상인 집단이 독주한 결과 부의 불평등, 사회 불안이 정점에 치닫고 있다.
『왜 상인이 지배하는가』를 통해 저자는 한 집단이 배타적으로 독주할 때 권력의 수레바퀴는 반드시 다시 돌아가기 시작함을 보여준다. 권력의 지각변동은 이미 시작되었다. 다음은 어떤 카스트가 왕좌에 오를지 또는 노동자를 포함한 각 카스트가 권력을 나누는 평화의 시대가 도래할지, 자연스럽게 추론으로 이끄는 것이 이 책이 주는 선물이자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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