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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의 집 : 인생의 겨울을 준비하는 강상중의 조용한 각오

강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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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단행본
서명/저자사항만년의 집 : 인생의 겨울을 준비하는 강상중의 조용한 각오 / 강상중 지음 ; 노수경 옮김
개인저자강상중= 姜尙中, 1950-
노수경, 1974-, 역
발행사항파주 : 사계절, 2019
형태사항246 p. ; 19 cm
원서명母の教え :10年後の『悩む力』
ISBN9791160945263
일반주기 본서는 "母の教え : 10年後の『悩む力』. 2018."의 번역서임
언어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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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일부

청춘의 방황과 결기, 중년의 성취와 상실, 노년의 자족과 관조
이 모든 것을 품은 내 인생의 마지막 집


일본어에 종활終活이라는 말이 있다. ‘인생을 잘 끝내기 위한 활동’이라는 뜻으로, 평균수명이 늘어나 긴 노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등장한 신조어다. 단지 장례 절차나 유산 처리 방식을 결정하는 것만이 아니라,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고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지, 소중한 사람들과 어떻게 이별하고 싶은지, 남은 날들에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등등 인생 전체를 돌아보며 정리하는 일련의 활동을 가리킨다. 1950년생으로 일흔을 앞둔 강상중 교수도 오랫동안 도시 안에서만 움직이던 삶의 궤도를 바꿔,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고원지대로 거처를 옮겼다. 그곳에서 생활의 작은 습관과 규칙까지도 새로 마련하면서, 달라진 시각으로 70년의 인생을 돌아본다.

한쪽 발은 생생한 하계의 삶에 담가두고 다른 한쪽은 고원의 녹음에 숨긴 채 세상을 뒤흔드는 사건들을 응시한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오랫동안 바라 마지않던 세상과의 딱 좋은 거리감일지도 모르겠다. …… 나는 지금 어머니가 몸소 보여주신 가르침 덕분에 스스로에게도, 세...

출판사 제공 책소개 전체

청춘의 방황과 결기, 중년의 성취와 상실, 노년의 자족과 관조
이 모든 것을 품은 내 인생의 마지막 집


일본어에 종활終活이라는 말이 있다. ‘인생을 잘 끝내기 위한 활동’이라는 뜻으로, 평균수명이 늘어나 긴 노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등장한 신조어다. 단지 장례 절차나 유산 처리 방식을 결정하는 것만이 아니라,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고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지, 소중한 사람들과 어떻게 이별하고 싶은지, 남은 날들에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등등 인생 전체를 돌아보며 정리하는 일련의 활동을 가리킨다. 1950년생으로 일흔을 앞둔 강상중 교수도 오랫동안 도시 안에서만 움직이던 삶의 궤도를 바꿔,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고원지대로 거처를 옮겼다. 그곳에서 생활의 작은 습관과 규칙까지도 새로 마련하면서, 달라진 시각으로 70년의 인생을 돌아본다.

한쪽 발은 생생한 하계의 삶에 담가두고 다른 한쪽은 고원의 녹음에 숨긴 채 세상을 뒤흔드는 사건들을 응시한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오랫동안 바라 마지않던 세상과의 딱 좋은 거리감일지도 모르겠다. …… 나는 지금 어머니가 몸소 보여주신 가르침 덕분에 스스로에게도, 세상에도 절묘한 거리를 둘 수 있는 장소에서 인생의 가을, 그 끝 무렵을 보낸다. - 7~9쪽

고원의 집에서 맞는 계절의 변화는 각 계절에 얽힌 인생의 모든 장면을 소환한다. 하이델베르크 대학가 카페에 앉아 연행되는 광주 시민의 사진을 보았던 1980년의 봄. 일본 이름을 버리고 ‘강상중’으로 살기로 결심한 1972년 서울의 여름, 고원의 가을 하늘에 흔들리는 자작나무처럼 푸른 하늘을 향해 뻗은 하얀 자작나무가 좋았던 영화 〈닥터 지바고〉와 러시아에 대해 품었던 알 수 없는 낭만, 벚꽃처럼 눈송이가 흩날리는 군사경계선 양쪽의 남북한 병사들을 그린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와 분단의 비극. 계절마다 확연히 다른 고원의 풍경처럼, 저자의 인생에도 예상치 못한 변화와 굴곡이 있었다. 이제 그는 고원의 집에서 이 모든 것을 돌아보며 한 사람의 인생에 대해, 그리고 간단히 풀리지 않는 역사의 문제에 대해 생각한다.

서울은 마치 피부가 벗겨져 혈관과 신경이 밖으로 다 드러난 채 발버둥치는 생물처럼 무시무시한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었다.
나는 사람들의 커다란 목소리와 진지함에 압도되었다. 그 박력에 튕겨나갈 듯 불편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가는 곳마다 그리운 광경이 이어지던 서울이었다. 속마음을 감추지 않고 전부 다 드러내는 사람들, 그 모든 것을 받아주는 거친 솔직함에 움찔움찔 놀라면서도 가면과 두꺼운 의상을 벗어던지고 본성 그대로 있는 편안함을, 나는 난생처음 몸으로 느꼈다.
…… 나는 모순덩어리처럼 느껴졌던 어머니를 낳은 근원에 도달한 듯했다. 서울에 머무르는 동안 내 안에서는 어떤 결심 같은 것이 천천히 싹트기 시작했다. 어머니를 키운 이 세계를 전부 받아들이자. 그리고 운명처럼 이 세계를 스스로 선택해 보이자.
…… 여름은 내가, 바로 내가 된 계절이다. - 34~35쪽

인생의 겨울을 함께할 세 동반자
어머니, 아내 그리고 고양이


큰 사회적 성취를 이룬 중장년기에는 어머니의 가르침을 그저 추억의 실마리나 ‘옛날 물건’처럼 여겼던 저자는 노년에 접어들면서 점차 자신의 건강한 몸과 낙관적 태도, 깊은 절망 속에서도 다시 삶 쪽으로 방향을 트는 강인한 생명력이 어머니에게서 온 것임을 깨닫는다. ‘사람은 걸어 다니는 식도食道’라고 믿었던 어머니는 “잘난 사람도, 못난 사람도, 부자도, 가난한 사람도 다 입으로 넣어서 뒤로 빼는 거라 안 카나”라며 차별당했던 나날에 대한 울분을 나름의 방식으로 해소했다. 모든 사람은 다 똑같다, 그러니 사람 사이에는 정情이 있어야 한다는 어머니의 인간관은 지식과 학문의 세계에서 ‘리理’만 잔뜩 키운 아들이 그나마 균형감 있는 삶을 살 수 있게 이끌었다.

가장 사랑하는 아들의 죽음이라는 비극 앞에서 나는, 내가 태어난 날을 저주하고 싶었다. 검은 태양으로 닫힌 세계에서 나는 반만 살아 있는 껍데기였다. 죽음이 삶을 침식해가는 느낌이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그런 느낌 속에서도 삶이 죽음에 승리했음을 자각할 수밖에 없었다. 분명히 너무 슬퍼 물 한 방울, 쌀 한 톨 삼킬 수 없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이미 먹고 있었다. 살아가는 기력을 잃었음에도 입을 움직이고 이로 씹으며 질긴 섬유질 음식마저도 목구멍 안쪽으로 삼켰다.
“인간은 어떤 때라도 묵어야제. 살아 있으마 마 묵는 기라. 묵으마 뒤로 나오지.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살아 있으마 그런 기라.”
마치 귓전에서 속삭이듯, 어머니의 가르침이 되살아났다. 의기소침한 내가 어머니에게는 한심하고 불쌍해 보인 모양이다. 내 인생 처음으로 이런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이는 내 안의 교만과 긍지가 안개처럼 사라지고 그저 불쌍한 아버지가 되었음을 뜻했다.
그럼에도 나는 먹기를 멈추지 않았다. 배설 또한 멈추지 않았다. 삶의 의욕이 죽음에의 유혹을 이겼다. - 240쪽

몸과 마음의 바탕이 된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저자와 인생의 마지막 집을 함께 지키는 건 아내 그리고 두 마리 고양이다. 저자는 식성도, 취향도 다른 아내와 수십 년 고락을 함께하며 어느새 호흡이 잘 맞는 파트너가 되었음을 느낀다. 아내와 살면서 머윗대조림과 두릅튀김의 맛을 알게 되었고, ‘강아지파’를 고수했던 일평생이 무색할 만큼 어느새 고양이에게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아첨을 하는 ‘고양이파’가 되고 말았다. 이 책에서는 아내와 도란도란 땅을 일구고, 맛있는 음식에 군침을 흘리며, 도도한 고양이 앞에서 속수무책이 되는 강상중 교수의 색다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비판적 지식인’이자 ‘우리 시대의 사상가’는 어딜 가고, 어리숙하면서도 다정다감한 남편이자 ‘집사’로 등장한 그의 모습에 절로 웃음 짓게 된다.

인간과 역사의 문제를 해명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말 것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갈 담담한 각오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의 뜨거운 여름에 태어난 저자는 “살육의 해, 통곡과 비탄의 계절에 생명을 허락받았다는 사실에 나는 줄곧 집착해왔다.”(138쪽) 그리고 마치 자신의 운명이 한반도의 평화와 긴밀히 얽혀 있기라도 한 것처럼 줄곧 남북 화해와 통일 문제에 주목해왔다. 노년의 일상을 잔잔하게 그린 이 책에 김대중 대통령 이래로 이어진 남북정상회담과 최근의 북미정상회담, 한국전쟁의 종결 가능성 등에 대한 이야기가 비중 있게 다루어지는 이유다.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그것을 이끌어낸 북미정상회담. 이는 단순한 국제정치 사건에 머물지 않고 좀 과장을 섞어 말하자면 내 일생의 의미와 관계가 있다. 한국전쟁의 해에 태어나 그 전쟁의 종결을 이 눈으로 확인한다면 나는 전쟁과 평화 사이를 산 것이 된다. 이렇게 생각하면 조용한 고양감이 내 안에서 퍼져 나가는 걸 느낀다. 이는 눈을 감는 그날까지 ‘시시포스의 굴레’가 계속되리라는 달관을 동반한 각오 같은 것이다. - 235쪽

남북 관계에 대해 줄곧 ‘신중한 낙관론’을 펼쳐온 저자에게 사람들은 “아주 머릿속이 꽃밭이시네요” 하고 야유를 보냈다. 그러나 그는 한 사람의 인생이든, 한 나라의 역사든 도저한 낙관을 품고 해결해나가려는 노력을 계속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비관하는 자는 더 이상 할 일이 없지만, 끝끝내 낙관하는 자는 그 낙관의 실현을 보기 위해서라도 무엇인가를 계속 하는 수밖에 없다. 고원의 마지막 거처에서, 최후의 날을 준비하는 지금도 그는 세상의 부름에 부지런히 응답하며 인간과 역사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간은 하나의 수수께끼이며 그 삶의 집적인 역사 또한 하나의 수수께끼다. 이 수수께끼에 정해진 해답은 없다. 그렇다고 ‘사람이란 결국 그런 것이다’, ‘역사란 결국 그런 것이다’라며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모든 것을 상대화하지 말 것. 그리고 그 수수께끼를 해명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말 것. 거기에 인간의 존엄이 깃들어 있다.
나는 그렇게 여겼다.
일본과 한반도가 안은 역사적 갈등과 질곡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단칼에 딱 잘라 해결할 수는 없다. 이 어려운 문제를 감히 누구도 생각해내지 못한 대담한 방법으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단 한 사람의 인생조차도 그렇게 되지 않는 것처럼.
그저 포기하지 않고 인생과 역사의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밝히기 위해 노력해나가는 수밖에 없다. 이야말로 삶의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 87~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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