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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내 삶을 바꿀 수 있을까? : 이철희의 정치 썰전 2

이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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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단행본
서명/저자사항정치가 내 삶을 바꿀 수 있을까? : 이철희의 정치 썰전 2 / 이철희 지음
개인저자이철희= 李哲熙, 1964-
발행사항서울 : 인물과사상사, 2020
형태사항231 p. ; 21 cm
ISBN9788959065592
언어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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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일부

정치를 바꾸려면
“정치는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더 편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2019년 10월 14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단 하루도 부끄럽지 않은 날이 없습니다. 부끄러워서 법사위 못하겠고요. 창피해서 국회의원 못하겠습니다.” 이 날은 서울중앙지법에 대한 법사위 국정감사가 있던 날이었는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으로 여야의 공방이 치열했다. 이철희 의원은 “영장 발부 여부에 대해서도 여야가 입장이 바뀌면 주장이 바뀐다”라며 여야 의원들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의 입장이 바뀌자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다른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내로남불의 전형이다. 이철희 의원은 다음 날인 10월 15일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입장문을 내고 제21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2016년 1월 20일 “더불어민주당이 누구의, 어느 계파의 정당이 아니라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편을 드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바뀌기를, 그 속에 제 역할이 있기를 소망합니다”라며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지만, 이철희 의원은 한국 정치의...

출판사 제공 책소개 전체

정치를 바꾸려면
“정치는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더 편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2019년 10월 14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단 하루도 부끄럽지 않은 날이 없습니다. 부끄러워서 법사위 못하겠고요. 창피해서 국회의원 못하겠습니다.” 이 날은 서울중앙지법에 대한 법사위 국정감사가 있던 날이었는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으로 여야의 공방이 치열했다. 이철희 의원은 “영장 발부 여부에 대해서도 여야가 입장이 바뀌면 주장이 바뀐다”라며 여야 의원들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의 입장이 바뀌자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다른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내로남불의 전형이다. 이철희 의원은 다음 날인 10월 15일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입장문을 내고 제21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2016년 1월 20일 “더불어민주당이 누구의, 어느 계파의 정당이 아니라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편을 드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바뀌기를, 그 속에 제 역할이 있기를 소망합니다”라며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지만, 이철희 의원은 한국 정치의 민낯을 보고 실망을 했다.
좋은 나라는 좋은 정치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래서 정치가 중요하다. 정치를 바꾸면 삶의 질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이 먹고사는 데 도움이 되는 민주주의가 되려면 정치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정치는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삶을 지키고 보살피면서 소수보다는 다수, 강자보다는 약자, 승자보다는 패자를 챙기는 사회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상대방과 다름을 인정하고 타협해야 한다. 진보세력과 진보 정치인들이 세상을 바꾸는 강력한 수단으로 정치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정치는 세상을 바꾸는 방법 중에 가장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 것이다.
『정치가 내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이철희의 정치 썰전 2』는 이철희 의원이 생각하는 평소의 정치 소신을 담아냈다. 정치는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삶을 지키고 보듬고 보살펴야 한다.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잘사는 사회가 좋은 사회다. 그런데 한국의 정치는 진영 논리에 빠져 민생은 나 몰라라 정쟁만 일삼는다. 그러니 사람들이 정치를 멀리하고 혐오하고 증오한다. 다시 말해 정치는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더 편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
정치는 타협이다. 영국의 정치학자인 제리 스토커 교수는 “정치는 진실을 추구하거나 누가 옳은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건설적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보수와 진보, 야당과 여당으로 나뉘어 죽고 살기 식으로 싸우는 정치는 정치가 아니라 쟁투(爭鬪)다. 민주주의의 전당인 의회(parliament)는 원래 ‘시끄러운 상점’을 뜻한다. 국회에서 어느 누구도 옳다고 확신할 수 없으니 시끄러운 토론과 어수선한 조정을 거쳐 타협을 모색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미국의 정치학자인 엘머 에릭 샤츠슈나이더는 “민주주의란 스스로가 옳다고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치체제다”고 말했다.
영국 셰필드대학 매슈 플린더스 교수는 “민주정치는 다름을 긍정하고 타협을 인정하는 데에 기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진보적 사회운동가인 솔 알린스키도 “타협이 전혀 없는 사회는 전체주의 사회이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사회를 하나의 단어로 정의해야 한다면, 그 단어는 ‘타협’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알린스키에게 정치는 타협의 기술이다. 독일의 사상가인 막스 베버는 “정치는 열정과 균형적 판단 둘 다 가지고 단단한 널빤지를 강하게 그리고 서서히 구멍 뚫는 작업이다”고 말했다. 그래서 정치는 이해와 요구를 확인·정립하고, 조직화하고, 설득하고, 공박하고, 숙의하고, 타협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진보의 정치

한국의 진보는 무능하며, 정치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데 아주 둔하다. 더군다나 닫혀 있다. 진보는 새로운 세상으로 열림을 추구하기에 닫힘은 진보와 애당초 어울리지 않는다. 또 낡은 교조에 매달려 습관적으로 변화를 거부한다. 뭐든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고 하면 ‘안 된다, 하지 마라’는 주문만 외운다. 오랫동안 저항 세력, 소수파, 비주류, 야당의 입장에 서 있었기에 보수의 온갖 악행을 막고자 이런 행동 양식이 생겨났다. 하지만 이제는 집권 세력, 다수파, 주류, 여당의 입장이 되었다. 의회 의석에서는 여전히 과반에 못 미치지만, 비록 일시적일지라도 세력이나 구도에서는 확연하게 다수파가 되었다. 단언컨대,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하면 진보는 절대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낼 수 없다. 정치적 진보의 DNA는 담대한 혁신이다. 그리고 ‘열린 진보’가 답이다.
진보는 보수와의 대결에서 승리하는 데 집착하지 말고, 보수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연연하지 말고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삶을 살펴야 한다. 보수를 이기기 위해 안달할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진보가 되어야 한다. 진영 대결은 적대적 공존 체제로서 정치를 죽이고, 정치인의 무능을 조장한다. 상대에 대한 악마화, 조롱, 무책임한 구호만 난무하기 일쑤다. 다시 말해 진보와 보수의 적대적 공존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더 나은 세상은 진보에 더 많은 결단과 타협을 요구한다. 노동조합의 조직력을 끌어올리고, 노조 등 노동의 정치적 세력화를 뒷받침하는 제도를 마련해주고, 아파트를 주거 공간에서 생활민주주의가 작동하는 삶의 공동체로 만들어주는 제도의 마련 등이 중요하다.
정치가 내 삶의 문제가 아니라 엉뚱한 문제를 놓고 죽기 살기로 싸우는 꼴을 보고서도 정치를 좋아할 사람은 없다. 그야말로 먹고사는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하고 옥신각신할 때 보통 사람들도 정치를 쳐다보고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다. 국민들이 정치를 보면서 화를 내는 것은 주권자의 마땅한 권리다. 정치가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고단한 삶을 보살피는 기제가 되려면 정치의 작동 방식을 바꿔야 한다.
정치는 수의 게임이다. 다수파가 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양보하고 타협해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상대가 원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타협이다. 주고받는 게임, 서로 양보해서 절충하는 게임이 바로 정치다. 그래서 정치의 심장은 전략이라고 한다. 타협에 대한 두려움 혹은 익숙하지 않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야 유능한 진보나 성공하는 진보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유럽의 복지국가가 만들어졌고, 이 복지국가는 혁명에 의한 사회주의국가보다 나은 것임을 역사적으로 증명했다. 예를 들어 스웨덴의 진보 정치인들은 이념적 순결성이나 정책적 완결성보다는 정치적 유연성과 통합적 리더십으로 복지국가를 건설했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정치를 통해 현실화되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정치 없이 좋은 정책 없다. 따라서 진보는 진보적 가치와 정책이 대세를 이루는 새로운 정치 질서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

유능한 정치인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무엇이 유능한 정치를 가능하게 하는가? 선거 때마다 수없이 반복해서 사람을 대거 바꾸는 물갈이 공천을 하고, 스펙이 좋거나 심성이 착하거나 잘 알려진 사람들을 발탁해도 정치의 질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좋은 정치인은 지능지수나 스펙, 인격, 인지도 등과 상관없이 누구를 대표할 것인지와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를 분명하게 알고 실천하는 정치인이다. 이런 정치인은 유권자의 이해와 요구, 선호와 열정에 충실하다. 이것이 정치가 유권자나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삶에 반응하도록 하는 유일한 해답이라고 할 수 있다. 착한 심성을 가진 사람이나 선한 의지로 충만한 사람이 좋은 정치인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선의와 신념을 말하는 정치인일수록 정치 문법에 약해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하거나, 심성이 착할수록 타협에 주저하기 쉽다. 정치인은 성과로 평가해야 한다. 정치에서는 선의보다는 결과, 마음보다 실력이 핵심이다.
유능한 진보가 존재함으로써 받는 경쟁의 압박이 없는데 선한 보수가 알아서 사회경제적 약자들에게 유리한 ‘좋은 사회’를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따라서 어떻게 정치적 다수를 만들어낼 것인지가 중요한데, 이것이 바로 진보의 실력에 해당하는 문제다. 이는 신념정치가 아니라 책임정치의 문제이기도 하다. 또 선거 정치는 일상 정치와 긴밀하게 연동되어야 한다. 일상 정치에서 이루어지는 평가가 선거 정치에서 이루어지는 투표로 나타나야 그나마 좋은 인물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에서 뽑힌 사람이 착하든 착하지 않든 그의 정치 활동이 유권자의 삶을 살피는 것이 되도록 강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 역시 일상 정치에서 정치인이 유권자를 의식하고 두려워하게 해야 가능하다. 자신이 대표하고자 하는 자신의 지지층에게 필요한 갈등을 의제화해내는 것이 일차적 과제라면, 사회경제적 약자들을 대표하는 진보세력은 사회경제적 어젠다를 부각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계층적 이해관계를 잣대로 정치를 바라보고 선거에 참여하는 것이 그들에게 가장 유리하기 때문이다.
지역 구민의 삶을 살피고 챙기는 것이 유능한 정치라면, 정치인은 지역의 풀뿌리 조직에서부터 성장하는 것이 좋다. 미국 대통령을 지낸 버락 오바마만 하더라도 본격적으로 정치에 뛰어들기 전 미국 내 풀뿌리 사회운동이 가장 활발한 시카고의 흑인 공동체에서 민주당 풀뿌리 조직의 조직가로서 활동을 했다. 지역에서 검증받고 성장한 정치인이라면 당연히 유권자를 쳐다보고, 그들의 삶을 챙기는 정치를 펼치기 마련이다. 지역을 잘 모르는 채 스펙이나 인지도 때문에 정치인이 된다면, 그가 유권자를 보고 정치할 까닭은 없다. 좋은 정치와 좋은 정치인이 나오는 유일한 길은 유권자를 두려워하는 정치가 이루어지도록 정치 시스템을 개편하는 것이다.

정치를 바꿔야 한다

보통 사람들이 잘사는 나라와 못사는 나라의 차이는 그 나라 정치가 만들어냈다. 좋은 정치가 있어야 보통 사람들의 좋은 삶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치를 어떻게 해서든 바꿔야 한다. 정치는 약자의 무기다. 재산이나 학력 등 그 어떤 조건을 무시하고 무조건 한 사람에게 1표씩만 준다. 누구나 동등하게 가진 표를 많이 얻은 후보에게 권력이 주어진다. 한 사회에서 강자·부자·승자는 소수고, 약자·빈자·패자가 다수다. 그러니 이들이 뜻을 모으면 누군가를 당선시킬 수 있고, 그러면 그를 통해 내 삶을 바꾸는 공적 결정을 내리게 할 수 있다. 자신이 사회경제적 약자라면, 먹고살기 힘들수록 정치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다수대표제에 의한 인물 중심의 정치보다 비례대표제에 의한 정당 중심의 정치에서 더 나은 사회가 가능했다는 것은 경험적으로 확인된다. 그래서 선거제도가 중요하다. 비례대표 의석이 상당한 수준으로 늘어나면 정치의 질이 바뀐다. 우선 전략 투표가 줄어들고 진심 투표가 늘어난다. 진심 투표의 비중이 높아지면 한 정당이 과반 의석을 갖거나, 두 정당이 대부분의 의석을 차지하는 양당제보다는 제3당 이하 정당들이 의미 있는 의석을 갖는 다당제로 바뀌게 된다. 다당제의 장점은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이해가 정치적으로 대표된다는 점이다. 비례대표제-다당제 국가에서는 복지처럼 사회경제적 약자들을 상대적으로 더 잘 대변하는 정부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시장의 논리인 ‘1원 1표’에 비해 정치의 논리인 ‘1인 1표’는 부자에게 불리하고 서민에게 유리하다. 부자는 소수고 서민은 다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치를 통해 서민의 이해가 많이 반영될수록 시장의 강자인 기업과 부자들로서는 손해를 보기 쉽다. ‘1인 1표’의 민주주의를 통해 ‘1원 1표’의 자본주의를 교정해야 한다. 이는 ‘반시장의 정치’라고 부를 수 있다. 크게 보면 반정치의 정치가 득세하는 나라는 보통 사람들의 삶이 어렵다. 반면 반시장의 정치가 득세하는 나라는 보통 사람들의 삶이 편하다. 민주주의 아래에서 펼쳐지는 민주정치를 통해서만 보통 사람들이 자신의 실질적 이해와 요구를 구현해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결국 민주정치는 약자가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유효한 자구·자위 수단이다.
한국에서는 무엇보다 정치 불신이 크고, 반정치 정서가 여전히 강하다. 정치를 통해 삶이 달라지는 것을 체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치를 바꾸려면 안토니오 그람시가 말한 것처럼 지성의 비관주의와 의지의 낙관주의를 동시에 가져야 한다. 지성적인 판단에 따르면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현실의 강고한 저항력을 차가운 지성이 헤아리기 때문이다. 의지는 계산에 따르지 않고 무작정 버티는 것이다. 옳은 것이기에,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하기에 가는 것이다. 세상을 바꾸는 용기는 바로 이런 의지에서 비롯된다. 부자 아빠를 만났다고 해서 좋은 삶을, 가난한 아빠를 만났다고 해서 나쁜 삶을 살도록 방치하지 않는 것이 좋은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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