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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와 자유 : 에스파냐 아나키즘 운동의 역사

황보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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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단행본
서명/저자사항토지와 자유 : 에스파냐 아나키즘 운동의 역사 / 황보영조 지음
개인저자황보영조
발행사항서울 : 삼천리, 2020
형태사항503 p. : 삽화 ; 23 cm
총서명인문과학 코스모스 ;5
ISBN9788994898513
서지주기참고문헌(p. 469-488)과 색인수록
기금정보주기이 책은 2015년 정부(교육부)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언어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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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일부

에스파냐 아나키즘 운동과 새로운 사회 건설, ‘토지와 자유’

“고용주의 부인은 마음껏 자녀들을 먹일 수 있지만 노동자의 아내는 사실 그렇게 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우리는 착취를 영원히 종식시키고 모두가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소비하기를’ 바라고 모두가 일을 하고 모두가 빵을 먹기를 바랍니다.”

1936년 7월 아라곤 지방 몬손 군의 알캄펠 마을에서 구성된 혁명위원회 토론에서 한 의사의 질문에 의장이 대답한 말이다. 의회주의 정치 활동을 배격하고 생산수단의 집산화와 자유, 국가 폐지, 자유지상주의 사회 건설을 목표료 삼는 아나키즘. 20세기 전반기 에스파냐 노동운동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아나키즘 운동은 특히 에스파냐 현대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단히 크다.
이 책은 세계 노동운동사에서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에스파냐 아나키즘 사상과 운동, 실천을 실증적으로 연구한 국내 보기 드문 책이다. 에스파냐 현대사 연구자인 경북대 황보영조 교수가 당시에 간행된 신문과 잡지를 비롯한 정기간행물과 공식 기록문서, 팸플릿, 포스터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1차자료와 그동안 축적된 단행본, 논문을 바탕으로 집필했다. 특...

출판사 제공 책소개 전체

에스파냐 아나키즘 운동과 새로운 사회 건설, ‘토지와 자유’

“고용주의 부인은 마음껏 자녀들을 먹일 수 있지만 노동자의 아내는 사실 그렇게 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우리는 착취를 영원히 종식시키고 모두가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소비하기를’ 바라고 모두가 일을 하고 모두가 빵을 먹기를 바랍니다.”

1936년 7월 아라곤 지방 몬손 군의 알캄펠 마을에서 구성된 혁명위원회 토론에서 한 의사의 질문에 의장이 대답한 말이다. 의회주의 정치 활동을 배격하고 생산수단의 집산화와 자유, 국가 폐지, 자유지상주의 사회 건설을 목표료 삼는 아나키즘. 20세기 전반기 에스파냐 노동운동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아나키즘 운동은 특히 에스파냐 현대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단히 크다.
이 책은 세계 노동운동사에서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에스파냐 아나키즘 사상과 운동, 실천을 실증적으로 연구한 국내 보기 드문 책이다. 에스파냐 현대사 연구자인 경북대 황보영조 교수가 당시에 간행된 신문과 잡지를 비롯한 정기간행물과 공식 기록문서, 팸플릿, 포스터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1차자료와 그동안 축적된 단행본, 논문을 바탕으로 집필했다. 특히 20세기에 활약한 개별 아나키스트들의 사상과 활동, 인간적 측면까지 회고록과 편지, 일기를 통해 생생하고 상세하게 조명하고 있다. 운동의 노선과 전략을 둘러싼 대립과 분열, 합법주의의 비합법주의, 대중 파업과 테러활동, 내전 참여와 지역의 농업집단 운영에 이르기까지 에스파냐 아나키즘의 빛과 그늘이 가감 없이 드러나 있다.

1931년 4월 14일 바르셀로나 산자우메 광장 제2공화국 선포식에 모여든 군중들 (본문 258쪽)
서장에서 조제프 프루동, 샤를 푸리를 비롯한 초창기 아나키즘 사상과 운동의 흐름을 먼저 조망하고, 미하일 바쿠닌의 사회민주동맹 강령을 수용하는 인터내셔널 지부 설립을 추진한 엘리 르클뤼, 쥐세페 파넬리가 1968년에 에스파냐에 파견되는 시점까지 살펴본다. 이때부터 1939년 초까지 에스파냐 아나키즘은 다양하고 폭넓게 민중을 끌어들이며 풍성한 열매를 거두게 되는데, 특히 1917~1921년과 1931~1939년에 아나키즘 노동조합이 보여 준 대중운동은 다른 나라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에스파냐 특유의 현상이었다. 유럽에서는 아나키즘 운동이 대중운동으로서 이미 수명을 다한 시기였다. 1870년에서부터 그것이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 프랑코 정권 말기까지 100여 년에 걸친 에스파냐 아나키즘 운동의 역사를 살펴본다.

저항과 시련, 혁명의 꿈

에스파냐 현대사는 혁명과 쿠데타, 내전과 공화국 선포, 왕정복고를 거듭하며 새로운 사회 건설을 둘러싸고 공화주의, 공산주의, 사회주의, 아나키즘 세력이 협력하고 대립하는 역동적인 흐름을 보였다. 20세기가 시작되면서 혁명적 생디칼리슴과 결합되어 창설된 노동자연대가 1910년에 전국노동연합(CNT, 전노련)으로 발전하면서 그 후 30년 동안 전성기가 펼쳐진다. 물론 그 규모나 지리적 분포가 일정하지 않았고 굴곡도 있었다. 전노련이 1920년 말 이후에는 다시 쇠퇴하기 시작하여 프리모 데 리베라 독재 정권 아래에서는 그 존속 자체가 어려울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다가 1931년에 공화국 출범과 더불어 다시 살아났고 에스파냐 정치 문화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특히 내전 시기에 시도한 혁명은 아나키즘 운동의 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에스파냐 아나키스트들은 8시간 노동제, 어린이와 여성 노동 보호, 도급제 노동 금지를 줄기차게 요구하며 평등 사회를 앞당기는 기초를 다지고자 했다. 내전 중에도 노동자평의회을 통한 자주관리, 농업집단 운영을 통해 평등한 공동체 실험을 펼쳤다. 전선에 투입된 민병대의 세계를 묘사하는 대목은 위계와 규율을 생명으로 하는 군사 조직에서도 자신들이 주창해 온 자유와 평등의 이념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

“민병대 체제의 핵심은 장교와 사병 간의 사회적 평등이었다. 장군에서부터 사병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똑같은 보수를 받았고 똑같은 음식을 먹었으며 똑같은 옷을 입었고 완전한 평등 관계를 유지하며 함께 생활하였다. 사단을 지휘하는 장군의 등을 툭 치며 담배 한 대 달라고 하고 싶으면 그렇게 해도 무방했다. 아무도 그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계급 명칭도, 계급장도, 뒤꿈치를 소리 나게 붙이며 경례를 하는 일도 없었다.”

에스파냐 내전은 흔히 ‘이념의 각축장’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념의 각축은 내전의 배경이라 할 수 있는 공화정 아래에서 이미 벌어지고 있었다. 당시 에스파냐 정계는 상대적으로 역사가 오래된 정당들로부터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신생 정당들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정당들의 박람회장’을 방불케 했다. 보수 우익 군주제 정당에서부터 극좌파 공산당에 이르기까지 이념적 지향도 다양했고, 명망가 중심의 정당에서부터 노동자 대중의 정당에 이르기까지 지지 기반도 천차만별이었다.
행진하는 아나키스트 여성 민병대 대원들 (본문 333쪽)

그러나 내전이 종결되면서 시작된 프랑코 독재 하에서는 또 다시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된다. 기록에 따르면, 에스파냐 내전 직후에서부터 1949년까지 프랑코 정권에 의해 총살당한 자들이 72,527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희생자들의 상당수가 아나키스트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910년에 창설되어 노동운동을 이끌어 온 전국노동연합이 입은 타격이 상당했고, 프랑코 정권으로 탄압으로 1950년대에는 전노련이 사실상 해체되기에 이른다. 내전 직후에는 물론이고 프랑코 독재 내내 지속된 전노련 내부의 대립과 투쟁은 반프랑코 단체들 가운데서도 가장 심각하고 거칠게 진행되었다. 국내와 망명지의 대립이 특히 그러했고 망명지의 정통파와 개혁파의 대립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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