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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권 행사자: 정치제도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Tsebelis, Geor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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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단행본
서명/저자사항거부권 행사자: 정치제도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조지 체벨리스 지음; 문우진 옮김
개인저자Tsebelis, George
문우진, 역
발행사항서울: 후마니타스, 2009
형태사항556 p.: 삽도, 도표; 21 cm
원서명Veto players
ISBN 9788990106995
일반주기 본서는 "Veto players : how political institutions work. c2002."의 번역서임
서지주기참고문헌(p. 524-550)과 색인수록
일반주제명Comparative government
Political planning
Political science --Decision making
Legislation
Legislation --European Union countries
언어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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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일부

왜 이 책을 소개하고자 하는가
이 책은 매우 야심찬 시도를 하고 있다.
그간 많은 학자들은 정치체제와 정치제도를 연구하는 데 있어서 ①대통령제냐 의회제냐, ②의회는 단원제냐 양원제냐, ③선거제도는 단순 다수제냐 비례대표제냐, ④정당 체제는 양당제냐 다당제냐, ⑤입법부 우위 체제냐 행정부 우위 체제냐, ⑥입법부와 행정부를 통제할 수 있는 강한 정당이 존재하느냐 그렇지 않느냐, ⑦사법부가 강하냐 약하냐, ⑧연방제냐 중앙집권적 일원 체제냐, ⑨지방자치, 국민투표 등 직접(참여) 민주주의의 제도들이 강하냐 약하냐 등 하나의 차원에서만 분석을 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잘못된 해석과 오해, 신화적 해석을 양산해 왔다.
무엇보다도 그 이유는 하나의 차원에서의 일반화된 해석이 다른 차원의 또 다른 일반화된 해석과 충돌했을 뿐 아니라 각 차원들의 제도 조합으로 이루어진 각국 정치체제의 비교 연구가 진전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제와 양원제이며 약한 두 당을 가진 미국과, 단원 의회제이며 강력한 정당이 여럿인 덴마크를 어떻게 비교할 것인가? 다양한 정부 형태, 의회, 정당, 정당 체제들의 조합들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 그러나 이 정도 ...

출판사 제공 책소개 전체

왜 이 책을 소개하고자 하는가
이 책은 매우 야심찬 시도를 하고 있다.
그간 많은 학자들은 정치체제와 정치제도를 연구하는 데 있어서 ①대통령제냐 의회제냐, ②의회는 단원제냐 양원제냐, ③선거제도는 단순 다수제냐 비례대표제냐, ④정당 체제는 양당제냐 다당제냐, ⑤입법부 우위 체제냐 행정부 우위 체제냐, ⑥입법부와 행정부를 통제할 수 있는 강한 정당이 존재하느냐 그렇지 않느냐, ⑦사법부가 강하냐 약하냐, ⑧연방제냐 중앙집권적 일원 체제냐, ⑨지방자치, 국민투표 등 직접(참여) 민주주의의 제도들이 강하냐 약하냐 등 하나의 차원에서만 분석을 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잘못된 해석과 오해, 신화적 해석을 양산해 왔다.
무엇보다도 그 이유는 하나의 차원에서의 일반화된 해석이 다른 차원의 또 다른 일반화된 해석과 충돌했을 뿐 아니라 각 차원들의 제도 조합으로 이루어진 각국 정치체제의 비교 연구가 진전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제와 양원제이며 약한 두 당을 가진 미국과, 단원 의회제이며 강력한 정당이 여럿인 덴마크를 어떻게 비교할 것인가? 다양한 정부 형태, 의회, 정당, 정당 체제들의 조합들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 그러나 이 정도 어려움은 유럽연합이라는 사례에 비해 약과에 불과하다.
잘 알다시피 유럽연합은 세 행위자들(각료 회의Council of Ministers, 유럽의회European Parliament,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유럽 위원회European Commission)의 동의를 통해 입법 결정을 도출한다. 이들 행위자는 각각 다른 의사 결정 규칙에 따라 결정을 내린다. 2001년의 니스 조약(Nice Treaty) 이후로 각료 회의는 구성원의 가중표(weighted votes)에 대한 특별 과반수(qualified majority), 유럽연합 회원국들의 과반수, 유럽연합 인구의 특별 과반수(62%)를 필요로 하는 삼중 과반수(triple majority)를 통해 의사 결정을 내린다. 유럽의회는 실질적으로는 특별 과반수나 마찬가지인 절대 과반수(absolute majority)에 의해 결정을 내린다. 유럽 위원회는 단순 과반수에 의해 결정을 내린다. 각료 회의는 회원국들이 임명하고 유럽의회는 유럽의 시민들이 선출하며, 유럽 위원회는 유럽의회의 승인을 받는다. 이와 같은 정치체제는 대통령제도 아니고 의회제라고 할 수도 없다. 이 체제는 때로는 단원제이고 때로는 양원제이지만 또 다른 경우에는 삼원제(tricameral)이기도 한데 유럽의회, 유럽 위원회, 각료 회의 중 하나는 다중적인 특별 과반수제(multiple qualified majority)에 의해 의사 결정을 내린다. 기존의 정치제도 연구 방법으로는 이런 복잡한 결정구조를 도대체가 분석할 수 없다.
정치체제 비교 연구의 분야에서 제기된 이런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각각의 분석 차원들이 서로 다른 규칙으로 이루어져 있는 경우, 정치체제를 어떻게 유형화하고 비교할 수 있을까? 왜 어떤 정치체제는 집중적이고 다른 체제는 분산적인가? 왜 대통령제는 권력 분산을 가져오고 의회제는 권력 집중을 가져오는가? 그런데도 왜 많은 제3세계 대통령제 국가들에서 권력 집중은 대통령제의 원리 때문이라고 잘못 이해되고 있는가? 선거제도는 얼마나 중요한가? 많은 학자들이 선거제도를 헌정 체제의 한 구성 요소로 이해할 만큼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법부와 관료 체제의 경직성과 동질성은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개헌은 어떤 조건에서 어떻게 이루어질 때 민주주의의 여러 가치들을 진작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까?
민주화 이후 20년의 민주정치를 경험하면서 정치제도에 대해 오늘날 우리가 갖게 된 질문은 수도 없이 많다. 아마 이 책만큼 우리가 안고 있는 이 수많은 질문들을 효과적으로 다루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은 드물 것이다. 비록 매우 학술적인 주제이고 매우 분석적인 언어로 이루어져 있지만,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읽는다면 정치학자뿐 아니라 현실 정치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한 독서가 될 것이다.

이 책에 대한 학계의 평가
미국에서 출판된 이후 이 책은 2004년과 2006년에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번역, 출판되었다. 현재 체벨리스 교수의 모국인 그리스를 비롯해서 포르투갈, 중국, 일본에서 번역이 진행되고 있거나 출판을 준비 중이다. 이 책의 모태가 된 “정치체제에서의 의사 결정: 대통령제, 의회제, 다원제, 다당제에서의 거부권 행사자들”(Decision Making in Political Systems: Veto Players in Presidentialism, Parliamentalism, Multicameralism, and Multipartyism)이라는 논문은 1995년에 영국에서 최고 권위의 정치학 학술지인 ‘영국정치학술지’(British Journal of Political Science)에 게재되었고 비교정치학 최고의 논문으로 1996년에 루버트 상(Luebbert Award)을 받았다. 이후 거부권 행사자 이론을 적용한 수많은 후속 논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체벨리스 교수의 거부권 행사자 이론은 미국정치학회에서 이 이론만을 위한 하나의 독립적인 패널이 구성될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후 체벨리스는 이 논문에서 제시된 이론 틀을 더욱 발전시켜 다양한 정치제도들에 접목시켰고, 자신의 이론적 예측을 검증한 “거부권 행사자와 의회민주주의에서의 법 제정: 실증 분석”(Veto Players and Law Production in Parliamentary Democracies: An Empirical Analysis)이라는 논문은 1999년에 ‘미국정치학회보’(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에 게재되었다. 체벨리스는 2002년에 자신의 연구들을 집대성해 ‘거부권 행사자’라는 책으로 출판하게 되었다.
이 책은 정치학의 다양한 영역을 대표하는 학자들에게서 주목할 만한 호평을 받았다. 막스 플란크 사회연구소장인 프리츠 W. 스카프(Fritz W. Scharpf)는 이 책을 “획기적인 사건”이라 부르며 “독자적인 비교 정부 이론을 구축한 절정의 완성품”으로 평가했다. 피츠버그 대학의 베리 에임즈(Barry Ames) 교수는 “과거 10~15년 동안 비교 정치에서 대두된 가장 중요한 이론적 주장”으로 평가 했으며 샌디에고 소재 캘리포니아 대학의 카르 스트룀(Kaare Strøm) 교수는 이 책을 “정치제도 연구에 독보적인 공헌”이라고 극찬했다. 스탠포드 대학의 존 페러존(John Ferejohn) 교수는 이 책이 “비교 정치, 국제 관계, 미국 정치라는 인위적인 하위 영역 간의 장벽을 한 이론이 어떻게 무너뜨리는가를 보여 주었다”고 평가하였다.

한국 정치학계에 갖는 함의
이 책이 한국 정치에 갖는 함의는 세 가지다.
첫째, 이 책의 보편성과 분석적 엄밀성은 한국의 정치 학계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질 것이다. 정치제도에 대한 연구에서 한국 학계는 기존 학자들의 시각이나 주장을 비교 정리하거나 한국 정치 현실에 적용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체벨리스 교수는 역자에게 정치학은 피상적으로는 서로 무관한 것처럼 보이는 정치적 현상들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규칙을 찾아내는 것, 즉 정치적 현상들의 작동 원리를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점을 가르쳐 준다. 이 책은 이와 같은 연구의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체벨리스 교수는 정당, 의회, 선거, 정부 구조, 민주주의 제도, 연방제도, 사법부, 관료, 유럽연합과 같은 서로 다양한 제도들을 통합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론을 제시했다.
둘째, 체벨리스 교수는 정치학에서 이론적 주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제시한 이론에 대한 경험적 증거를 책임 있게 보여 주는 것이라는 점을 보여 준다. 실제로 이 책이 제시한 경험적 분석들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특히 검증이 필요 없을 정도로 명백한 주장들도 체벨리스 교수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감수하고 경험적인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셋째, 이 책이 사용한 게임 이론 및 공식 이론(formal theory) 같은 분석적 방법은 직관적 사고로는 도출하기 어려운 많은 이론적 예측들을 가능케 한다. 예컨대, 입법적 행위자인 거부권 행사자들의 배치 형태와 관료나 사법부의 독립성과의 관계를 직관적인 사고로는 파악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분석적인 방법은 때로는 반직관적 결론을 도출할 수도 있다. 직관적인 사고는 표면적으로는 타당한 것 같지만 논리적으로는 엄밀하지 않은 결론을 도출하게 될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체벨리스 교수는 집단적 거부권 행사자의 의사 결정 방식이 더 까다로워지면 정책 변화가 더 용이해질 수 있다는 비직관적이지만 논리적으로 엄밀한 결론을 도출한다. 한국 학계가 이 책을 통해 분석적인 방법의 유용성과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이 책은 한국의 정치학계뿐만 아니라 현실 정치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1987년에 현행 헌법이 만들어진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개헌 문제에 이 책은 유용한 시각을 제시할 것이다. 특히 이 책은 한국의 개헌 논의에서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정부 형태에 대한 분석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의회제는 권력 분산형 정부 형태이기 때문에 제왕적 대통령제를 대체할 수 있는 제도라는 주장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의회제에서는 의제 설정 권한(agenda setting power)이 행정부에 놓여 있으므로 입법 영역에서 권력은 행정부에 집중되어 있다는 정반대의 시각을 제시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한국 대통령의 제왕적 권한은 대통령제의 본질적인 특징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한국 대통령제가 입법적인 의제 설정 권한을 행정부가 가지고 있는 의회제의 특징을 공유한다는 점에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따라서 한국에서 국가 최고 지도자의 제왕적 권한을 축소시키는 방안은 더 막강한 권한이 수상에 집중될 수 있는 의회제를 도입하는 것보다 미국식의 순수한 대통령제를 도입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의 개헌 논의는 경험적인 정치제도들로부터 파생되는 피상적 결과를 근거로 전개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많은 학자들이 의회제가 본질적으로 권력 집중형 정부 체제임에도 불구하고 반대로 권력 분산형 정부 체제로 보는 까닭은 의회제 국가들이 비례대표 선거제도를 채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즉 비례대표 선거제도를 병행하는 의회제 국가들은 연정을 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한 정당이 권력을 독점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와 같은 권력 분산 기제는 의회제의 본질적인 특징이 아니라 비례대표 선거제도의 특징인 것이다. 이 책은 한국에서의 피상적인 관점에 의존하는 개헌 논의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한국에 적합한 정치제도 설계에 유용한 분석적 시각을 가져다 줄 것이다.

왜 거부권 행사자인가
정치체제와 제도들의 복잡성을 헤쳐 가는 데 있어 왜 이 책은 거부권 행사자를 중심에 두게 되었는가? 그것은 이 책의 중심 주장과 맞닿아 있다.
이 책의 기본적인 주장은 다음과 같다. 정책을 바꾸기 위해서는, 또는 이 책에서 앞으로 사용할 표현에 의하면, (법적인) 현 상황(status quo)을 바꾸기 위해서는 일정 수의 개인적 또는 집합적 행위자들이 변화에 대한 제안에 동의해야 한다. 저자는 이와 같은 행위자들을 거부권 행사자(veto player)라고 부른다.
거부권 행사자는 한 국가의 헌법(미국의 경우 대통령, 하원, 상원)과 정치체제(유럽의 경우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정당들)에 의해 규정된다. 저자는 이 두 종류의 거부권 행사자를 각각 제도적 거부권 행사자와 당파적(partisan) 거부권 행사자라고 부른다. 저자는 각각의 정치체제에서 거부권 행사자들을 찾아내는 규칙을 제시한다. 이 규칙에 근거해서 모든 정치체제는 거부권 행사자의 배열(거부권 행사자의 수와 이들 간의 이념적 거리, 결집력)을 갖게 된다. 이 모든 특징들은 현 상황을 대치할 수 있는 결과들의 집합, 또는 앞으로 이 책에서 이와 같은 점들의 집합을 명명할 표현인, 현 상황의 승리 집합(winset)에 영향을 미친다. 승리 집합의 크기는 정책 결정에 특정 결과를 가져온다. 승리 집합이 작으면(즉, 거부권 행사자가 다수인 경우, 거부권 행사자 간의 이념적 거리가 먼 경우, 거부권 행사자들이 내부적으로 결집되어 있는 경우), 현 상황에서 크게 이탈할 수 없다. 이렇게 현 상황에서 크게 이탈할 수 없는 상황을 저자는 정책 안정성(policy stability)이라고 부른다.
이뿐만 아니라, 정치제도는 거부권 행사자들이 정책을 결정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순서들을 구체적으로 결정해 준다. 다른 거부권 행사자에게 “받아들이든지 말든지”(take it or leave it)만 선택하도록 제안하는 거부권 행사자는 현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정책에 중요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저자는 이와 같은 거부권 행사자를 의제 설정자(agenda setters)라고 부른다. 의제 설정자는 다른 거부권 행사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제안을 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그 제안은 거절되고 현 상황은 유지될 것이다). 즉, 의제 설정자는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실행 가능한 결과를 선택할 것이다. 따라서 의제 설정자의 권한은 정책 안정성과 역관계에 있다. 정책 안정성이 클수록(즉, 현 상황을 대체할 수 있는 결과의 집합이 작을수록), 의제 설정의 역할은 줄어든다. 현 상황을 변화시키기가 극도로 어려운 상황이라면 누가 의제를 통제하는가는 결과에 아무런 차이도 초래하지 않는다.
만약 거부권 행사자들의 선호와 현 상황의 위치(location), 의제 설정자가 누구인지(다른 행위자들의 행동 순서)를 파악할 수 있다면, 정책 결정 과정의 결과를 아주 잘 예측할 수 있다. 이 책은 이런 예측을 제시하고 예측의 정확성을 평가한다.
기존 문헌들의 일반적인 주장과 차별되는 저자 주장의 함의는 다음과 같은 예를 통해 개략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영국?미국?이탈리아?그리스 4개국을 생각해 보자. 기존의 비교정치 이론을 생각한다면 이 국가들은 여러 방법으로 범주화할 수 있다. 정부 형태를 중심으로 분석하는 학자(Linz 1994; Horowitz 1996)에게, 미국은 유일한 대통령제 국가이고 나머지 3개국은 의회제 국가다. 정당체제를 기초로 하는 좀 더 전통적인 분석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은 양당제로, 이탈리아와 그리스는 다당제로 분류될 것이다(Duverger 1954; Sartori 1976). 문화적 접근 방법(Almond and Verba 1963)은 이 국가들을 앵글로-색슨 체제와 유럽 대륙 국가로 구분할 것이다. 레이파트(Lijphart 1999)의 협의주의(consociationalism) 접근 방법은 영국은 다수제(majoritarian) 국가로, 이탈리아와 그리스는 합의제(consensus) 국가로, 미국은 그 중간 어디쯤에 위치한 것으로 볼 것이다.
이 책에서 이탈리아와 미국은 거부권 행사자들이 다수인 나라이며, 이 때문에 정책 안정성이 높은 반면, 그리스와 영국은 거부권 행사자가 하나이므로 결과적으로 정책 변화의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 전통적인 분류법에 따르면 이탈리아와 미국은 (문화나 협의주의는 차치하고 정부 형태나 정당체제에 있어서도) 공유하는 특징이 없다는 점을 주목하자. 그러나 거부권 행사자 이론은 이 두 국가들 간에는 유사한 특징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따라서 정책 안정성의 결과 혹은 그것이 부족한 결과, 정부의 불안정성은 이탈리아의 경우 높을 것이고 영국과 그리스에서는 낮을 것이다. 그리고 사법부와 관료의 역할은 영국과 그리스보다 미국과 이탈리아에서 훨씬 더 중요할 것이다. 이런 예측은 이 책의 자료 분석으로 뒷받침될 것이다. 정부 형태나 정당체제만으로는 거부권 행사자 이론이 포착하는 특징들을 포착해 낼 수 없다. 사실, 이 책의 핵심적인 주장은 전통적인 변수들의 조합 각각을 거부권 행사자들의 하나의 특수한 배열 구조(constellation)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통적인 모든 변수들(정부 형태, 정당체제, 선거제도, 의회 유형, 정당 유형)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는 서로 상이한 두 나라가 거부권 행사자의 관점에서는 같거나 비슷한 배열 구조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정책 안정성을 가장 잘 포착할 수 있는 것은 거부권 행사자들의 배열 구조이며 일련의 다른 정책과 제도적 특징들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정책 안정성이다.


① 왜 제도, 정치문화, 행태적 특징, 규범 같은 문제들이 아닌 정책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하는가?
저자가 정책 결정(혹은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법과 법 제정)에서부터 분석을 시작하는 이유는 정책은 정치체제의 가장 중요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선호하는 결과(정책)를 얻기 위해 정치체제에 참여한다. 따라서 [드 스완(De Swaan 1973)이 가정했듯이] 정치 행위자들(정당들이나 개별 의원들)이 정책에 대해 직접적인 선호를 가지고 있든, 이들이 재선에만 관심이 있든[이것은 다운스(Downs 1957)의 단순화된 가정이다], 아니면[본(Bawn 1999a)의 입장을 따라] 이들이 이념적인 동기를 추구하든, 정치 행위자들에게 정책 결정은 중요한 것이다.
정치 행위자들은 다양한 정책을 제안하고 그들이 제시한 정책을 기준으로 선출된다. 정치인이나 정당은 자신들이 제안한 정책이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거나, 선거공약으로 제시한 정책을 수행하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고 다른 행위자들과 교체된다. 이런 이야기는 분명 현실을 단순화시킨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중요한 점은 정치체제가 정책에 대한 선호를 형성시키고 이런 선호들이 집행될 수 있도록 보장한다는 것이다. 문화?이념?규범, 혹은 제도들이 그 자체로서 연구에 적합한 대상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저자가 주장하려는 점은, 현재 집행되고 있는 정책으로부터 연구를 시작한다면, 그리고 이런 정책들이 어떻게 대안을 물리칠 수 있었는지를 역추적해 가면 정치체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를 가져온 선호는 무엇이며, 어떻게 특정 선호는 정치체제에 의해 다른 선호들을 물리치고 선택되었는가?

② 왜 정책 결과의 방향이 아니라 정책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는가?
지적 기획의 일환으로 정책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그렇다 해도, 더 야심차게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변하는가를 연구하지 않고, 왜 정책 안정성, 다시 말해 기존 상황이 크게 변할 가능성이 없는 상태라는 문제에 주목하는가? 거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정책 안정성은 제도적 특징을 포함하는, 정치체제의 일련의 다른 특징들에 영향을 미친다. 둘째, 이는 정치 연구의 본질적인 변수이다. 정치학자들은 정치체제의 정책 결정 능력―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해결하는 능력―에 관심이 많았다.
정책 안정성에 대한 저자의 입장은 좀 더 불가지론적이다. 현 상황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정책 안정성을 가져오는 체제를 선호하는 반면, 현 상황을 싫어하는 사람은 현 상황을 빠르게 바꿀 수 있는 정치체제를 선호할 것이다. 제도가 빨리 반응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반대로 느리게 반응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 일치된 입장은 없다. 현 상황이 바람직하지 않거나(소수가 정부를 통제하는 프랑스의 구체제ancient regime나 최근 남아프리카에서처럼), 또는 외부적 충격이 바람직한 과정을 방해하는 경우(1970년대의 석유파동이 성장을 방해했듯이) 정책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결정력은 좋은 것이다. 현 상황이 바람직하다면(시민권이 확립되었을 때처럼) 또는 외부의 충격이 바람직하다면(산유국에서 유가가 상승하는 것처럼),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 것이 선호될 것이다. 그러나 정책 안정성이 바람직한지 아닌지와 상관없이, 앞의 문헌들은 어떤 조건에서 정책 안정성이 확보될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책의 목표가 바로 이것이다.
정책 변화의 방향 대신 정책 안정성에 주목하는 세 번째 이유는 저자의 주장이 제도들과 그것의 효과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다른 연구자들은 어떤 제도가 갖는 특정의 정책적 함의에 초점을 맞추려고 하는 반면, 저자는 특정한 정책 결과는 기존의 제도들 그리고 이와 관련된 행위자들 모두의 결과물이라고 믿는다. 다시 말하면, 제도는 조개의 외피와 같은 것이고, 제도들이 만들어 내는 특정한 결과물은 이를 차지하고 있는 행위자들에 의해 좌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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