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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 그곳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다 : 이븐 바투타와 함께한 이슬람 여행

Mackintosh-Smith, T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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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단행본
서명/저자사항아랍, 그곳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다 : 이븐 바투타와 함께한 이슬람 여행 / 팀 매킨토시-스미스 지음 ; 신해경 옮김
개인저자Mackintosh-Smith, Tim, 1961-
신해경= 辛海京, 1971-, 역
발행사항서울 : 봄날의책, 2016
형태사항541 p. : 삽화 ; 22 cm
원서명Travels with a tangerine :a journey in the footnotes of Ibn Battutah
ISBN9791186372043
일반주기 본서는 "Travels with a tangerine : a journey in the footnotes of Ibn Battutah. 2001."의 번역서임
주제명(개인명)Ibn Batuta,1304-1377
주제명(지명)Middle East --Description and travel
Africa, North --Description and travel
Turkey --Description and travel
일반주제명Voyages and travels
분류기호915.610415
언어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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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일부

“나는 이 여행기에서 아주 오래된, 14세기 어느 모로코인이 쓴 여행기를 도서관에서 끌어내 여행길에 올려놓았다. 무려 700여 년 뒤에 이븐 바투타의 발자취를 좇으며 나는 그의 세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또는 가끔은 어떻게 바뀌지 않았는지 찾아보려 했다. …… 만성적인 사회정치적 불안과 폐쇄된 국경, 전쟁, 몰이해의 구름이 다시 이 지역, 아랍과 이슬람 세계의 많은 땅에 내려앉고 있다. 특히 이 책에 포함된 ‘시리아’ 장은 잃어버린 세계에서 튀어나온 듯싶다. 내가 알레포에서 봤던 오래된 아름다운 모스크는 이제 폐허가 되었다. 그 정교한 설교단, 이븐 바투타가 봤을 때는 새것이었고 내가 그의 눈을 통해 봤을 때도 여전히 정교했던 그 설교단도 내가 아는 한 같은 처지가 되었다. 그리고 그곳엔 희생된 사람들이 있다. 나는 이 새로운 장막과 이 새로운 폭력이 지속되지 않기를 바란다. 한편으로는 이 책이 어느 정도 사람들의 눈을 밝히고 어느 정도 기억을 보존할 수 있기를 나는 바란다.”
― ‘한국어판 서문’에서

2015년 11월 13일의 프랑스 파리 테러 참사를 기점으로, 아랍은 또 한번 악의 세력으로 단죄되었다. 파리 테러는 IS로 상징되는...

출판사 제공 책소개 전체

“나는 이 여행기에서 아주 오래된, 14세기 어느 모로코인이 쓴 여행기를 도서관에서 끌어내 여행길에 올려놓았다. 무려 700여 년 뒤에 이븐 바투타의 발자취를 좇으며 나는 그의 세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또는 가끔은 어떻게 바뀌지 않았는지 찾아보려 했다. …… 만성적인 사회정치적 불안과 폐쇄된 국경, 전쟁, 몰이해의 구름이 다시 이 지역, 아랍과 이슬람 세계의 많은 땅에 내려앉고 있다. 특히 이 책에 포함된 ‘시리아’ 장은 잃어버린 세계에서 튀어나온 듯싶다. 내가 알레포에서 봤던 오래된 아름다운 모스크는 이제 폐허가 되었다. 그 정교한 설교단, 이븐 바투타가 봤을 때는 새것이었고 내가 그의 눈을 통해 봤을 때도 여전히 정교했던 그 설교단도 내가 아는 한 같은 처지가 되었다. 그리고 그곳엔 희생된 사람들이 있다. 나는 이 새로운 장막과 이 새로운 폭력이 지속되지 않기를 바란다. 한편으로는 이 책이 어느 정도 사람들의 눈을 밝히고 어느 정도 기억을 보존할 수 있기를 나는 바란다.”
― ‘한국어판 서문’에서

2015년 11월 13일의 프랑스 파리 테러 참사를 기점으로, 아랍은 또 한번 악의 세력으로 단죄되었다. 파리 테러는 IS로 상징되는 극단주의 세력에 의해 저질러진 예외적인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도처에서 아랍과 이슬람을 규탄하고 심지어 매도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문명국 프랑스(그리고 9?11의 피해자 미국) 이전에 시리아, 이라크, 예멘, 이집트 등 아랍 곳곳에서 이루어진 학살, 폭격 등은 존재하지 않는 것, 중요하지 않는 것인 양 취급되었다. 사람 목숨까지 차별하고 위계화하는 현대 세계의 비정하고 잔인한 맨얼굴을 드러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테러에 분노하고, 극단주의 세력을 혐오하는 우리는, 폭격과 학살의 피해자들을 동정하고 연민하는 우리는, 그들―아랍과 이슬람과 그곳 사람들―애 대해 과연 무얼 알고 있을까. 제대로는 고사하고, 언론을 통해 융단폭격처럼 퍼붓는 조작과 날조의 사실 말고, 과연 무얼 알고 있을까. 특히, 우리처럼 먹고 마시고 일하고 감사하고, 또 웃고 울고 가끔은 서로 다투기도 하는, 평범한 생활인으로서 아랍인에 대해 아는 게 과연 있기는 한 걸까.
이븐 바투타의 여행기에 매료되어, 그 여행길을 좇아가는 형식을 취한 이 책은 저자의 발걸음 하나하나가 20세기 말 아랍, 아랍인들의 세태풍속, 생활감정과 정서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안내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연대를 위해서라면, 진정한 이해를 위해서라면, 아니 분노를 위해서라도, 적어도 어느 정도는 알아야 하는 것 아닐까. 이 책은 그 작은 파편들을 촘촘히 담고 있다.

“700년의 시간을 사이에 두고,
독실한 무슬림 여행가와 얼치기 성공회 여행가가 엮어가는
한 편의 로드무비”


* 이 여행은 모로코에서 시작해, 나일 삼각주와 카이로, 상이집트를 거쳐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 시리아 북부, 오만, 도파르, 쿠리아 무리아 제도, 아나톨리아를 거쳐 크림 반도와 콘스탄티노플에 이르는 여정을 담고 있다.

진정한 여행은 ‘평화의 시대’에 이루어졌고 또 이루어진다

이븐 바투타(이하 ‘이바’)가 14세기 초에 세상을 주유(周遊)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그때, 세계는 드물게 평화로웠다. 왕국들은 창과 화살 대신 딸을 주고받으며 평화조약을 맺었고, 국경이 열리고 길이 이어졌다. 지중해와 인도양은 상인들로 북적거렸고, 유럽의 기독교도들은 카미노 데 산티아고와 예루살렘으로 순례를 떠났으며, 이슬람 세계의 무슬림들은 메카를 향해 길을 나섰다. 가장 오래, 가장 멀리 오간 사람은 여행가들이었다. 어쩌면 드문 평화의 시대만이 위대한 여행가들을 낳을 수 있는지도 모른다.
마르코 폴로는 1271년에 고향 베네치아를 떠나 ‘세계의 끝’까지 여행하고서 24년 후인 1295년에 귀향했고, 영국의 존 맨더빌은 1322년에 고향을 떠나 전설 속 도시들까지 두루 돌아본 후 1356년에 귀향했다. 이바는 1325년에 고향을 떠나 29년을 길에서 보냈다. 이바는 북쪽으로는 대초원을 거쳐 볼가 강을 보았고, 남쪽으로는 탄자니아, 동쪽으로는 인도를 거쳐 중국에까지 이르렀다. 이바는 당시에 알려져 있던 세상의 거의 전부를 보았다. 그리고 이바의 여정은 마르코 폴로처럼 진위 여부가 의심스럽거나 존 맨더빌처럼 대부분이 백과사전과 다른 여행서들을 편집한 것인 서재에서 이루어진 여정이 아니었다. 이바야말로 드문 평화의 시대를 온전히 두 발로 누린 사람이었다. 20세기 말의 세계에서 저자가 찾는 것은 이바의 파편이자 이바를 존재하게 했던 시대의 파편, 즉 드물게 평화로웠던 그 시대의 파편인 셈이다.

이븐 바투타 시대의 소중한 것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 20세기 말 아랍

거의 700년이 지났지만 저자는 당시 마그리브 학자들이 눈에 새겼을 화려하면서도 조화로운 모자이크 마드라사와 그때와 똑같은 리듬으로 삐걱거리며 돌아가는 거대한 수차, 이바가 먹었던 진미들, 이바가 기둥 옆에 앉아 공부했던 기도실, 사방에서 울려 퍼지는 성당의 종소리에 맞서 아잔을 외쳤던 흑해 너머의 모스크를 찾아냈다. 이바가 여러 차례 방문했던 메카를 건너뛰는 대신 무슬림인 이바가 들어가보지 못했던 하기아 소피아 성당을 돌아보고 나란히 걸린 이슬람과 그리스도교의 상징물들, 추상화된 하나님과 인간화된 하나님의 형상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바를 대신해 여행을 축복해주는 택시운전사와 이교도를 기꺼이 사촌으로 맞아주는 웃음 많은 여인들과 이바의 성인들을 여전히 기억하고 숭배하는 남자들과 기독교도인 저자에게도 사소한 기적을 베풀어주는 성인을 만났다. 저자는 아프리카를 떠나 유럽으로 향하는 젊은이들에게서 방랑과 여행의 유전자를 공유한 이바의 파편을 찾아냈고, 영국의 수호성인인 성 조지이자 이슬람 여행자들의 수호성인인 알-카디르를 모신 사원에서 공존과 조화의 시대였던 그 시대의 파편을 찾아냈다.

저자 매킨토시-스미스가 만난 아랍 사람, 사람

저자는 자신이 마주한 모든 것을 유쾌하고 활달할 필체로 기록한다. 특히 ‘사람들’을. 아름답고 쾌활한 여인들, 자부심 넘치며 동시에 온화한 남자들, 관광객들. 14세기 이바가 자신을 환대한 낯선 마을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울음을 터뜨렸듯이, 20세기의 매킨토시-스미스도 재밌는 사람들, 툭툭 마음을 울리는 말을 하는 사람들을 어디서든 만난다. 우선, 모로코의 수도 탕헤르에서 여정을 시작하기 위해 저자가 공항으로 갔을 때 탔던 택시 운전사.

택시비를 주는데 그가 안전한 여행을 기원한 다음 한마디를 덧붙였다. “이바는 사람들이 서로를 알았으면 했다는 사실을 늘 기억해야 해요. 그는...”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어느새 프랑스어화된 영어로 말을 이었다. “... 일 에떼 엉 젠틀맨(그는 신사였어요). 하나님이 당신과 함께 하시길 빕니다.”
그가 활짝 웃으며 내 등을 토닥였다. 그제야 나는 묘소가 아니라 158번 그랜드 택시 운전사에게서 내가 원했던 축복을 받았구나 싶었다.”
(<모로코>장, 85-86쪽)

그리고 시리아 북부의 도시 하마에 들렀을 때, 과수원에서 만나 젊은 남자. 저자가 이바의 여행기에서 시를 하나 찾아 낭송하고 있을 때, “알라!”라고 인사하며 다가온 그 남자는 시가 참 마음에 든다고 말하며 자신도 시를 하나 읊었다.

반역자가 회개하며 가슴을 드러냈네
슬픈 노래를 부르던 옛 시인들처럼 슬픔에 잠겨
그 가슴에선 심장이 노리아처럼 쿵쾅거리고
그는 회오에 찬 눈물을 돌바닥에 떨구네.
(<시리아 북부>장, 267쪽)

과수원집 아들이자 학교 졸업반인 젊은 남자 아흐마드는, 시를 몇 수 더 읊으며 저자에게 싱싱한 무화과를 건네주던 시절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지금 어디에 있을까. 상냥하고 호쾌했던 아흐마드는 무사할까. 슬픔에 관한 시를 읽던 그는 이제 슬픔 그 안에 깊이 잠겨 있지 않을까.
그다음은 다마스쿠스에서 만난 이란인 관광객들. 그곳에서 만난 그들은 수니파니 시아파니 하는 분파 갈등은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이란은 대표적인 수니파 국가이다.

이란인들은 진지하게 즐기고 있었다. 몇몇 여자들이 설교단 옆에서 사진을 찍었고, 그러자 성직자 한 명이 간간이 아름다운 테너 음성으로 꾸란을 낭송하며 설교를 하기 시작했다. 등 뒤에서 숨죽여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또 다른 순례단이었다. 그들은 이스마일파 인도인들로 여자들은 식탁보나 커튼을 임시변통한 것 같은 꽃무늬 옷과 망토를 둘렀고, 남자들은 하도 얇아서 통상적인 다마스쿠스 소나기 한 방이면 투명해져버릴 것 같은 튜닉과 하얀 바지를 입었다. 어느 모로 보나 암살자들의 영적 후손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다마스쿠스>장, 227쪽)

그 소중한 것들이 가차 없이, 남김 없이 사라져가는 곳, 아랍

하지만 평화는 짧고 세상은 급변했다. 이바의 시대를 끝낸 것은 흑사병이었다. 왕래가 끊어지고 운행을 멈춘 세계는 쉬이 공존과 조화의 시대로 돌아가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저자의 시대가 끝나가는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성인들의 무덤을 찾으며 작은 기적을 입기도 했던 이집트는 격렬한 아랍의 봄을 앓으며 무바라크를 축출하는 데 성공했지만 처음으로 국민들이 뽑은 대통령은 군부 쿠데타로 축출되어 지금 사형 집행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 바바를 만나 세마의 감동을 맛보았던 터키는 최근에 수도 앙카라에서 일어난 대규모 폭탄테러를 포함하여 곳곳에서 폭탄테러가 벌어지고 있다. 글자 그대로 이름이 없는 ‘익명’ 호텔에서 보드카에 취해 춤을 추었던 크림자치공화국은 우크라이나와 결별하고 러시아에 병합되어 새로운 냉전체제의 도화선이 되었다.
그리고 시리아. 이바가 니자리 이스마일파의 성채들을 보았고 저자가 늘어선 하페즈 알-아사드 대통령과 죽은 후계자 바실 알-아사드의 초상화를 보았던 시리아는 벌써 4년 반이 넘도록 전쟁에 시달리고 있다. 천 년 묵은 수차가 돌고, 지옥 위에 산상 노인의 성채가 펼쳐지고, 가지각색의 시장이 섰던 하마는, 알레포는 연일 공습이 계속되고 정부군과 반군, 수천 년 된 유적들을 여봐란 듯이 파괴해버리는 IS가 날뛰는 그 땅에서 벌써 25만 명이 숨을 거두었고 인구의 반이 난민이 되었다.

학살의 전쟁의 시대, 21세기 지금 이곳에서 여행이란, 여행기란 무엇일까?

비록, 지금 이곳의 우리 몸은 이제 그곳에 쉬 갈 수 없지만, 또 그 위대한 지적, 물질적 유산들은 예전 그대로 남아 있지 않고 훼손되고 파괴되고 사라졌지만, 또 그 선량하고 소박한, 신심 깊고 유쾌한 사람들은 자기 나라에서 떠도는 유민 신세가 되고, 하루하루 폭격을 기다리며 알라에게 간절히 기도하는 것 말고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졌고, 나머지들은 국경을 넘어 떠도는 비참한 난민 신세가 되었지만, 14세기에 이븐 바투타가, 20세기 말에 매킨토시-스미스가 보고 듣고 몸소 겪은 그 위대하고 찬란하고 소중한 것들은 우리들의 기억을 통해서, 또 이 책 같은 기록을 통해서 이어지고 이어져, 이후 내내 불멸의 생명력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또 아랍, 그곳 사람들이 광폭한 괴물이 아니라, 우리와 다르지 않은 존재, 곧 ‘사람임’을 증명하고 증거하는 최소한의 근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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