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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함께하는) 제주 당올레 : 1만 8천 신들의 고향 제주에서 신을 만나러 가는 길

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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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단행본
서명/저자사항(신화와 함께하는) 제주 당올레 : 1만 8천 신들의 고향 제주에서 신을 만나러 가는 길 / 여연, 문무병 지음
개인저자여연
문무병= 文武秉, 1950-
발행사항고양 : 알렙, 2017
형태사항315 p. : 천연색삽화 ; 23 cm
ISBN9788997779901
분류기호398.41
언어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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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일부

제주에는 신을 만나러 길, 당올레가 있다. 마을에서 몇 걸음만 벗어나면 들판이 펼쳐지고 호젓한 산길이 이어지는 곳이 제주다. 제주의 산길과 들길을 걸어가다 보면 만년폭낭 팽나무가 신비스럽게 가지를 드리운 곳에 아담하게 돌담으로 둘러진 신의 집, 신당을 발견할 수 있다. 굽이굽이 세월의 사연을 담고 거친 바람에도 곁을 내주느라 이리저리 뒤틀리고 휘어진 가지들이 절로 마음을 숙연하게 하는 신목이다.
천신을 만나러 가는 하늘올레, 해신을 만나러 가는 용왕올레, 바람신을 만나러 가는 영등올레, 산신을 만나러 가는 산신올레…… 이 길들이, 여연·문무병 저자와 함께 떠나는 당올레이다.

절 오백, 당 오백이라는 제주의 정신문화 탐색을 위한 인문 기행
제주의 신화와 마을의 역사가 숨 쉬는 당올레


마을마다 신을 만나러 가는 길이 있다. 대부분 은밀하게 숲 속에 자리하고 있어 아는 사람만 갈 수 있다. 경건한 마음으로 걷는 길, 그윽하고 호젓하며 아름다운 길, 바로 당올레다. 『신화와 함께하는 제주 당올레』에서 제주의 신화와 당올레에 매료된 여연과 제주의 민속학자 문무병은 아름다운 당올레로 우리를 이끌면서 신들의...

출판사 제공 책소개 전체

제주에는 신을 만나러 길, 당올레가 있다. 마을에서 몇 걸음만 벗어나면 들판이 펼쳐지고 호젓한 산길이 이어지는 곳이 제주다. 제주의 산길과 들길을 걸어가다 보면 만년폭낭 팽나무가 신비스럽게 가지를 드리운 곳에 아담하게 돌담으로 둘러진 신의 집, 신당을 발견할 수 있다. 굽이굽이 세월의 사연을 담고 거친 바람에도 곁을 내주느라 이리저리 뒤틀리고 휘어진 가지들이 절로 마음을 숙연하게 하는 신목이다.
천신을 만나러 가는 하늘올레, 해신을 만나러 가는 용왕올레, 바람신을 만나러 가는 영등올레, 산신을 만나러 가는 산신올레…… 이 길들이, 여연·문무병 저자와 함께 떠나는 당올레이다.

절 오백, 당 오백이라는 제주의 정신문화 탐색을 위한 인문 기행
제주의 신화와 마을의 역사가 숨 쉬는 당올레


마을마다 신을 만나러 가는 길이 있다. 대부분 은밀하게 숲 속에 자리하고 있어 아는 사람만 갈 수 있다. 경건한 마음으로 걷는 길, 그윽하고 호젓하며 아름다운 길, 바로 당올레다. 『신화와 함께하는 제주 당올레』에서 제주의 신화와 당올레에 매료된 여연과 제주의 민속학자 문무병은 아름다운 당올레로 우리를 이끌면서 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제주의 정신문화의 가장 큰 특징은 무속 신앙이다. 이 책은 제주 신화가 온전히 보존되어 있는 신당을 찾아가는 기행과, 당 본풀이 및 해설이 함께하는 인문 기행서이다. 제주신화연구소의 문무병 소장은 평생을 바쳐 제주 신화와 무속 신앙을 연구해 온 민속학자이다. 문무병 소장은 여러 해 동안 당올레 기행을 이끌면서 체계적이고 친절한 설명과 함께, 잊혀진 신당과 옛 길을 조사하고 복원하는 데 힘써 왔다. 그 여정을 함께한 여연은 당올레와 당 본풀이, 제주 마을의 역사가 어우러진 정취 있는 인문 에세이로 당올레 기행을 정리하였다.
보통 제주도를 '절 오백, 당 오백'이라고 한다. '절이 오백 개'라는 말은 과장된 것이지만, '당이 오백 개'라는 말은 사실에 기초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제주신당조사』(2009)에 의하면 232개 제주도 마을마다 신당이 분포하고 있는데, 이름만 남아 있는 경우까지 포함하여 400여 개 정도나 된다. '당 오백'이라는 말은 그만큼 제주가 무속 신앙이 강한 지역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제주 신화연구소는 오랫동안 '제주 당올레'를 답사해 왔다. 올레꾼들에게는 올레길보다 더 제주의 속살을 느낄 수 있는 당올레의 존재를 알리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하다. 당신(堂神)의 어머니를 모신 송당리, 신들의 이야기와 만년폭낭이 신비로운 와산리, 한라산 자락에서 바닷가까지 아우른 애월 지역, 금오름의 넉넉한 마음을 품은 금악리, 성산일출봉과 바다가 신비롭게 감싸고 있는 온평과 난산리, 이름도 아름다운 저녁 달빛의 마을 월정리, 도깨비가 풍요를 약속하는 마을 낙천과 금능리의 그윽하고 호젓한 당올레가 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제주의 신화는 제주 마을의 역사이자, 제주민의 정신
그리고 제주 신당 파괴의 역사


제주의 신당은 마을의 수호신인 토주관(土主官)을 모시고 있으며 설촌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본향당을 중심으로, 아이를 낳고 건강하게 기르도록 돌봐주는 일뤠당, 처녀의 순결을 지켜주는 여드렛당, 사냥하던 사람들이 다니던 산신당, 해녀와 어부들의 무사안녕을 기원하고 바다밭을 지켜주는 돈짓당(갯당)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신당들은 마을 공동체의 정신적 뿌리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자식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돌봐 주십사 기도하는 성소이고, 칠성판을 등에 지고 바다로 나가야 했던 어부들과 잠녀들에게는 무사안녕을 지켜주는 생산 현장의 지킴이이기도 했다.
하지만, 제주의 무속 신앙과 각 마을의 신당들은 조선시대에 이형상 목사에 의해 대대적으로 파괴되었으며, 구한말 천주교 세력에 의해 탄압을 받은 후 일제강점기에도 민족문화말살정책에 의해 파괴되었다. 1970년대에는 유신정권의 미신타파운동에 의해 타격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많은 신당들이 지켜져 왔는데, 최근에는 내부 요인에 의해 파괴가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통 신앙을 '미신'의 차원에서 바라보면서 관심을 갖지 않는 세태 또한 전통 문화가 파괴되고 있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그리고 각종 개발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인구 유입에 따른 건축 공사가 활발해지면서 신당이 파괴되고 있다. 기존 신당이 있던 곳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학교가 지어지고, 놀이터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렇게 무속 신앙의 성소이자 전통 문화의 유산인 신당이 하나 둘 사라지는 추세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신화는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당올레 기행을 하고 답사기를 쓰게 된 것이다.


1만 8천 신들의 고향 제주의 각 지역에 좌정한 신들


제주의 각 지역에 좌정한 신들은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주로 외부에서 들어온 외래신인 여신과 한라산에서 솟아난 남신이 결혼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경우가 송당이다. 송당리 당오름에 좌정하고 있는 백주또는 오곡의 종자와 송아지, 망아지를 가지고 서울에서 제주로 내려온 '농경신'이다. 이 여신이 한라산에서 사냥을 하며 떠돌아다니던 '소로소천국'과 부부 인연을 맺고 살림을 시작하면서 '송당리'라는 마을이 시작되었다.
소천국과 백주또가 아들 열여덟, 딸 스물여덟을 낳았고 이들이 각 마을로 퍼져 다른 마을의 당신이 되었다. 이들을 송당계 신이라 한다. 이들은 주로 제주시권에 좌정하고 있는데, 대정읍 사계리 광양당과 성산읍 신풍리 웃내끼본향당, 표선읍 토산리 서편한집 등 서귀포권에도 좌정하는 경우가 있다.
애월읍 대부분 지역과 제주시 일부 지역에는 주로 '송씨할망'이라고 '송씨' 성을 붙여 부르는 신들이 많다. 광령리 자운당 송씨할망, 수산리 서목당 송씨할망, 상귀리 황다리궤웃당 송씨할망 등이다. 이들 송씨할망은 '아이를 낳게 하고 건강하게 길러주는 산육신'들이다.
한림읍과 한경면 지역에는 한라산의 수렵신인 황서국서와 부인인 정좌수 따님아기, 그리고 그 아들, 딸들이 당신으로 좌정하고 있다. 황서국서와 그 아들들은 수렵·목축신으로 날〔午日〕에 제를 지내는 '오일당' 신들이다. 딸들은 축일당계의 농경·목축신으로 소의 날〔丑日〕에 제를 지낸다.
한라산신계 신들은 한라산 출생의 산신들이다. 한라산에서 솟아났으나 좌정할 곳을 찾아 산과 물의 혈을 밟아 내려오는 풍수신으로 하로산또와 ㅂㆍ름웃도가 있다. 하로산또는 '한라산'에 신의 존칭인 '또'를 붙인 것으로 학문이나 풍수 등 천문지리에 뛰어난 신들도 있다. 특히 세화리 당본풀이에 나오는 천자또는 한라산 백록담에서 출생한 산신으로 글에 달통한 본향당신이다. 한라산 서쪽 소못뒌밭에서 솟아난 하로산 아홉 형제들 역시 한라산신계 신들이다.
'ㅂㆍ름웃도'는 '바람 부는 위쪽에 좌정한 신'이란 의미의 바람신 즉 풍신(風神)이다. 서귀포본향당에 좌정하고 있는 본향당신이나 보목리 조노리 본향당신이 ㅂㆍ름웃도이다.
외부에서 들어온 신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송당과 세화의 당신인 백주또이다. 송당의 백주또는 당신의 어머니로 농경신이고, 세화당의 백주또는 일곱 개의 주술로 풍운조화를 일으키는 치병신이다. 토산에는 나주 금성산에서 들어온 미모의 뱀신이 좌정하고 있는데, 이 토산 뱀신을 모신 당들이 서귀포 지역에 퍼져 있다. 월정본향당의 신 역시 외부에서 들어온 뱀신이며, 조천의 정중부인과 김녕의 관세전부인, 성산읍 온평리의 명오부인도 서울에서 내려온 세 자매 신이다.
한경면 낙천리 소록낭들당이나 한림읍 비양도에 있는 '송씨영감당', 제주시 도두리에 있는 '엉물당' 등의 도깨비신도 외부에서 들어온 신이다. 제주의 도깨비신은 어부들이 고기를 많이 잡게 해주는 선왕도채비, 한라산 장군선왕의 산신도채비, 덕수리와 낙천리 등지의 풀무간에서 모시는 불도채비, 공장이나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이 모시는 기계도채비, 서귀포 지역의 뱀당에서 같이 모시는 사신도채비 등이 있다.
와산에 좌정하고 있는 본향당신은 하늘에서 내려온 신들이다. 와산 불돗당인 경우에는 옥황상제의 셋째 딸인 별공주 아기씨이고, 베락당인 경우에는 하늘에서 쫓겨난 벼락장군이다. 바닷속 용궁에서 온 신들도 있다. 토산일뤠당 당신이나 고내봉 오름허릿당의 별공주는 용왕의 딸이다. 용궁에서 온 신들은 주로 피부병 등과 관련한 치병신들로 바닷가 동네의 습한 기운 때문에 생긴 피부병을 관장한다.

기획의 말(서문 중에서):


제주 신당에 가보면 고산의 차귀당이나 신산리 본향 범성굴왓 할망당처럼 어엿한 당집이 지어진 경우들도 있었고, 와산의 베락당처럼 만년폭낭이라고 하는 오랜 세월을 품고 있는 팽나무가 있는 신당들도 있었으며, 애월의 황달궤당처럼 커다란 바위로 이루어진 신당도 있었다. 그러나 시선을 끄는 나무나 바위도 없이 그저 오며 가며 쉽게 들를 수 있는 곳에 위치한 소박한 신당도 많았다. 애월의 바구사니우영 돗당이나 온평리 돌갯동산 돌개할망당이 그 경우다.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소박한 신당에서 더 큰 감동을 느끼기도 했다. 기댈 만한 것이 하나도 없는 힘없는 민중이 나무 하나 돌 하나에도 신성(神聖)을 느끼고 숭배하면서 힘과 위안을 얻고자 했던 간절한 마음이 느껴져서이다.

당올레에 관하여:


올레는 정낭(문)을 나서면 맨 처음 만나는 좁은 골목길이다. 제주어 사전에는 '거릿길 쪽에서 대문까지의, 집으로 드나드는 아주 좁은 골목 비슷한 길'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올레의 뜻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으며, 점차 의미가 확대되고 있는 이 시대의 문화어라고 할 수 있다.
올레는 모든 길의 시작이며 출발점이다. 집에서 나와 큰길로 가기 위한 문 밖이 집올레이다. 그리고 집올레가 모여 거릿길과 큰길로 이어지는 한올레가 된다.
조상을 극진히 모시는 제주 사람들은 조상의 무덤에 산담을 쌓았다. 돌로 산담을 쌓은 조상의 무덤으로 가는 길, 무덤에 출입하는 묘지의 입구를 산올레라 했다.
마을의 수호신이 머무는 공간인 신당에 들어가는 당 입구를 당올레라 한다. 들판을 가로지르거나 숲길을 걸어 신에게 이르는 길. 우거진 억새풀 사이로 나뭇가지 걷어 올리며 걷다 보면 몸과 마음이 정결해지는 길이 바로 당올레이다.
옛날 우리 할머니들은 구덕(바구니)에 제물을 담고 등에 져서 신당에 갔다. 신당으로 이어지는 당올레를 걸을 때는 특히 몸과 마음을 경건하게 했다. 행여 누가 아는 체를 해도 부정 탈까 하여 들은 체도 하지 않고 앞만 보며 걸어갔다 한다. 그렇게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당올레를 걸어 신을 만나러 갔던 것이다. 그러한 정성이 있어야 신도 간절한 마음을 보살펴주고, 가슴속 응어리를 풀어줄 것이라 여겼다.
당올레는 신의 계통에 따라 천신을 만나러 가는 하늘올레, 해신을 만나러 가는 용왕올레, 바람신을 만나러 가는 영등올레, 산신을 만나러 가는 산신올레가 있다.
이 당올레는 신(神)이 집의 문전(門前)으로 들어오기 전 집 앞에 머무는 장소이기도 하다. 자손들이 정성으로 신에게 올릴 음식을 장만하고 진설하면서 제 지낼 준비를 하는 동안 자손들을 만나기 위해 잠시 기다리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당올레에는 상서로운 기운이 서려 있다. 제주도 말로 '태운 사람(영적인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처음 오는 곳에서도, 주변 지형과 분위기를 보고 '아 저기에 신당이 있겠구나. 여기가 당올레구나.' 하고 알아차릴 수 있다고 한다.
당올레는 신이 인간을 만나기 위해 내려오는 길이면서 인간이 신을 만나기 위해 가는 길이기도 하다. 인간 세상 모진 세파에 지친 자손들을 쓰다듬어 주고 복을 내려주는 신에게 가는 길, 신께 의지하고 서원을 세우기 위해 한 발 한 발 다가서는 길이다.

신당, 당신, 당본풀이에 관하여


'신당'은 신(神)을 모시고 있는 성소(聖所)를 말하는 것으로 줄여서 '당'이라고 한다. 제주도에는 300여 개의 자연 마을이 있고, 마을마다 전통 신앙의 성소인 신당이 있다. 흔히 제주도를 '절 오백, 당 오백'이라고 하는데, 각 마을에 본향당을 비롯 두세 개 이상의 당들이 있는 것으로 봐서 '당 오백'이라는 말은 사실에 기초한 말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신당에 좌정하고 있는 신을 '당신(堂神)'이라고 한다. 마을의 수호신이라 할 수 있다. 마을의 당신은 '-한집' 또는 '-또'라는 존칭을 붙여 부르기도 하고, 여신인 경우 '할망', 남신인 경우 '하르방·영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하로산', '요왕' 등 자연을 신격화해서 부르거나 '축일, 이레, 여드레' 등 제일을 앞에 붙여 부르기도 한다. 조상신인 경우에는 '일월'을 붙여 부른다. 그래서 '토산서편한집, 하로산또, 송씨하르방, 일레할망, 현씨일월' 등이 당신의 이름들이다.
마을의 본향당에는 신이 어떻게 해서 그 마을에 좌정하게 되었는지를 풀어내는 신화가 전해진다. 이러한 신화를 '당본풀이'라고 한다. 당본풀이는 '신의 내력담을 설명한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신의 내력담인 당본풀이는 마을이 형성된 역사, 즉 설촌 역사를 담고 있기도 하다.

대표적인 신화 마을 송당에 내려오는 본풀이를 보면, 백주또가 오곡의 종자와 송아지, 망아지를 가지고 서울에서 제주로 내려온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 여신이 한라산에서 사냥을 하며 떠돌아다니던 사냥꾼 '소로소천국'과 부부의 연을 맺고 살림을 시작한다.
신화에서 두 신이 결혼했다는 것은 가정이 성립되었다는 것을 나타낸다. 그리고 가정의 성립은 정착 생활로 이어진다. 사냥을 하며 돌아다니던 사람들이 정착 생활을 시작했다는 것은 마을이 형성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송당 본풀이에서 소천국과 백주또가 결혼함으로써 송당이라는 마을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백주또와 소천국은 아들 열여덟, 딸 스물여덟을 낳았다. 이들이 낳은 아들딸들이 줄이 뻗고 발이 뻗어 삼백일흔여덟이 되었고, 이들은 다른 마을의 당신이 되었다고 한다. 이들을 송당계 신이라고 하는데, 이들이 제주도 전역으로 뻗어나갔기 때문에 송당본향당이 제주 신당의 원조라고 하는 것이다.
'아들 열여덟, 딸 스물여덟 낳았다'는 것은 인구가 증가하고 마을이 번성했다는 것을 나타냄과 동시에 공동체 사회 형성 과정에서 토착민과 외래 이주민 간의 세력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아들은 토착민이면서 사냥을 해서 먹고 사는 이들로 점차 세력이 약화되는 데 비해, 외래 이주민이자 농경 정착민을 의미하는 딸은 세력이 강화되고 있다. 여성이 우위에 있다는 것은 농업 정착 사회로 마을의 형태가 갖추어져 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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