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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의 제국 : 트라클 시의 색채미학

유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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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단행본
서명/저자사항색의 제국: 트라클 시의 색채미학/ 류신 지음
개인저자유신= 柳信, 1968-
발행사항서울: 서강대학교출판부, 2016
형태사항426 p.: 삽화(주로천연색); 24 cm
총서명서강학술총서;81
ISBN9788972733041
9788972731399 (세트)
서지주기참고문헌(p. 404-413)과 색인수록
기금정보주기서강학술총서는 SK SUPEX 기금의 후원으로 제작됨
주제명(개인명)Trakl, Georg,1887-1914
분류기호831.912
언어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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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일부

색(色)이 시(詩)가 되고, 시가 그림이 되는 진풍경!
‘색채인문학’의 새 지평을 열다


중앙대 유럽문화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 류신은 현대 독일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독문학자이자 2000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해 두 권의 평론집을 낸 문학평론가다. 그동안 한국문학과 독일문학을 비교하고 시와 회화의 접점을 모색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 오스트리아 표현주의 천재시인 게오르크 트라클(1887-1914)의 시세계를 지배하는 일곱 가지 색채, 즉 흰색, 붉은색, 황금색, 푸른색, 초록색, 보라색, 검정색의 상징적 의미를 집요하게 추적함으로써 난해하기로 정평이 난 트라클 시를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시한다. 또한 이 책은 일곱 가지 색의 상호 연관성에 주목하여, 트라클 시학의 내부 질서를 규명할 수 있는 ‘색채 생태계’를 구조화한다. 나아가 이 책은 색채 이미지로 충일한 트라클 시 속에 잠재된 그림들을 채집해 보여줌으로써 문자와 색, 언어와 그림, 시와 회화의 상호매체적 통섭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요컨대 이 책은 트라클 시의 색채 이미지가 어떻게 장식적 기능을 넘어 시의 본질을 응축하는 지를 설득력 있게 해명함으로써 다매...

출판사 제공 책소개 전체

색(色)이 시(詩)가 되고, 시가 그림이 되는 진풍경!
‘색채인문학’의 새 지평을 열다


중앙대 유럽문화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 류신은 현대 독일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독문학자이자 2000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해 두 권의 평론집을 낸 문학평론가다. 그동안 한국문학과 독일문학을 비교하고 시와 회화의 접점을 모색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 오스트리아 표현주의 천재시인 게오르크 트라클(1887-1914)의 시세계를 지배하는 일곱 가지 색채, 즉 흰색, 붉은색, 황금색, 푸른색, 초록색, 보라색, 검정색의 상징적 의미를 집요하게 추적함으로써 난해하기로 정평이 난 트라클 시를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시한다. 또한 이 책은 일곱 가지 색의 상호 연관성에 주목하여, 트라클 시학의 내부 질서를 규명할 수 있는 ‘색채 생태계’를 구조화한다. 나아가 이 책은 색채 이미지로 충일한 트라클 시 속에 잠재된 그림들을 채집해 보여줌으로써 문자와 색, 언어와 그림, 시와 회화의 상호매체적 통섭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요컨대 이 책은 트라클 시의 색채 이미지가 어떻게 장식적 기능을 넘어 시의 본질을 응축하는 지를 설득력 있게 해명함으로써 다매체시대 ‘색채인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다.

트라클의 펜은 붓이고 그의 언어는 물감이다
색은 트라클 시혼의 생생한 낯빛이다


트라클은 언어로 그림을 그린다. 그에게 펜은 붓이고 언어는 물감이다. 트라클의 독창적인 시적 상상력의 팔레트 위에서 고도의 상징적인 색채 언어가 빚어진다. 푸른색, 붉은색, 노란색과 같은 기본 삼원색을 비롯해 보라색, 초록색, 황금색과 같은 유채색에서부터 검은색, 흰색과 같은 무채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색채 이미지들이 텍스트를 지배한다. 트라클의 색은 외부 세계에 대한 감각적 인상을 묘사하기 위한 표현 수단을 넘어 감정, 심리상태, 가치관, 현실인식 등을 이미지화한다. 색은 시인의 예민한 감각이 세계와 맞닥뜨려 생성된 최초의 표정이자, 시인의 영혼이 드러나는 낯빛이다. 색 속에서 자아와 세계가 서로 스며든다. 마치 표현주의 화가들이 감추고 있던 내면세계를 색채 이미지를 통해 폭발적으로 표출하듯이,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시인의 복잡한 내면 상태가 고농도로 응축된 것이 색이다. 색은 이미지로 결정화된 트라클의 시혼인 것이다. 따라서 색은 특정 의미에 종속되지 않는다. 오히려 색이 시적 전언을 생산한다. 색채 이미지가 시의 핵심 주제를 발화하는 것이다. 요컨대 트라클의 텍스트를 통치하는 황제는 색이다. 그의 시세계를 ‘색의 제국’이라 불러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27살에 요절한 트라클의 생은 짧았지만 그가 축성한 ‘색의 제국’은 영원하다. 이 책은 색의 제국 탐험기이다.

- 흰색은 트라클 시학의 기본색이다. 흰색에는 순수, 시원, 도취, 영혼, 공포, 불안, 파멸, 죽음 등 트라클 시의 핵심 주제가 잉태되어 있다. 흰색은 빛의 색이다. 이 태초의 빛이 트라클의 시적 상상력이란 프리즘을 통과하면 붉은색, 황금색, 푸른색, 초록색, 보라색으로 부챗살처럼 분광된다.
- 붉은색은 트라클 시세계의 심장이다. 피와 불의 색인 붉은색은 시쓰기의 욕망을 추동한다. 붉은색은 동요하는 색채이다. 트라클의 색 가운데 가장 역동적이고 폭발적이다.
- 황금색은 트라클 시가 동경하는 낙원의 빛이다. 희망, 연대, 완성, 풍요를 대변하는 황금색은 타락한 인류 문명의 대척점에 선 유토피아를 상징한다. 이 아득한 정토(淨土)에서 충만한 광채와 신의 은총이 빛난다.
- 푸른색은 트라클 시혼의 주권을 지키는 청기사이다. 푸른색은 트라클이 추구하는 긍정적인 가치를 지향한다. 원죄 없는 순수성, 목가적 낭만성, 초감각적 정신성, 심오한 신성함을 상징한다.
- 초록색은 변신의 제왕이다. 초록색은 양가적이다. 붉은색과 황금색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초록색에는 환희와 권태, 안정과 부동, 성령과 악령, 생명과 부패가 종이의 앞뒤처럼 맞닿아 있다.
- 보라색은 고통의 진액이자 구원의 성혈이다. 붉은색과 푸른색이 혼합되어 생성된 보라색에는 고통, 불안, 죽음, 소멸과 같은 부정적 가치와 환희, 도취, 신성과 같은 긍정적 가치가 혼재한다.
- 검은색은 트라클 시학의 최종 집결지이다. 슬픔, 비애, 우울, 상실, 위협, 공포, 죄의식, 운둔, 죽음, 소멸, 부패 등 트라클의 시가 내포한 부정성의 총화가 검은색의 정체이다. 검은색은 트라클 시의 궁극이다. 그의 마지막 시 '그로덱'의 시구처럼 “모든 거리는 검은 부패로 흘러든다.”

트라클, 오스트리아 최고의 표현주의 시인
27살에 요절한 문학계의 ‘커트 코베인’


1887년에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태어났다. 김나지움 4학년 때 성적 불량으로 유급을 당하기도 했던 그는 17살 때부터 니콜라우스 레나우, 폴 베를렌 등의 영향을 받아 습작을 쓰기 시작했고, 문학 서클에도 참여했다. 김나지움을 중단한 그는 고향을 떠나 빈의 약국에 견습생으로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문학 활동에 돌입했다. 1909년에는 문학적으로 상당한 발전을 이루면서 시 작품들을 발표하기 시작했고, 잘츠부르크 문인들과 교류하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짧은 생을 마감하기 직전까지 심한 우울증을 앓으면서도 정열적으로 시를 썼다. 약물 중독, 음주, 누이동생과의 근친상간으로 점철된 트라클의 삶은 평탄과는 거리가 멀었다. 트라클은 한 평생을 고독과 우울 속에서 악전고투하며 맹렬히 시혼을 불태웠다. 절망의 심연 속에서 빠져 있던 트라클에게 유일한 구원의 빛은 시작(試作)뿐이었다.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약제시보로 전선에 투입되었다가 전쟁의 참혹한 광경을 보고 자살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결국 그해 11월에 코카인 과다 복용으로 사망했다. 트라클은 <시집>, <꿈속의 제바스치안> 등의 시집을 냈으며, 사후에 2권으로 발간된 <트라클 전집 역사비평본>이 있다.

트라클은 몰락을 노래하며 스스로 몰락한 시인이다. 유복한 사업가의 가정의 아들로 태어났지 시민적 삶의 질서에 일찍부터 적응하지 못했다. 잘츠부르크 대학 부속 김나지움에 입학했지만 낙제를 거듭하다가 자퇴했다. 약사보조로 여러 약국을 전전했던 그의 일상은 신산했다. 술과 마취제 클로로포름에 중독된 그의 영혼은 환각과 환멸의 악순환 속에서 소진되어 갔다. 트라클의 사랑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다. 여동생에 대한 사랑은 시인이 감내해야만 했던 천형, 즉 죄의식의 근원이었다. 1차 대전 최전선에서 90명이 넘는 부상병을 혼자 간호하던 그의 가운은 붉은 피로 물들어 섬뜩했다. 정신분열증을 일으켜 야전병원에 감금된 채 신음하며 짧은 생을 마감한 그의 최후는 비참했다. 트라클의 삶은 실패로 점철되었고 죽음으로 경도되었다. 1914년 그는 이렇게 절규했다. “오 신이여, 대체 얼마만한 죄와 암흑을 통과해야 합니까? 끝에 이렇게 쓰러지고 싶진 않습니다.” 이렇게 그는 죄와 암흑의 심연으로 추락했다. 그는 파멸을 살았던 것이다. 요컨대 트라클은 몰락하는 자로서가 아니라면 달리 살 줄 모르는 시인이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몰락하면서 이 세계의 완강한 일각을 더불어 침몰시켰다. 더없이 불행했던 트라클의 암울한 생이 세상에서 가장 윤리적인 물음을 우리에게 던진다. 어떤 삶이 진실하고 어떤 세상이 아름다운가?

지난 세기 전환기를 온몸으로 통과한 트라클은 시대의 모순과 내면의 고통을 직접 토로하기보다는 그것을 자신의 내면 깊숙이 끌어들여 밀도 높은 색채 언어로 농축해 형상화하는 길을 선택했다. 그의 색채 이미지는 시대를 증언했고 자기 자신을 입증했다. 색채 언어의 마술사였던 트라클은 누구보다도 가장 전위적인 표현주의 시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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