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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제, 무시, 물화 :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

김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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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단행본
서명/저자사항배제, 무시, 물화 :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 / 김원식 지음
개인저자김원식
발행사항고양 : 사월의책, 2015
형태사항304 p. ; 23 cm
ISBN9788997186419
서지주기참고문헌: p. 294-304
기금정보주기이 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15년 <우수 출판콘텐츠 제작지원>사업 선정작임
언어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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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일부

양극화되는 사회, 무시의 일상화, 시장화되는 삶…
한국 사회의 불의와 병리현상에 대한 사회철학적 탐구


‘헬조선’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한강의 기적을 자랑하던 한국 사회가 어쩌다 지옥 같은 곳이 되어버렸을까? 빈부갈등, 세대갈등, 남녀갈등 등 수많은 갈등과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지만 어떻게 그것을 진단하고 해결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전혀 보편적 합의가 없다. 애초에 사회 문제와 갈등을 바라볼 수 있는 공통의 ‘틀’이 부재한 까닭이다.

예컨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페미니즘과 남녀갈등 문제는 분배 불평등을 주로 문제시하던 기존 시각으로는 결코 해소될 수 없다. 또한 성장과 분배를 통한 복지가 유일한 과제라고 생각하는 진보관은 환경, 위험 문제 등을 등한시하는 결과를 낳았다. ‘경제적’ 복지라는 틀로는 분배 문제만을 제기할 수 있을 뿐, 사회적 인정-무시 문제나 시장화되는 삶의 문제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불의와 병리현상으로 나타나는 사회 문제들은 타인에 대한 인정(認定)을 망각하고 경제적 가치추구를 우선시하는 물화(物化)의 결과는 아닐까?

이 책 『배제, 무시, 물화』는 한국...

출판사 제공 책소개 전체

양극화되는 사회, 무시의 일상화, 시장화되는 삶…
한국 사회의 불의와 병리현상에 대한 사회철학적 탐구


‘헬조선’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한강의 기적을 자랑하던 한국 사회가 어쩌다 지옥 같은 곳이 되어버렸을까? 빈부갈등, 세대갈등, 남녀갈등 등 수많은 갈등과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지만 어떻게 그것을 진단하고 해결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전혀 보편적 합의가 없다. 애초에 사회 문제와 갈등을 바라볼 수 있는 공통의 ‘틀’이 부재한 까닭이다.

예컨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페미니즘과 남녀갈등 문제는 분배 불평등을 주로 문제시하던 기존 시각으로는 결코 해소될 수 없다. 또한 성장과 분배를 통한 복지가 유일한 과제라고 생각하는 진보관은 환경, 위험 문제 등을 등한시하는 결과를 낳았다. ‘경제적’ 복지라는 틀로는 분배 문제만을 제기할 수 있을 뿐, 사회적 인정-무시 문제나 시장화되는 삶의 문제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불의와 병리현상으로 나타나는 사회 문제들은 타인에 대한 인정(認定)을 망각하고 경제적 가치추구를 우선시하는 물화(物化)의 결과는 아닐까?

이 책 『배제, 무시, 물화』는 한국 사회의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세 가지 틀을 제시한다. 배제와 양극화 현상으로 나타나는 분배 문제, 사회적 무시와 모욕을 둘러싼 인정 문제, 인격 및 자유로운 삶과 관련되는 물화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사회철학자인 저자는 아도르노와 하버마스부터 악셀 호네트에 이르는 프랑크푸르트학파 비판이론가들과 논쟁하면서 분배 문제로 환원되지 않는 인정 문제와 삶의 문제에 왜 주목해야 하는지 낱낱이 밝혀낸다. 나아가 한국 사회의 양극화와 시장화 문제에 대한 비판적 진단뿐 아니라 이에 대한 실천적 대안까지 모색하고 있다. 이 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선정 ‘2015 우수출판콘텐츠’로 뽑혔다.

왜 배제, 무시, 물화가 문제인가? - 동등한 자유 실현을 방해하는 세 가지 사회 문제


오늘날 한국 사회는 이른바 ‘갈등 사회’라 불린다. 이념갈등과 지역갈등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을 뿐 아니라 세대갈등, 남녀갈등, 빈부갈등 등도 점점 극심해지고 있다. 개별적인 사회갈등에 대한 논의는 무수히 많지만, 불행히도 그러한 갈등들 간의 관계를 전체적으로 파악하는 사회철학적 시선은 거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주로 논의되어 온 것 역시 좌우를 막론하고 경제 환원론적 분석에 불과했다. ‘성장이냐, 분배냐?’를 놓고 보수와 진보의 논쟁이 있긴 했지만 여러 갈등 중 분배갈등에만 치중하고 다른 갈등들은 부차화하는 데 머물렀던 것이다.

이 책 『배제, 무시, 물화』는 이런 협소한 시각과 환원론적 견해를 넘어 다양한 갈등을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틀’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세 가지 틀은 독창적이면서도 명쾌하다. 1) 경제적 불평등만이 아니라 그러한 경제적 관계로부터 ‘배제’된 실업자, 소수자들을 고려하는 적극적 시각이 필요하다. 2) 페미니즘과 성소수자 운동이 잘 보여준 것처럼 경제 문제로 환원되지 않는 문화적 ‘인정-무시’ 문제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3) 시장화되는 삶, 증대하는 환경 문제 등 경제적 배제나 문화적 무시의 차원에서 설명될 수 없는 삶의 ‘물화’(物化)와 병리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처럼 이 책은 경제적 배제, 문화적 무시, 삶의 물화라는 세 가지 거시적 틀을 통해 다양한 사회갈등을 유형화한다(116쪽 참조). 그렇다면 다양한 사회적 불의와 병리현상을 배제, 무시, 물화라는 틀로 구분하는 것에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 이러한 구분은 서로 환원되지 않는 다층적인 사회갈등 영역을 인식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하다. 경제 환원론적 분석이 지배적인 현실은 지금까지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의 인정-무시 문제를 등한시하고 부차화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그러나 문화적 무시 문제는 경제적 배제와 직결되어 있으며 사회적 인정 없이는 배제와 불평등 또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 주장 중 하나이다.

예컨대 여성에 대한 문화적 무시는 여성의 임금이나 직종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며 반대로 여성이 저임금 노동에 종사할수록 여성에 대한 문화적 평가 역시 하락한다. 또한 이주민이나 성소수자들의 삶이 보여주는 바와 같이 배제된 자는 무시를 당하고, 무시를 당하는 자는 더욱 배제되는 상황에 처한다. 결국 “경제적 불평등이 없는 무시는 없으며, 무시가 없는 경제적 불평등도 없다. 배제는 무시를 낳고 무시는 배제를 강화하는 것이다.”(123쪽) 이처럼 배제와 무시를 구분하면서도 서로 간의 상호관계를 따져보는 시각은 개별 갈등의 고유성을 파악하는 동시에 그들 간의 관계를 명료화함으로써 경제 환원론적인 대안이 아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나아가 저자는 배제와 무시 같은 사회적 불의와는 구별되는 ‘삶의 물화’ 현상에 주목함으로써 ‘새로운’ 사회갈등을 독자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길을 연다. 사회적 배제나 무시가 결국 동등성과 관련된 ‘정의’의 문제라면, 삶의 물화는 그러한 동등성을 넘어서 있는 ‘인격’과 ‘자유로운 삶’의 문제와 관련된다. 예컨대 서비스직 노동자를 함부로 대하는 태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타인을 ‘물건’으로 취급하는 것이 물화 현상의 한 예이다. 비록 여기서 돈과 노동 간의 동등한 교환이 성립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타인의 인격을 짓밟는 병리현상일 수 있다. 결국 현대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는 정의와 자유로운 삶 모두를 보장하는 ‘동등한 자유의 실현’이며, 배제, 무시, 물화 현상은 바로 이러한 동등한 자유의 실현을 방해하기 때문에 문제적인 것이다(1, 2장 참조).

이와 같이 저자는 현대 사회의 문제를 한편으로는 배제와 무시로 대표되는 사회적 불의로, 다른 한편으로는 삶의 물화인 병리현상으로 파악한다. 동시에 이러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통의 공간으로서 ‘정치’의 문제도 놓치지 않는다. 모든 사회적 불의와 병리현상에 대한 비판과 대안 제시는 결국 넓은 의미의 정치적 공간 속에서 정치적인 형태로 진행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바꿔 말해 모든 정치적 요구 속에는 이미 배제, 무시, 물화 현상에 대한 사회적 항의와 문제 제기가 숨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동등한 자유의 요구’를 분석하고 이해하려는 사회철학적 시도이기도 하다.

배제, 무시, 물화의 틀로 보는 한국사회의 양극화와 시장화


『배제, 무시, 물화』는 단순히 이론적 논의에 그치지 않고 저자가 제시한 독창적 틀을 한국 사회의 현실에 비추어보는 책이기도 하다. 전반부에서 현대 사회 비판을 위한 이념과 전략을 탐구하고(1, 2장), 오늘날 동등한 자유의 실현을 억압하는 사회적 불의와 병리현상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사회이론 차원에서 분석하고 해명한다면(3, 4장), 후반부인 5~8장은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한국사회의 불의와 병리현상에 대한 구체적인 접근과 분석을 제시한다.

먼저 5장에서는 전반부에서 도출된 세 가지 틀을 통해서 한국 사회의 구조적 갈등 요인들을 범주화하고, 한국 사회의 특수한 맥락을 고려하면서 일반적인 범주로 포착하기 어려운 이념갈등 및 지역갈등 요인을 추가적으로 고려한다. 6장과 7장에서는 이러한 전체적 상을 염두에 두면서 한국 사회의 양극화와 시장화라는 문제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의 구체적 갈등 양상에 한 걸음 더 다가간다.

특히 6장은 한국 사회의 양극화 문제를 다룬다. 저자는 분배 환원론적이거나 인정 환원론적인 양극화 분석이 모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한국 사회의 양극화에 대한 많은 분석들은 분배 환원론적 분석에 치우쳐 있으나, 이는 양극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고유한 인정-무시 질서를 파악하는 데서 실패한다. 그 때문에 현상 파악은 물론 대안 제시에 있어서도 문제가 생긴다. 예컨대 선별급식 같은 데서 볼 수 있듯이, 특정 집단에 대한 재분배 정책은 오히려 사회적 낙인을 강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분배와 인정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다차원적인 정의론이 필요함을 다시 한 번 역설한다.

7장은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시장화의 그림자를 세밀하게 분석한다. 이에 대해 ‘기업사회’나 ‘시장전체주의’ 같은 식의 진단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작업들은 물화 현상에 대한 본격적인 성찰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경쟁과 효율성의 논리가 시민들의 자유로운 삶을 침탈하는 상황이 강화되면서 이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저항 역시 강화되고 있지만, 아직은 물화 현상과 새로운 저항 간의 관계 파악이나 물화에 의한 삶의 황폐화 및 속물화에 대한 이해가 미흡한 실정이다. 저자는 물화의 효과가 인간의 내적 욕망은 물론 사회관계 전반에 대해서 전면적이고도 근본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지적하며, 물화 문제에 대한 더 많은 담론이 형성되어야 함을 분명히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8장은 앞의 논의들에 기초하여 오늘날 요구되는 대안적 실천의 방향과 과제들을 제시하고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 방향을 모색한다. 결국 배제, 무시, 물화와 같은 사회적 불의와 병리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 정치의 심화와 확장이 필수적인 과제이다. 사회생활 전반에서 민주적 삶의 방식이 구현될 때에만 배제, 무시, 물화의 문제 역시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회적 불의와 병리현상에 대한 저항과 민주주의의 강화는 상호보완적 과정이며, 이러한 상호 이해 및 협력을 위해서도 공통의 ‘틀’을 통해 사회 문제를 이해하고 진단하는 사회철학적 관점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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