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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를 떠나보내며 : 상자에 갇힌 책들에게 바치는 비가

Manguel, Alber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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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단행본
서명/저자사항서재를 떠나보내며 : 상자에 갇힌 책들에게 바치는 비가 / 알베르토 망겔 지음 ; 이종인 옮김
개인저자Manguel, Alberto, 1948-
이종인= 李鐘麟, 1954-, 역
발행사항서울 : 더난출판, 2018
형태사항239 p. ; 20 cm
원서명Packing my library :an elegy and ten digressions
ISBN9788984059382
일반주기 본서는 "Packing my library: an elegy and ten digressions. c2018."의 번역서임
언어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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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일부

“모든 서재는 일종의 자서전이다”

‘책의 수호자’ 알베르토 망겔이
상자에 갇힌 3만 5천여 권의 책들에게 바치는 비가

★★★ BBC 선정 2018년 봄 ‘이 주의 책’ ★★★

장서가 알베르토 망겔, 서재를 해체하다


『서재를 떠나보내며』는 ‘책의 세헤라자데’ ‘도서관의 돈 후안’ ‘우리 시대의 몽테뉴’라 불리는 알베르토 망겔이 70여 개의 상자에 3만 5천여 권의 책을 포장하며 느낀 소회와 단상을 담은 에세이다. 서재를 해체하고 책들을 상자에 집어넣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망겔은 자신에게 서재가 어떤 의미인지, 책을 서가에 꽂거나 창고에 처박아두는 일이 어떤 느낌인지, 또 문학의 효용가치가 의심받는 이 시대에 문학이 갖는 힘은 무엇인지 사유한다.
망겔은 자신이 앞으로 살 나이가 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가 되었다면서 이 책이 자신의 마지막 작품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런 만큼 이 책에는 책과 도서관에 대한 깊은 통찰이 압축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그 통찰은 대략 언어와 이야기의 관계, 재현을 둘러싼 신과 인간의 관계, 꿈과 현실의 관계, 읽기와 쓰기의 관계, 그리고 ...

출판사 제공 책소개 전체

“모든 서재는 일종의 자서전이다”

‘책의 수호자’ 알베르토 망겔이
상자에 갇힌 3만 5천여 권의 책들에게 바치는 비가

★★★ BBC 선정 2018년 봄 ‘이 주의 책’ ★★★

장서가 알베르토 망겔, 서재를 해체하다


『서재를 떠나보내며』는 ‘책의 세헤라자데’ ‘도서관의 돈 후안’ ‘우리 시대의 몽테뉴’라 불리는 알베르토 망겔이 70여 개의 상자에 3만 5천여 권의 책을 포장하며 느낀 소회와 단상을 담은 에세이다. 서재를 해체하고 책들을 상자에 집어넣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망겔은 자신에게 서재가 어떤 의미인지, 책을 서가에 꽂거나 창고에 처박아두는 일이 어떤 느낌인지, 또 문학의 효용가치가 의심받는 이 시대에 문학이 갖는 힘은 무엇인지 사유한다.
망겔은 자신이 앞으로 살 나이가 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가 되었다면서 이 책이 자신의 마지막 작품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런 만큼 이 책에는 책과 도서관에 대한 깊은 통찰이 압축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그 통찰은 대략 언어와 이야기의 관계, 재현을 둘러싼 신과 인간의 관계, 꿈과 현실의 관계, 읽기와 쓰기의 관계, 그리고 책과 도서관의 관계 등 다섯 가지로 분류해볼 수 있다. 서재를 잃고 실의에 빠진 망겔의 슬픔을 어루만져준 다정한 문장들과 문학만이 줄 수 있는 위로로 가득한 이 회고록은 동서고금의 책과 작가들을 매개로 거미줄처럼 이어지며 읽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현재 아르헨티나 국립 도서관장이자 2018년 구텐베르크 상 수상자이기도 한 알베르토 망겔은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이지만 이스라엘, 영국, 캐나다, 스페인, 타히티, 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에서 활동해온 명실상부한 세계 시민이다. 그런 그가 15년 전 가을, 프랑스 시골 마을에서 자신의 장서가 모두 들어갈 만큼 넓은 헛간이 딸린 집을 발견한 후 파트너와 함께 그곳에 정착한다. 그 조용한 프랑스 시골집 서재에서 그가 느낀 충만함은 그의 전작 『밤의 도서관』에 잘 묘사되어 있다.
2015년, 어느덧 67세가 된 망겔은 인생에서 더 이상의 변화를 원치 않았으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생 최대의 변화를 맞닥뜨리게 되니, 그건 다름 아닌 ‘서재의 해체’였다. 모종의 이유로(본문에서 ‘떠올리기 싫은 일’ ‘지저분한 관료제의 영역에 속한 일’이라고만 언급되어 있는데, 망겔은 프랑스 정부와 세금 문제로 소송 중이다) 프랑스를 떠나 맨해튼의 침실 한 칸짜리 아파트로 이사하게 된 망겔은 자신의 서재에 꽂혀 있던 대규모 장서들 중 가져갈 책, 몬트리올의 창고에 보관할 책, 버릴 책 등을 분류해 포장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8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연결된 망겔과 베냐민


우선 이 책의 원제 ‘Packing My Library’는 발터 베냐민의 에세이 ‘Unpacking My Library’(민음사판 『발테 벤야민의 문예이론』에 수록된 이 에세이는 ‘나의 서재 공개’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있다)에 대한 알베르토 망겔의 애정을 담은 오마주다. 마흔 살이 되기 직전의 베냐민은 아내와의 이혼 소송을 마무리하며 작은 아파트로 집을 옮긴 후 2천여 권의 책 짐을 풀면서 독자의 특혜와 책임에 관해 명상했는데, 그 명상의 결과물이 바로 ‘Unpacking My Library(나의 서재 공개)’이다.
망겔은 뜻밖의 송사에 휘말려 15년 넘게 산 시골집을 떠나면서 책 짐을 싸게 된 자신의 신세가 80여 년 전 베냐민의 상황과 유사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재산도, 지위도, 집도, 돈도 없다’고 한탄하던 베냐민이 책 짐을 푸는 일로 정신의 균형추를 맞췄듯이, 망겔 또한 책 포장 과정에 수반된 회상과 단상을 통해 자신의 상실감과 분노를 다독인다. 대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망겔은 이 책 곳곳에서 복수를 다짐하는 리어 왕, 정체성을 빼앗겨버린 돈키호테, 리드 숙모를 용서한 제인 에어 등 문학 작품 속 인물들에 감정 이입하며 서재를 잃은 분노를 표출하는데, 그 솔직하고 위트 넘치는 모습이 독자를 슬그머니 웃음 짓게 한다. 일례로 자신의 책들을 불태우고 감춘 사람들로부터 ‘마법사가 나타나 서재를 연기처럼 사라지게 했다’는 거짓말을 들은 후 2주 동안 집 안에 칩거한 돈키호테를 떠올리며 망겔은 “그 사기당한 노인에게 깊은 동정심을 느꼈노라”고 말한다.
책은 그걸 읽는 순간 속에 존재하고, 그 후에는 읽은 페이지에 대한 기억으로서 존재하며, 책이라는 구체적 형태는 얼마든지 처분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스승 보르헤스와 달리, 망겔은 언어의 구체적 물질성, 책의 단단한 현존, 그 형체, 크기, 질감을 원하는 사람이다. 그는 전자책이 플라토닉한 관계의 특성만 갖고 있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자신은 “믿으려면 먼저 만져봐야 한다”는 성경 속 도마 같은 사람이라고 자평한다. 이런 사람이기에 망겔에게 책을 상자에 넣어 창고에 처박아두는 일은 생매장처럼 느껴졌고, 서재의 해체 후 긴 애도의 기간을 견뎌야 했다.
서재를 해체하기로 결정한 날 아침, 뒤숭숭한 꿈에서 깨어나 카프카를 떠올린 망겔은, 마침내 모든 책을 포장한 후 텅 빈 서재의 한가운데 서서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부재의 무게를 느끼며 1911년 루브르 박물관에서 〈모나리자〉 그림이 도난당했을 때 사람들이 그림을 걸었던 네 개의 못과 텅 빈 공간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그 심정을 유추하기도 한다.


삶을 견디고 돌파하게 해주는 책의 힘


망겔은 서재를 잃고 상처받았지만 그 상처를 치유해준 것 또한 책이었다. 서재를 뒤로하고 떠나던 날, 복수와 분노, 절망에 관한 온갖 문장들이 그의 머릿속에서 방망이질하던 그날, 낯선 장기판 왕국에 떨어져 비참함을 느끼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게 백색 여왕이 한 말이 그를 위로해주었던 것이다. “네가 얼마나 대단한 소녀인지 생각해보아라. 네가 오늘 얼마나 먼 길을 왔는지 생각해보아라. 지금 몇 시인지 생각해보아라. 아무것이라도 좋으니 생각해보아라. 그리고 울지 마라.”
감옥에 갇힌 스코틀랜드의 메리 여왕이 옷감에 “나의 끝은 나의 시작이다”고 자수로 새겨놓았듯이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 하나가 열리기 마련인지라, 프랑스를 떠나온 망겔은 결국 아르헨티나 국립 도서관장직을 제안받는 행운을 마주한다. 그리고 상자 속에 갇혀 밤의 감옥에서 꺼내주길 호소하는 자신의 책들에게 언젠가 새 집을 마련해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신곡』에서 단테는 베르길리우스의 안내를 받아 지옥, 연옥, 천국의 3계를 여행한다. 망겔이 이 책에서 단테가 되지 못한다면 적어도 베르길리우스는 될 수 있으리라. 우리를 책의 세계로 안내하는 믿음직한 길잡이로서 그는 베르길리우스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완수한다. 망겔처럼 모든 문제의 해답이 책 안에 있다고 믿는 사람, 마치 거북이 등딱지가 그렇듯이 서재를 자신의 일부라 믿는 사람이라면 단테, 보르헤스, 카프카, 셰익스피어, 플라톤, 장자 등을 종횡무진 아우르는 망겔의 해박함과 통찰로 빼곡한 이 작은 책에서 그 어느 고전 못지않은 지적 즐거움과 충만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옮긴이의 상세하고 개성 있는 역주는 독자를 더 깊고 넓은 독서로 안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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