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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의 사회학 : 대구경북 사람들의 마음의 습속 탐구

최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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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단행본
서명/저자사항대구경북의 사회학 : 대구경북 사람들의 마음의 습속 탐구 / 최종희 지음
개인저자최종희, 1963-
발행사항파주 : 오월의봄, 2020
형태사항415 p. ; 21 cm
ISBN9791190422246
서지주기참고문헌: p. 407-415
언어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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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등록번호 청구기호 소장처/자료실 도서상태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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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일부

박정희 토템 숭배
특정 정당 지지
견고한 가부장제
보수적 가족주의
맹목적인 순종
의리, 체면 중시 문화
대구경북의 마음을 파헤치다

‘한국의 모스크바’에서 ‘가장 보수적인 지역’으로

대구경북은 왜 이토록 박정희에 열광할까? 왜 보수정당의 표밭이 되었을까? 왜 기존 지배 질서에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을까? 왜 다른 지역보다 가부장적 문화구조와 보수적 기질이 강할까? 왜 ‘우리가 남이가’라는 집단주의를 의심하지 않을까?
해방 전후 대구는 ‘한국의 모스크바’로 불릴 만큼 진보적인 지역이었으며, 1960년 대구에서 시작된 2·28민주화운동은 4월혁명의 도화선이 되어 민주주의를 꽃피우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대구경북은 한국에서 가장 폐쇄적인 지역으로 내비치기 시작했다. ‘한국의 모스크바’로 불릴 정도로 진보적인 지역이었던 대구경북이 왜 지금은 이런 이미지를 얻게 되었을까?
《대구경북의 사회학》은 대구경북 지역 사람들의 ‘마음의 습속’을 탐구하며 이런 질문들에 답을 한다. 오랫동안 체화되어 고정불변이 된 ‘마음의 습속’은 개인과 가족,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 등...

출판사 제공 책소개 전체

박정희 토템 숭배
특정 정당 지지
견고한 가부장제
보수적 가족주의
맹목적인 순종
의리, 체면 중시 문화
대구경북의 마음을 파헤치다

‘한국의 모스크바’에서 ‘가장 보수적인 지역’으로

대구경북은 왜 이토록 박정희에 열광할까? 왜 보수정당의 표밭이 되었을까? 왜 기존 지배 질서에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을까? 왜 다른 지역보다 가부장적 문화구조와 보수적 기질이 강할까? 왜 ‘우리가 남이가’라는 집단주의를 의심하지 않을까?
해방 전후 대구는 ‘한국의 모스크바’로 불릴 만큼 진보적인 지역이었으며, 1960년 대구에서 시작된 2·28민주화운동은 4월혁명의 도화선이 되어 민주주의를 꽃피우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대구경북은 한국에서 가장 폐쇄적인 지역으로 내비치기 시작했다. ‘한국의 모스크바’로 불릴 정도로 진보적인 지역이었던 대구경북이 왜 지금은 이런 이미지를 얻게 되었을까?
《대구경북의 사회학》은 대구경북 지역 사람들의 ‘마음의 습속’을 탐구하며 이런 질문들에 답을 한다. 오랫동안 체화되어 고정불변이 된 ‘마음의 습속’은 개인과 가족,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마음의 습속’은 특정한 문화 집단이 왜 현재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지 알 수 있고, 이를 통해 그 집단이 다르게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을 수도 있다.

‘습속의 왕국’ 대구경북을 탐구하다

이 책의 저자 최종희는 1963년 경북의 한 집성촌에서 태어났다. 그가 살던 곳은 혈연으로 촘촘하게 맺어진 친족 집단이었다. 지금까지 두세 해 잠깐 서울에서 생활한 것 외에는 대구경북 지역을 떠나본 적이 없다. 그는 50여 년 이 지역에서 살아오면서 ‘보수주의적 가족주의’에 별다른 불편을 느껴보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뒤늦게 사회학을 공부하게 되면서 혼란이 오기 시작했다. 자신이 지금껏 지내온 ‘생활세계’와 사회학적 사고를 지향하는 ‘학문세계’가 충돌하는 것을 느꼈다. 사회학을 공부하면 할수록 자신이 속한 지역과 문화 집단에 계속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평범함이 악이 되는 이유는 사악한 습속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이 속한 대구경북 지역이 ‘습속의 왕국’이란 점을 자각한다.

“내가 속한 문화 집단은 강제적 규율과 위계구조에 복종하고 본인 의사를 될 수 있으면 피력하지 않는 것을 하나의 덕목으로 삼고 있다.”
“그 집단에 속한 구성원은 가부장이 이끄는 대로 순종하면서 묵묵히 따라간다.”
“서로 견해가 다를 때는 모두 침묵을 선택하게 된다.”
“‘우리가 남이가’ 하는 구호 아래 뭉치기만 하면 된다.”
“다수를 위한 개인의 희생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TK 지역에서 출세한 인사들은 강고한 토호 집단과 지도층 사회에서 왕따를 당하지 않기 위해 눈치 보며 사는 것이 체질화되어 있다.”
“말이 많으면 빨갱이.”
“대구경북 사람들의 반대말은 서울 사람들과 전라도 사람들이다.”
“이들은 오랫동안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 우월주의에 스스로 빠져드는 오류를 범한다.”
“대구경북의 배경표상에는 전근대적인 문화구조가 내면화되어 있다.”
“대구경북 사람들은 여전히 인습에 따라 움직인다.”
“학교나 가족 집단, 국가가 이끄는 정책에 의심하지 않고 순응하며 살았다.”
“대구경북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흥선대원군이 척화비를 세워 외국 세력을 배척한 것처럼 보수의 척화비가 내면화되어 있다.”
“대구경북 사람들은 박정희라는 상징적 인물을 내세워 보수당을 지지할 명분을 얻고 정치 세력의 중심지로 옛 명성을 회복하기를 기대한다.”
“대구경북 사람들의 마음은 성장주의와 유신헌법에 의해 희생된 피해자의 절규를 기억 속에서 지운다. 성장 서사를 우선으로 하기에 도덕적으로 흠집이 있어도 괜찮다. 대를 위해 소가 희생하는 법이다.”
“대구경북 사람들은 국가에 불만이 있더라도 참고 견뎌야 한다는 마음의 습속이 있다. 국가에 대항하는 시민단체는 불온하다.”

저자 최종희는 박근혜 탄핵 사태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거치면서 더욱더 자신이 속한 대구경북 지역을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박근혜 탄핵 선고가 내려졌을 때에는 자신의 마음에도 오랫동안 박정희 토템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 “사회학을 공부하는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는 박사학위 논문으로 자신이 속한 대구경북 사람들의 ‘마음의 습속’을 탐구하기로 결심한다. 이 책은 그 박사학위 논문(<대구경북의 마음의 습속>, 계명대, 2019)을 단행본 형태로 다시 구성해 출간한 것이다. 저자가 자신과 자신이 속한 대구경북 지역을 의심하고, 따지고, 질문하며 써 내려간 이 책은 ‘자신에 대한 진한 성찰’이 담긴 책이기도 하다. “나를 성찰의 대상에 놓는 순간, 나는 이미 가족적 자아를 벗어나 더 넓은 세계로 확장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럼, 어떻게 ‘마음의 습속’을 탐구하는가? 마음의 습속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야 파악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나이, 계급, 젠더, 직업, 생활수준에 대한 표집틀을 세워 10명의 연구 참여자를 선정했다. 10명의 연구 참여자(남성 5명, 여성 5명)는 모두 50~60대다. “50~60대는 가정과 교육, 시장, 정치 등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에서 활용하고 있는 사회적 규칙이 가장 잘 체화되어 거기에 따른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 이들은 상류 엘리트 집단이 아닌 평범한 중산층이다. 마음의 습속은 서사할 기회를 얻지 못했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사람들의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

“그 조선시대 그런 걸 생각하면 아예 꿈도 못 꾸는 이야기잖아요. 대통령을 갖다가, 감히 왕을 구속시킨다는 것은 지금 같은 경우는 그 정도까지는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죠.”
“나는 노조, 촛불집회 이런 사람들 100퍼센트 반대고 골수분자라고 생각한다. 사고가. 그라고 거기 있는 세력들은 오야지는 밥 묵고 사는데, 이것저것도 없이 일당 받고 따라가는 사람은 아무것도 없다. 노조위원장 이런 사람들은 지 속 다 챙긴다.”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거대한 물결을 이루었던 것에 비해 대구경북에서는 촛불집회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압도적이었다. 감히 국민으로서 한 나라의 왕을 탄핵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왕조시대 언어를 사용하여 흥분한다.
또 대구경북 사람들은 촛불집회가 민주노총이나 골수분자들의 조직적인 각본에 의해 탄생한 것이라고 바라본다. 우두머리들이 짜놓은 계획에 맞춰 군중들은 개념 없이 따라가고, 노조위원장 등 리더들은 본인 실속을 챙기기 급급하다. 아무것도 모르고 따라다니는 사람들이 불쌍하다. 진정 나라를 위해 촛불을 든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는 반응을 나타낸다.
촛불집회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연구 참여자도 있었다. 그렇지만 집회에 참여할 생각은 없다. 시위하는 대상자는 정해져 있다. 집회에 참여하는 것은 누구나,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마음속으로만 지지한다. 모임에서 이런 문제로 논쟁을 벌일 때마다 거북하다.
저자는 대구경북 사람들이 공동체주의 언어, 왕조시대 언어, 국가주의 언어를 사용하여 시민사회를 바라본다고 말한다. 보편적인 선을 추구하는 시민 영역의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대구경북이 아직 민주주의 사회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민주사회는 시민운동하는 사람 따로 있고, 정치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사회가 아니다. 시민사회는 나 이외의 사람이 아니라 나를 포함한 사람들이 주인인 세상이다. 현재 대구경북의 마음은 시민사회와 고립된 상태다. 이 세계에서 벗어나려면 시민으로 태어나기 위해 훈련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대구경북 사람들은 아직 그 과정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대구경북 사람들은 배신을 안 하지”

“대구경북 사람들(웃음) 내처럼 한 번 좋아하면 영원히 좋아한다. 배신을 안 하지. 배신을 잘 안 하지.”
저자는 대구경북 사람들이 오랫동안 대통령(박정희-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을 배출한 탓인지 지역 우월주의에 스스로 빠져드는 오류를 범한다고 말한다. 분명 정치적으로 합리적인 해석이 필요한데도 정서적으로만 판단한다고 비판한다. 나를 포함한 우리 지역에만 의미 있고, 유리한 것은 언제든 문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데, 좀체 지역 밖을 벗어난 공적 상징체계를 구축하려 들지 않는다고 진단한다.
10명의 연구 참여자는 대구경북 사람들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서사한다. 한 번 좋아하면 영원히 좋아한다. 배신하지 않고 의리가 있다. 자기 의견을 강하게 내세우지 않으며 순응적이고 긍정적인 스타일이다. 50~60대는 기득권 세력에 대한 향수를 품고 있는데, 그 틀을 못 깨는 이유가 바로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다.
또 자신들이 ‘보수’인 까닭은 보수가 긍정적이고 좋은 것이기 때문이고, 어렸을 때부터 받아온 교육으로 보수에 대한 가치관이 굳어졌기 때문이다. 북한 주민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행복해하듯 우리도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지금 북한에 있는 북한 주민들은 저거가 하고 있는 게 아주 정상적이고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듯이 우리 보수적인 사람들도 어릴 때부터 몸에 배어 있어가지고 거기 그런 쪽으로 가는 것이 올바르다고 인식하는 거 그런 기 아니겠나?” 쉽게 바뀌지도 않겠지만 굳이 바꿀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남이 하면 막 따라가는 것도 있고. 자기 의견 강하게 내세우지도 않고 좋은 게 좋은 거다 따라가는 것도 많고,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보수가 유지되는 이유도 이런 성격이기도 하지.”
대구경북에 대해 부정적인 면은 사소하다. 그런데 그 부정이 곧 부정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 번 틀에 박혀 빠져나오지 못하는 ‘꼴통’은 의리와 연결된다. 자신들을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영원히 좋아하는 지조 있는 성격으로 표현한다.
몰표가 나와야 하는데 스스로 판단할 줄도 모르면서 서울 사람들을 따라가 분열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진보는 매사에 꼬집고 할퀴는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다. 우리 사회를 공산화하려고 하는 문재인 정부에 불만이다. 그래서 보수가 계속 유지되길 바란다. TK 정서로 결집한 우리만의 세계를 밖에서 쳐들어와 침범하는 것이 싫다. 그것이 무너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산이 많아 폐쇄적이라는 부정적인 표현은 독특한 개성과 직결된다. 고지식해서 특별한 분야에 뛰어난 인물이 많이 배출된다는 논리를 적용한다.

“서울 사람은 깍쟁이” “전라도 사람은 빨갱이”

“등시 같다 카지. 모든 걸 뒤처져 가니까. 등시다 카지. 한 고집도 하고. 곧 죽어도 아이마 아이고.”
타 지역에서 바라보는 대구경북에 대한 시각은 부정적일 것으로 예측한다. 우리 지역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계속 대통령을 배출했지만, 먹고살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을 하지 못한 어리석고 실속 없는 지역이라고 할지도 모르고, ‘저거밖에 모르는 사람들’로 인식될 수 있다.
“우리 생각에 서울 쪽에는 아무래도 이기적이라고 제일 먼저 생각드는 게 자기 자신밖에 모른다. 그기 제일 먼저 떠오른다. 대구경북 쪽에는 그래도 남을 배려하고 내가 아니고 남을 먼저 생각하고 같이 어울려서 생각하고 같이 우애든지 더불어 잘살려고 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그런 부분이 많죠.”
대구경북은 의리로 똘똘 뭉쳐 대통령을 줄지어 탄생시킨 지역이라는 우월감이 있다. 그렇다면 대구경북 사람들은 타 지역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대구경북 사람들은 서울 사람들이 실속에 따라 움직이는 간사한 성격을 가진 인간이라고 바라본다. 깍쟁이인 서울 사람과는 결혼도 하기 싫을 정도다. 이기적이고 의리가 없으며 이득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이라고 본다.
“원래 깡패들도 전라도 깡패가 시(세)다. 대구 사람들은 보수적이면서도 한길로 가는 성격이 있기 때문에 오너 기질이 있다고 보고, 의리 있고 하는 거는 전라도 깡패다.”
한편 전라도 지역은 대구경북 지역과는 다른 빨갱이들이 많은 오염된 집단이다. 대구경북 사람의 반대말은 서울 사람, 전라도 사람이다. 의리가 있는 대구경북 사람과 간사한 서울 사람, 무뚝뚝한 대구경북 사람과 싹싹한 서울 사람, 보수 텃밭이 강한 대구경북과 진보 텃밭이 우세한 전라도 지역은 늘 비교 대상이 된다.

대구경북 사람들이 보수당을 지지하는 이유

“나도 어쩔 수 없이 경상도 사람이야(웃음).”
“옛날부터 나는 보수당이니까. 자유한국당 좋아하고. 나는 예전부터 박정희도 좋았고 박근혜도 좋았고. 의리지. 나는 그래 생각한다. 내보고 당장 문재인 찍어라 카면 몬 찍는다(웃음). 안 찍는다.”
“몰라 살아온 게 그렇게 살았는지. 부정적인 거 자꾸 이런 거보다 뭐랄까? (자유한국당이) 마~ 그냥 추구하는 게 좋더라.”
연구 참여자들은 대다수가 보수당을 지지한다. 지지하게 된 동기는 특별난 것이 없다. 정서적으로 좋아서, 경상도 사람이라서, 이유 모름, 어렸을 때부터 같이 성장한 향수 때문에, 우리 나이에는 그랬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공동체에 그런 사람이 많아서라고 지지 이유를 밝힌다. 이들은 보수와 진보의 가치를 성·속으로 구분한다. 보수는 성스럽고 긍정적이다. 집단에 순응하고 대세에 따라가는 성향을 가졌다. 의리가 있다. 진보는 속되고 부정적이다. 나쁜 점만 보면서 문제점을 들춰낸다. 순종적이지 못하고 튄다. 얌전하지 못하다. 양반, 상놈의 관점에서 보면 보수는 양반, 진보는 상놈이다. 불만이 있어도 참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이 보수다.
또 연구 참여자들은 박정희가 경제 성장의 주역이며 단연 최고의 인물로 꼽는다. 자식 세대에도 대통령이 될 사람은 박정희뿐이다. 대구경북 사람들은 국민국가 성장 언어를 사용하여 지역 출신이 외치는 성장 구호를 무조건적으로 환호하며 복종한다. 박정희가 독재 정치와 장기 집권을 했다고 하지만 그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경제 발전을 이룩하려면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은 감수해야 한다. 유신체제에서 희생된 사람이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박정희는 나쁜 일을 하지 않았다. 아래 사람들이 행패를 부린 것이다. 설령 도덕적으로 조금 흠집이 있어도 더 큰 업적을 이루었으므로 괜찮다. 그들은(박정희, 전두환, 이명박) 대체로 잘했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한 사람들이다. 자신의 성향을 중도와 진보라고 하는 남현무와 남계식도 경제 성장과 관련해서는 이 부분을 인정한다.
저자는 대구경북 사람들이 정치를 성장 서사와 직결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진단한다. 정치인이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고 생각되면, 설사 그가 잘못을 범했더라도 괜찮다고 여긴다. 결국 대구경북 사람들은 정치는 정치인에게 맡기고, 경제는 경제인에게 맡기고 우리는 순응만 하면 된다는 사고를 지녔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러한 경제 우월주의는 궁극적으로 구성원들을 불행하게 만들 수 있는데, 이를 뛰어넘는 사고는 진행되고 있지 않다.

대구경북 사람들이 박정희를 숭배하는 이유

“내 아이들은 그런 대통령 밑에서 살아도 된다. 그런 사람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됐고. 나라를 위해서 희생을 하고. 우리나라는 또 강력한 리더십이 있어야 돼.”
“박정희 같은 경우 욕을 얻어먹으면서도 경부고속도로 닦고 5개년 경제 개발 하는 거는 그건 정말 자기희생을 해서 후대에 그~ 길이 해준 거라.”
“우리나라 이렇게 만들었는 사람이 박통이라고 생각한다. 밥 묵고 살도록. 그때 당시에 김대주이나 이런 사람 했으면 이래 몬했다. 그때 멀리 안 보고 앞만 보고 데모나 하고 고속도로 만드는 것도 데모나 하고, 오너가 누구냐에 따라서 바뀌잖아.”
대구경북의 집합의식 속에는 기억의 얼굴이 존재한다. 바로 박정희다. 이 인물은 대구경북의 집단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10명의 연구 참여자는 ‘성장 담론’과 관련해서는 박정희에 대한 평가가 거의 일치한다. 보릿고개를 없앤 경제적 영웅이며 자신의 안위를 생각하지 않은 희생적이고 헌신적인 불굴의 가부장으로 회상한다. 박정희 이념을 계승한 당이 줄곧 권력의 끈을 잡고 있었던 이유는 내면화된 문화적 요인에서 살펴볼 수 있다. 여기에 비판하는 세력은 종북, 빨갱이, 불순 세력일 뿐이다. 그들을 강력한 반공 이데올로기 기제를 활용해 비판한다.
여미순은 누가 뭐라 해도 확고하게 박정희 대통령이 최고라고 말한다. 그는 박정희와 박근혜를 언급하면서 자녀들의 눈치를 보지만, 아버지 세대로부터 물려받은 박정희 우상화를 그대로 세습하고 전승한다. 박정희는 멸사봉공 정신으로 부국강병을 이룩한 영웅이며 헌신적이고 책임감 있는 가부장으로 집합의식 속에 뿌리박힌다. 남민수는 박정희는 경제적으로 훌륭한 일을 했기에 도덕적으로 조금 흠집이 있어도 상관없다고 말한다. 유신체제에서 희생된 사람들은 극히 일부이다. 전체를 위해 일부는 희생되어도 어쩔 수가 없다. 그래서 박근혜가 대통령에 출마했을 때에도 어떤 믿음이 있었다. 여경숙은 예전부터 박정희도 좋아했고 박근혜도 좋아했다. 옛날부터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 부모님을 보면서 자랐기 때문에 자신도 남편과 함께 보수당을 지지한다. 여재선은 어려운 시절은 생각 안 하고 민주주의만 부르짖는 사람들이 못마땅하다. 밥을 먹어야 민주주의다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이런 박정희 토템 숭배 문화가 조금씩 균열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가장 큰 것은 세대 분열이다. 젊은 세대들이 자라면서 조금씩 이런 문화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또 그동안 주야장천 보수당을 지원했는데, 대구경북의 발전이 뒷걸음질 치고 있는 상황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대구경북의 견고한 가부장제, 그리고 남녀차별

“최~~고 한이 되는 게 그거다. 내가 학창 시절이 없다는 것. 그게 한이지.”
대구경북은 그 어느 지역보다 가부장제가 강력히 작동하고 있다. 이로 인해 남녀차별이 극심하기도 하다. 여성은 공식 교육제도에서 일반적으로 배제 대상이었다. 여미순, 여은정, 여정란, 여재선, 여경숙의 남동생들은 대학에 진학한다. 그들은 남자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교육받을 자격을 갖춘 대상이었다. 여은정, 여정란, 여경숙은 여상(또는 야간대학)을 졸업하고, 집안의 주춧돌이 될 남자의 앞길을 닦아주기 위해 그들을 열심히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반면 남연철을 제외하고 남성 연구자들의 교육 언어는 여성들보다 치열하지 않다. 대학을 중간에 때려치운 남두일은 아직도 여동생이 자신한테 서운한 감정을 내비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내 밑에 여동생이 공부를 잘해가 대구에서 제일 좋은 학교로 갈 수 있었는데 대구로 안 보내고 집에서 촌에 여상 보냈다 아이가. 대구에서 하면 돈 마이 든다고. 여동생이 그거 가지고 지금도 칸다.”
집안에서 장녀와 장남의 신분은 다르다. 장녀는 집안 살림 밑천으로 천한 흙수저 신분 대접을 받고, 장남은 집안의 기둥이 될 재목으로 귀한 금수저 직위를 부여받는다. 딸과 아들이라는 출신 성분은 흙수저와 금수저라는 넘볼 수 없는 위계질서를 구축한다. 남자와 여자가 서사하는 방법도 달랐다. 여성 연구 참여자들은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해서 수많은 이야기를 쏟아낸 반면, 남성 연구 참여자들은 감정의 기복 없이 무덤덤하기만 했다.
대구경북 남성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코드는 ‘과묵함’이었다. 남연철은 대구경북 남자들은 표현력이 부족하고 무뚝뚝하고, 여성에게 사랑하거나 좋아하는 감정 표현을 하면 자존심이 상한다고 말한다. 남두일은 종부로서 집안 대소사를 챙기는 아내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묵시적으로 인정하지만 표현하지는 않는다. 그는 일찍부터 대가족제도에서 남성과 여성이 다르다는 것을 익힌다. 종손으로서 집안의 여자 어른보다 지위가 높다. 할아버지 옆자리에 앉아 밥상머리 교육을 받으며 과묵함을 배웠다. 남현무는 지난 시절에 아버지에게서 공부하라는 말을 들은 적이 없었다. 그는 그런 아버지를 좋아했다. 그래서 자신도 아버지처럼 자녀들에게 과묵함을 행한다.
반면 여성 연구 참여자들의 서사는 남성 연구 참여자와 달리 일상의 삶과 너무나 밀접하게 연관된다. 교육, 결혼, 종족 보존, 어머니의 삶, 고부 갈등, 시부모 부양, 가부장, 이혼이라는 문화구조에 끊임없이 종속된다. 지난날의 삶에서 교육은 가장 위기의 순간으로 내세울 만큼 남녀차별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문화적 요소로 작동한다. 맏딸은 살림 밑천이라는 이유로, 오빠나 남동생을 공부시키기 위해서 그들은 자신이 교육받을 기회를 박탈당했다.
여성 연구 참여자들은 가부장적인 집을 탈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결혼을 선택한다. 그렇지만 그들이 선택한 남편은 또 다른 가부장일 뿐이었다. 여경숙은 아버지를 벗어나기 위해 결혼이라는 자원을 활용한다. 아버지는 무능하면서도 잔인한 독재자였다. 그는 가부장의 폭력에 저항한다. 술에 취한 아버지를 베개로 목을 누르려는 충동까지 느낀다. 그러나 결혼 이후 또 다른 가부장의 그물에 갇히고 만다. 남편도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폭력을 휘두른다. 여경숙의 딸은 그런 가부장의 망에서 탈피하기 위해 일찌감치 결혼을 수단으로 집을 떠난다.
이런 여성 연구 참여자들은 대부분 이혼을 생각한다. 그들은 남편을 자신의 삶에서 악마의 화신으로 등장시킨다. 그렇지만 그들은 결국 가부장의 언어 뒤로 숨으면서 이혼을 실행에 옮기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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