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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해외파병과 한중관계: 조선지배층의 중국 인식

계승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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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단행본
서명/저자사항조선시대 해외파병과 한중관계: 조선지배층의 중국 인식/ 계승범 지음
개인저자계승범, 1960-
발행사항서울: 푸른역사, 2009
형태사항375 p.: 삽도, 지도; 23 cm
총서명푸른역사학술총서;7
ISBN 9788994079028
서지주기참고문헌(p. 347-364)과 색인수록
언어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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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일부

좌고우면의 해외파병, 조선은 무엇을 선택했나
―해외파병을 통해 본 조선 지배층의 중국 인식과 한중관계



아프간 재파병 문제를 놓고 우리는 또 한번의 몸살을 앓고 있다. 해외파병은 대개 군사적 결정이라기보다는 국가의 여러 사안이 복합적으로 얽힌 정치적 결정이기 때문이다. 베트남 파병을 비롯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동티모르, 레바논 그리고 소말리아 해적에 대비한 문무대왕함 파견에 이르기까지 해외파병과 그에 따른 논쟁은 이제 일상이 되어버렸다.
해외파병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의 역사를 한 권의 책―≪조선시대 해외파병과 한중관계≫가 추적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해외파병을 코드로 조선시대를 조망하려는 시도다.
이 책은 1392년부터 1876년까지 480여 년간 명?청의 파병 요구에 따라 조선 조정에서 군대를 국경 밖으로 파견하는 문제를 놓고 벌어진 논의를 다루고 있다. 책봉국이 자국의 필요에 따라 조선의 파병을 요구해 올 때면 논란이 일 수밖에 없었다. 조정에서는 때로 원정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사안이라도 국익을 위해 그 요구에 응해야 한다는 논리가 득세하기도 했다. 특히 스스로 계산하고 고려해 선택할 수...

출판사 제공 책소개 전체

좌고우면의 해외파병, 조선은 무엇을 선택했나
―해외파병을 통해 본 조선 지배층의 중국 인식과 한중관계



아프간 재파병 문제를 놓고 우리는 또 한번의 몸살을 앓고 있다. 해외파병은 대개 군사적 결정이라기보다는 국가의 여러 사안이 복합적으로 얽힌 정치적 결정이기 때문이다. 베트남 파병을 비롯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동티모르, 레바논 그리고 소말리아 해적에 대비한 문무대왕함 파견에 이르기까지 해외파병과 그에 따른 논쟁은 이제 일상이 되어버렸다.
해외파병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의 역사를 한 권의 책―≪조선시대 해외파병과 한중관계≫가 추적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해외파병을 코드로 조선시대를 조망하려는 시도다.
이 책은 1392년부터 1876년까지 480여 년간 명?청의 파병 요구에 따라 조선 조정에서 군대를 국경 밖으로 파견하는 문제를 놓고 벌어진 논의를 다루고 있다. 책봉국이 자국의 필요에 따라 조선의 파병을 요구해 올 때면 논란이 일 수밖에 없었다. 조정에서는 때로 원정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사안이라도 국익을 위해 그 요구에 응해야 한다는 논리가 득세하기도 했다. 특히 스스로 계산하고 고려해 선택할 수 있는 이 같은 사안에서 조선의 명.청 인식 내지 중국관이 비교적 첨예하고도 솔직하게 드러난다는 게 저자의 핵심 견해다.

그렇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역학구도가 본질적으로 바뀌지는 않았다. 조선의 문화 발전과 국가 안위의 배후에 명.청이 있었듯이, 대한민국의 성장 발전 과정 또한 미국이라는 거대한 힘을 배후에 업었기에 가능했고, 또한 현재까지도 그 미국의 방어 우산 속에(질서 속에) 들어가 있음으로써 국가의 안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점만 놓고 보아도, 과거 조선에서 명나라와 청나라가 갖던 중요성과 1945년 이후 대한민국에서 미국이 갖는 중요성에는 유사한 면이 적지 않다. 한 사회 구성원들의 대외관과 외교관이 주변 정세의 영향을 받는다는 전제에 동의한다면, 조선인의 명?청 인식과 한국인의 미국 인식의 기저에 서로 공통점이 많을 것이라는 가설은 충분히 세울 수 있다. 비록 ‘현대’의 옷을 입고 대미외교를 수행하고 있지만, 그 옷 속에 감추어진 의식구조(마인드)와 역학구조는 예전의 대명외교를 추진하던 자세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p.22).

통시사와 분류사가 만나는 교차지점
조선왕조를 다룬 학술서는 무수히 많지만, 어느 한 가지 주제 내지는 한 가지 코드로 조선왕조 전체를 조망한 연구서는 의외로 많지 않다. 어떤 주제를 비교적 통시적으로 다룬 경우에도 거의 대부분 조선전기와 조선후기를 나누어 고찰한다. 이 책의 주제라 할 수 있는 조선시대 정치사나 외교사, 또는 한중관계사만 놓고 보아도 대개는 조선 전기와 후기를 함께 아우르기보다는 어느 한쪽에 국한시키는 경향이 강하다. 심지어 ‘학술진흥재단’의 한국사 시대별 전공 구분 기준도 조선 전기와 후기로 분명하게 나뉜다. 조선전기 전공이나 조선후기 전공은 가능해도 조선시대 전공은 아예 선택할 수조차 없는 ‘이상한’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전기가 없는 후기는 불가능하며, 후기가 없는 전기는 역사성을 상실한다.
이런 분위기는 조선시대를 다룬 수많은 역사서 가운데 통시적 시각을 바탕으로 한 저서의 비율이 매우 낮은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한중관계 관련 연구서의 경우는 더욱 심각해, 한국사 전공에서는 단 한 권도 없는 실정이다. 이같은 현실에서, 이 책은 방법론뿐만 아니라 역사를 보는 새로운 시각이라는 차원에서도 의미를 둘 수 있다. 아울러 이 책의 핵심 주제인 ‘해외파병’ 코드를 통시적 시각에 따라 후대로 확장할 경우, 미국의 압력 내지는 요청에 의해 해외파병을 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과 관련해서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전근대와 근현대를 넘나드는 한국사 코드, 해외파병
이 책은 조선 엘리트들의 중국관에 초점을 맞추면서, 명.청의 파병 압력에 대응하는 조선 조정의 태도 변화에 주목한다.
파병 논의가 조선 지배층의 중국관을 가늠할 수 있는 지렛대로 삼을 수 있는 까닭은 파병에 따른 현실적 손익계산 과정을 통해 그들의 중국관이 비교적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국 병력의 해외 파견은 수많은 국가 사안들 중에서도 조정의 주체적 결정이 가장 첨예하게 드러나는 사안이며, 국익을 위한 계산기를 가장 꼼꼼하게 두드려야 하는 사안이다. 재정적으로 보나, 정치적으로 보나, 국제적 역학관계로 보나, 해외파병만큼 심혈을 기울여 결정해야 하는 외교 사안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해외파병 문제는 대한민국의 현실과도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1960년대 베트남 파병뿐만 아니라,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파병 등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해외파병 역사는 끊이지 않았다. 따라서 해외파병은 전근대와 근현대를 넘나들며 하나의 코드로 한국사를 읽어낼 수 있는 새로운 주제로 자리매김될 수 있다.
전근대와 근대를 단절보다는 연속으로 보고자 하는 움직임이 최근 학계에 많이 대두하고 있지만, 문제는 전근대와 근현대를 통괄할 수 있는 주제의 빈곤이었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기존의 다른 조선시대 역사서와는 확연히 다른 길을 간다.

문화의 한 부분으로서 ‘정치외교’라는 것은 박제된 현상, 곧 낱낱이 인수분해해 설명할 수 있는 수학적.기계적 현상이 아니다. 그것은 늘 살아 움직이고 진화하되, 그러면서도 동일한 유전인자에 바탕을 둔 비슷한 성질을 최대한 간직하려는 속성을 지닌 생명체, 곧 유기체에 가깝다. 이렇게 볼 때, 한국의 정치외교는 사람들이 한반도라는 공간에서 살아오며 경험했던 모든 것들의 일부이며, 따라서 역사성과 공간성을 동시에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바로 이런 시각과 문제의식에 기초해 조선시대 ‘한중관계’를 살피려 한다(p. 25).

과거형으로서의 역사가 아닌 현재완료진행형의 역사를 말하다
이 책은 조선의 왕이 명 활제로부터 고명과 인신을 받아 정식으로 명의 조공국이 되었던 1401년부터 개항 직전까지 있었던 명 혹은 청의 청병으로 인해 벌인 열다섯 차례의 논의를 각 시기별로 검토한다. 조선시대 해외파병을 본격적으로 다루기에 앞서 2장에서는 조선시대 한중관계와 관련해 가장 기본이 되는 조공 및 책봉과 관련해 학계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주제들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시대에 한중관계를 세계사 차원에서도 살펴 이른바 ‘중국적 질서’이론뿐만 아니라 그 비판도 활발한 구미학계의 연구 동향도 소하고 있다.
조선 초기를 살피는 3장에서는 해도 조선 조정은 명으로부터 파병 요청을 받을 때 국가의 실익을 매우 세심하게 저울질하여 결정을 내렸다는 저자의 생각이다. 15세기의 여러 사례들을 살피며 그 결과는 서로 달랐으나,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과 판단의 기준은 언제나 조선이라는 국가의 손익 계산이었다고 이 책은 말한다. 이점은 사대와 유교를 새로운 국가정책으로 내걸고 출범한 조선왕조의 문물제도가 확실하게 틀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성종 때까지만 해도 조선에게 명은 하나의 대국이었을 뿐, 유일한 천자국은 아니었음을 강하게 시사해 준다.
4장에서 이전 상황과는 다르게 전개되는 16세기 조명관계의 변화를 말한다. 조선 초기의 현실적인 사대, 곧 대명사대와 국익이 마찰을 빚을 경우에는 국익을 우선한다는 조건부적인 대명사대관이 16세기 전반 중종 대에 이르러 정신적인 사대, 곧 대명사대와 국익이 마찰을 빚을 수도 있다는 생각 자체를 아예 하지 않고 사대와 국익을 거의 동일선상에서 이해하는 절대적인 사대관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된 배경으로는 ‘천자’와의 특별한 관계를 통해 자신의 왕권을 확립하려 하였던 중종의 저자세적인 대명 태도, 한족의 문화와 유교 예법을 흠모하는 소중화 의식의 확산, 주자학의 발달에 따른 배타적 화이관의 팽배, 더 나아가 명나라를 부모의 나라로 여기는 인식의 확산 등이라고 저자는 꼽고 있다.
가장 파병 찬반의 논쟁이 격렬했던 광해군 대의 상황을 살핀 5장에서는 명의 조선에 파병을 요청한 근본 원인, 즉 누르하치의 팽창 과정을 조선과의 관계에 초점을 두고 당시 논의된 동아시아 정세를 보다 거시적인 틀 해석하고 있다. 1618년부터 1622년까지 5년간 논쟁 추이를 좇아 광해군대의 이 논쟁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해석하고 있다.
6장에서는 인조 대 파병 문제와 그 성격을 이야기한다.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며 조선이 후금(청)의 칙서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하자 대명의리론은 위기를 맞는 동시에 더욱 빛을 발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전개되었다. 특히 청의 연이은 파병 요구는 조선의 지배 엘리트들에 엄청난 정신적 충격과 이념적 공황을 가져다주었다. 이 장에서는 이런 일련의 사례들을 하나의 큰 맥락에서 비교해 명?청 교체의 막바지에 조선이 처한 상황과 대응방안을 살피고, 이를 통해 조선 엘리트들의 인식이 어떻게 진화해 나가는지 고찰하고 있다.
7장에서는 명?청 교체가 일단락 된 이후 청의 압력에 명과는 무관하게 파병했던 나선정벌의 사례를 다룬다. 특히 이 장에서는 출병 당시 청나라의 압력과 감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출병했으면서도, 세월이 흘러 18세기에 들어서면서 나선정벌을 조선이 독자적으로 추진한 오랑캐 정벌로 윤색하는 과정과 그 이유를 살핀다.
이러한 작업을 바탕으로 마지막 8장에서는 조선시대 한중관계에서 조명관계가 갖는 독특성과 그 유산이 명.?청 교체 이후 조선의 역사 전개에 어떤 식으로 작용했는지 중점을 두어 설명하고 있다. 비록 명은 눈앞에서 사라졌지만, 그 명에 대한 조선 엘리트들의 인식은 이후 전개된 조청관계의 성격에도 지대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고, 조선 후기 정치사조와 제반 이념들의 형성과 발전에도 가장 중요한 요인의 하나로 작용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특히 이러한 대명 혹은 대청 관계의 유산이 현재 대한민국의 사회에 어떤 식으로 살아남아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해 해석을 시도했다.

한국사의 상당부분, 특히 조선시대를 다루는 연구들은 전후문맥을 두루 살피지 않고, ‘전’문맥만 보는 경향이 강하다. 조선후기를 설명하는 대부분의 연구서들은 당대의 시각만을 강조한다. 과거의 어떤 역사 현상을 그 당시의 상황에서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후대와의 연결고리가 없는 과거는 그저 ‘과거의 한 사실’일 뿐이지 ‘역사’가 될 수는 없다는 게 저자의 견해다. ‘후’문맥이 결여된 어떤 과거의 현상은 그 순간에 바로 역사성을 상실해 버리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많은 연구자들이 ‘후’문맥을 보지 않는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조선시대, 특히 조선후기의 ‘후’(後)는 바로 식민지이기 때문이다. 조선후기 사회의 ‘후’문맥을 외면하고 ‘전’문맥만 다룬다면, 그것은 한국 역사를 조선후기에서 단절시키는 행위로, 그 자체로 이미 몰역사적이다. 뿐만 아니라 여전히 식민사관의 굴레에 묶여있다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도 된다. 식민사관의 진정한 극복은 우리 스스로 조선 멸망의 내재적 원인을 규명할 때, 즉 전후문맥을 모두 따질 만큼 따진 다음에야 비로소 가능하다.
이 책은 ‘참신한 주제와 실험성으로 출판계의 수준 향상과 일반 독자층의 호응을 기대할 수 있는 전문교양서 발굴’이라는 취지로 시행된 2009년 우수저작 및 출판지원사업(한국간행물위원회 주최) 당선작이다. 조선왕조의 역사적 과정과 그 성쇠를 내재적 요인에 중점을 두고 기술, 역사 현상 이후의 역사 진행 과정과 영향, 후대에 남긴 유산에 이르기까지 문제를 제기하고 해석을 시도한 저자의 참신한 시도와 실험성은 이미 검증받은 셈이다. 모든 역사 해석에는 후대의 역사의식이 투영되어야 하고, 그래야 그 연구 대상은 역사가의 손을 거쳐 비로소 역사로서의 의미와 가치를 갖게 된다는 저자의 생각이 결실을 맺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울러 현재까지도 끊임없이 반복되는 파병 문제에 지혜를 모으고 있는 우리에게 이 책은 잠재적 불안을 환기시키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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