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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신화 : 클래식 음악의 종말과 권력을 추구한 위대한 지휘자들

Lebrecht, Nor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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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단행본
서명/저자사항거장 신화: 클래식 음악의 종말과 권력을 추구한 위대한 지휘자들/ 노먼 레브레히트 지음 ; 김재용 옮김
개인저자Lebrecht, Norman, 1948-
김재용, 역
발행사항서울: 펜타그램, 2014
형태사항823 p.: 삽화; 23 cm
원서명Maestro myth :great conductors in pursuit of power
ISBN9788997975044
일반주기 부록: 지휘자 약력, 한국의 지휘자들, 역자 후기
본서는 "The maestro myth : great conductors in pursuit of power. 2001."의 번역서임
서지주기참고문헌(p. 783-793)과 색인수록
일반주제명Conductors (Music)
Conducting
언어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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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등록번호 청구기호 소장처/자료실 도서상태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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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일부

지휘자들은 어떻게 음악계의 독재자가 되었는가?

<거장 신화>는 오늘날 클래식 음악의 위기를 120년에 걸친 지휘계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쇠락의 과정을 통해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작곡가 궁전의 겸손한 하인이었던 지휘자가 어떻게 음악의 운명을 좌우하는 주인으로 신분이 상승했는지, 어떻게 음악계의 최고 권력자가 되어 오늘날의 마에스트로(거장) 이미지를 만들어 냈는지, 그리고 권력의 정점에 섰을 때 어떻게 자신들의 종족이 멸종으로 가는 길을 닦아 왔는지, 그 영광과 좌절의 역사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단계적으로 세밀하게 추적하고 분석한다.

저자에 의하면 오늘날 클래식 음악은 하찮은 존재로 전락했다. 이는 대중의 외면, 성장이 저지당한 젊은 지휘자들, 지휘 전통의 와해, 세계 경제의 위기 속에 생존이 급급한 오케스트라, 음악회 관객과 음반 판매의 감소, 정치권력에 좌우되는 지휘 권력의 약화 등에서 알 수 있다.
<거장 신화>는 이 같은 클래식 음악의 쇠퇴를 한 세기에 걸친 지휘자의 절대 권력화 추구, 그 결과로 도래한 지휘계의 위기를 통해 보여 주고 있다.

권력과...

출판사 제공 책소개 전체

지휘자들은 어떻게 음악계의 독재자가 되었는가?

<거장 신화>는 오늘날 클래식 음악의 위기를 120년에 걸친 지휘계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쇠락의 과정을 통해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작곡가 궁전의 겸손한 하인이었던 지휘자가 어떻게 음악의 운명을 좌우하는 주인으로 신분이 상승했는지, 어떻게 음악계의 최고 권력자가 되어 오늘날의 마에스트로(거장) 이미지를 만들어 냈는지, 그리고 권력의 정점에 섰을 때 어떻게 자신들의 종족이 멸종으로 가는 길을 닦아 왔는지, 그 영광과 좌절의 역사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단계적으로 세밀하게 추적하고 분석한다.

저자에 의하면 오늘날 클래식 음악은 하찮은 존재로 전락했다. 이는 대중의 외면, 성장이 저지당한 젊은 지휘자들, 지휘 전통의 와해, 세계 경제의 위기 속에 생존이 급급한 오케스트라, 음악회 관객과 음반 판매의 감소, 정치권력에 좌우되는 지휘 권력의 약화 등에서 알 수 있다.
<거장 신화>는 이 같은 클래식 음악의 쇠퇴를 한 세기에 걸친 지휘자의 절대 권력화 추구, 그 결과로 도래한 지휘계의 위기를 통해 보여 주고 있다.

권력과 물질에 탐닉한 제트족 거장들, 음악계의 양극화
저자는 위대한 지휘자에 대한 숭배 즉 ‘마에스트로 현상’이 각 시대의 정치·사회적 상황 및 20세기에 급격하게 성장한 거대 음악 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음반 산업의 팽창이 카라얀으로 대표되는 지휘자들 개인의 권력욕, 우상을 바라는 대중의 심리와 결합하여 권력과 돈, 명예를 독식하며 ‘제트족 지휘자’라 불리는 소수의 스타 지휘자들을 양산하였고, 이것의 위기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나아가 ‘위대한 지휘자를 지휘하는 음악계의 보이지 않는 그림자 권력’ 로널드 윌포드(콜럼비아 아티스트 매니지먼트사의 회장) 같은 대형 에이전트의 등장을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한다. 이들이 유명 지휘자를 독식하고, 연주자들의 계약과 활동을 관리하며 클래식 음악계를 주무르는 현재의 상황을 깊은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로 인해 음악가들 간의 불평등이 심화되었고 새로운 지휘자의 등장을 원천 봉쇄하고 있으며 연주의 질이 표준화되고 천박해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클래식의 위기와 지휘 권력의 상관관계를 분석
이 책의 목적은 지휘자에 대한 반감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또한 위대한 역대 지휘자들의 테크닉과 해석을 엄밀하게 분석한 예술 비평서도 아니며 역사적인 지휘의 ‘거물’들에 대한 또 하나의 목록을 작성하는 것도 아니다.
<거장 신화>는 지휘의 메커니즘을 파고들어서 지휘라는 무한히 매혹적인 전문 분야의 사회적, 심리적, 정치적, 경제적 역할을 규명한다. 이를 통해 지휘자 권력의 기원과 본질, 오늘날 클래식의 위기와 지휘계의 쇠퇴에 미친 영향을 검토하는 것이다.

20세기는 분명 지휘자의 시대였다. 이런 점에서 레브레히트가 지휘의 역사를 통해 클래식 음악의 위기를 설명하는 것은 설득력이 크다.
저자는 방대한 조사와 뛰어난 문체를 통해 ‘신비화된 지휘’의 역사를 재미있고 명쾌하게 전달하고 있다. 클래식 음악의 종말이 회자되고 있는 오늘날 이 같은 책을 쓴 저자의 의도는 명확하다. 그는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고 진정으로 클래식 음악이 대중들 속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고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던지고 있는 논쟁적인 질문과 결론에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그러나 레브레히트가 지휘의 역사를 둘러싼 사회·정치·경제적 속살을 훌륭하게 드러내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 책의 특징>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클래식 음악 책

<거장 신화>는 클래식 음악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책이라고 이야기될 정도로 초판 출간 당시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평론계에서 관례적으로 옹호되어 왔던 음악 거장들의 치부와 권력을 가감 없이 드러냈기 때문이다. 강도 높은 비판으로 가득한 밀도 높은 문장, 위트 넘치는 통렬한 폭로로 클래식 음악과 120년 지휘의 역사를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방식으로 펼쳐 보인다.

세계에서 가장 논쟁적인 음악평론가 레브레히트의 대표작
<거장 신화>로 레브레히트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평론가가 되었다. 집필을 위해 저자는 10여 년 동안 세계적인 마에스트로들과 ‘지휘 권력’에 대해 논의하였고 연주자, 레코드 프로듀서, 에이전트, 오케스트라 매니저 등을 인터뷰 하였다. 이런 방대한 조사를 통해 날것 그대로의 비판이 자칫 빠질 수 있는 편향성을 극복하고 생생하면서도 통찰력 있는 시각과 돋보이는 균형 감각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였다.
“레브레히트의 손엔 악기도 지휘봉도 없다. 다만 말과 글로 세계 음악계를 들썩이는 ‘뉴스메이커’가 됐다. 그의 날카로운 독설에 자유로운 음악인이 거의 없을 정도다... 레브레히트의 영역에서 예술이기 때문에 보호받는 것은 없다.” <중앙일보 인터뷰, 2011.09.14.>

‘음악 드라마’를 보듯이 클래식 문외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대중서
<거장 신화>는 위대한 지휘자들의 신화를 걷어 내고 인간을 드러낸 책이다. 추상적인 서술이나 전문적인 분석보다 지휘계의 발전 단계를 대표하는 지휘자들의 일대기와 구체적인 일화들이 많다. 다른 지휘자나 연주자들과의 관계를 보여 주는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통해 놀라울 만치 생생하게 지휘 권력의 역사를 풀어내고 있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읽기에도 부담스럽지 않고 오히려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여기에 저자 특유의 톡 쏘는 문체로 다른 음악책에서는 볼 수 없는 뒷이야기들이 많이 실려 있어서 마치 ‘음악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친절한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는 500여개에 이르는 옮긴이의 역주
<거장 신화>에는 음악사의 뒷이야기와 비유적인 표현이 가득하다. 번역을 한 음악 평론가 김재용 씨는 500여 개에 이르는 방대한 해설로 개별 음악가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독자들도 전체적인 맥락을 놓치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레브레히트가 던진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해서 홍난파에서 성시연에 이르는 한국 지휘의 역사를 부록으로 소개하고 있다.

<주요 내용>

지휘자들은 어떻게 권력의 화신이 되었는가?
나치 당원이었던 카라얀은 어떻게 음악계의 독재자가 될 수 있었는가?
‘제트족 지휘자’들은 어떻게 부를 쌓았는가?
‘지휘자를 지휘하는 그림자 권력’ 윌포드는 어떻게 음악계를 지배하는가?
마에스트로(거장)들의 신화를 벗긴다

3~4%대로 떨어진 클래식 음반 판매량이 보여 주는 참혹한 현실
클래식 음악의 위기에 대한 이야기는 빛바랜 부고장에 불과할 정도로 이미 익숙해진 현실이다. 저자에 의하면 이 위기는 1990년대 이후 두 가지 측면에서 나타났다. 재능 있는 젊은 지휘자가 바닥나고 있고 교향곡 해석이 놀라울 정도로 천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대중이 클래식 음악을 외면하고 있다. 현대의 연주에 정신적인 어떤 것이 결여되었다고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은 클래식 음악을 떠나고 있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이제 자신의 이름만으로 연주회장의 티켓을 매진시키거나 음반이 팔리게 하는 지휘자는 더 이상 남아 있지 않게 되었다. 1950~60년대 까지 판매된 음반의 4분의 1이 클래식 음악이었지만 90년 후반 미국 음반 판매에서 클래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3~4%로 참혹하게 떨어졌다. 이런 상황은 세계적으로도 별반 다르지 않다. 클래식은 종말을 향해 가고 있고 그 희망적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음악 본연의 정신을 잃어버린 지휘의 거장들
왜 이런 상황이 도래했는가? 어째서 재능 있는 음악가는 점점 희귀해지고 지휘봉 뒤에 숨은 사기꾼들이 판치고 있는가? 저자는 그 이유를 지휘자 권력의 극대화에서 찾고 있다.
물론 음악 외적인 요소들-점점 줄어들고 있는 취학 연령 아동들의 음악 시간, 여가 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해 가고 있는 TV와 인터넷, 속도 경쟁으로 상징되는 현대 문명, 이윤 추구에 급급한 탐욕스런 음악 산업, 근시안적인 관료제 등-도 클래식 음악의 약화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음악계 내부의 근본적 원인을 ‘지휘자 권력’을 중심으로 집요하게 탐색하고 밝혀 간다.
즉 마에스트로라 불리며 대중의 숭배를 받는 과도한 지휘 권력이 자본주의의 승리 이후 거대 음악 산업과 결합되어 음악 본연의 정신을 잊어버렸다는 것이다. 물질적 부를 과도하게 추구한 지휘 권력이 부패하는 바람에 음악계의 민주적 소통을 억압하게 되었다고 진단한다. 결국엔 클래식 음악의 발전에 결정적인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이런 의미에서 <거장 신화>는 음악에 대한 책이라기보다는 권력에 대한 책이다. 순수 예술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클래식 음악을 통해 권력의 탄생과 부패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방대한 취재와 조사가 뒷받침된 다채롭고 흥미로운 음악 이야기
저자는 이런 종말론적 진단을 추상적 선언이 아닌 방대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 120년에 걸친 클래식 음악계의 별들, 즉 지휘자들의 역사를 통해 증명해 내고 있다.
한스 폰 뷜로로부터 시작된 작곡자와 분리된 전문 지휘자의 등장, 지휘자의 원형적인 모습을 탄생시킨 아르투르 니키슈와 한스 리히터, 교향곡의 시대를 열고 오늘날 지휘계의 관습을 창조한 구스타프 말러, 독재자 마에스트로의 이미지를 구축한 토스카니니, 파시스트 권력에 굴복한 카를 뵘과 푸르트벵글러, 음악과 자본을 결합해 기업 제국을 건설한 카라얀, 세계를 무대로 금맥을 캐기 위해 날아다닌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에서 클라우디오 아바도에 이르는 무수한 ‘제트족 지휘자들’, ‘지휘자를 지휘하는 그림자 권력’ 로널드 윌포드로 대표되는 에이전트, 악화된 음악 환경에서 거장으로의 성장이 지체된 사이먼 래틀에서 정명훈에 이르기까지 지휘 권력의 시작과 영광, 신화의 추락을 다채로운 이야기를 통해 펼쳐 보인다.
특히 그들의 음악적 특성, 인간적인 양면성, 동료 음악인들과의 치열한 경쟁, 20세기 격변의 역사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분투, 심지어 은밀한 사생활에서 보여 준 비루한 모습들은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느낌을 줄 정도로 재미있다. 저자의 진지한 문제의식에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는 것은 이 책만의 커다란 장점이다.

1. 지휘자라는 직업의 탄생과 음악 활동의 가시적 상징으로 군림한 거장들의 등장
레브레히트는 이 책의 1장과 2장에서 작곡가와 분리된 최초의 전문 지휘자들이 생겨난 배경을 자세히 다룬다.
비발디, 바흐, 헨델 등 클래식 음악의 창시자들은 작품을 연주할 때 연주자들과 같이 앉아 바이올린이나 건반악기로 협주곡을 이끌었지만, 19세기 중반 이후 복잡해진 악보와 방대해진 오케스트라를 일사불란하게 지휘하지 못하는 작곡가들이 생겨났고 특히 청력이 약해진 베토벤은 자신의 곡조차 이끌 수가 없었다.

“자기가 작곡한 음악을 직접 지휘하려는 베토벤의 시도가 눈물 자국 어린 웃음거리로 전락해 버리자, 작곡가는 연주자를 자연스럽게 이끄는 인물로는 더 이상 인정받지 못하게 되었다. 지휘자라는 새로운 직업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35페이지>

1865년 한스 폰 뷜로가 <트리스탄과 이졸데> 초연을 네 시간 동안 암보로 지휘한 후 그에게 지휘권을 넘겼던 바그너가 “자신이 의도하는 것의 모든 뉘앙스를 흡수했다”고 말한 이후 뷜로는 오늘날 지휘자의 시조가 되었다.
이후 지휘자의 원형적인 모습을 니키슈와 리히터가 창조해 낸다. 니키슈는 지휘에 있어서 손목과 손가락의 테크닉을 발전시켰고 음표 바로 앞에 비트를 주어 음악에 추진력을 일으킨 최초의 인물이다. 당시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은 이들을 마법사라 불렀다고 한다. 120년 전 뷜로와 니키슈, 리히터가 해석의 독립을 주창하며 음악계의 전면에 나선 이후 지휘자는 음악 활동의 가시적 상징으로 군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작곡자와 지휘자의 겸업은 음악이 자본의 활동에 완전히 종속되면서 마침내 구스타프 말러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에서 끝을 맺는다. 역설적인 사실은 작곡가 겸 지휘자가 멸종하기 직전 마지막 저항을 시도했던 곳이 월스트리트 근처였다는 점이다. 그곳에서 두 명의 창조적인 음악가-레너드 번스타인, 피에르 불레즈?가 호의적인 대중들에게 자신들의 급진적인 이론을 실험하였고 뉴욕은 1958년에서 1977년까지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진지한 음악가들의 메카가 되었다.

2. 마침내 ‘창조’를 대신해 ‘해석’이 음악 세계를 지배하다
지휘자는 작곡가의 충실한 전달자인가, 또 다른 창조자인가? 작곡가와 분리된 최초의 전문 지휘자가 생겨난 이래 지휘자가 하는 역할이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두 가지 상반된 견해가 존재해 왔다. 지휘자의 주관적 견해가 입혀진 과도한 곡 ‘해석’과 작곡가의 ‘창작’ 의도에 충실하여 악보의 음표와 박자를 그대로 재현하는 전달자라는 상반된 견해가 그것이다. 물론 이는 현재까지도 끝나지 않는 논쟁이다.
저자 레브레히트는 지휘자의 과도한 곡 변형에 불쾌해하거나 항의하는 작곡가들의 모습, 견해 차이로 논쟁하는 지휘자들, 그리고 20세기 들어 마침내 지휘자에게 무릎 꿇은 작곡가들의 이야기를 실감나게 전개한다. 이제 사람들은 ‘비제’가 아닌 ‘뷜로’의 <카르멘>을, ‘드뷔시’가 아닌 ‘토스카니니’의 <바다>를 이야기하고 듣게 되었다.

“하지만 평범한 작곡가들은 토스카니니의 막강한 힘 앞에서 무력했고, 이들 대부분은 가엾게도 그의 관심에 고마워할 뿐이었다. 라벨은 토스카니니에게 자신의 다음 번 협주곡을 연주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했다.”<170페이지>

위대한 지휘자가 갖고 있는 특징 중의 하나는 바로 새로운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신비로운 능력이다. 게오르그 솔티, 브루노 발터, 오토 클렘페러, 토스카니니, 푸르트벵글러 등 거장들은 탁월한 신비로운 능력의 소유자들이었다. 그들은 쓰레기통에 던져진 위대한 작곡가들의 작품을 살려 내 대중의 환호를 이끌어 냈다. 이러한 지휘의 신비로움은 지휘자의 절대 권력을 강화하는 데 일조한 결정적인 요소였다.
탈리히는 야나체크의 작품을 마음대로 편곡하여 연주할 수 있는 권리를 얻을 수 있었고 토스카니니에 이르러 제사장이자 창조자의 대리인으로 작품을 마음대로 편집할 수 있는 절대권을 가지게 되었다. 푸르트벵글러는 모든 연주가 ‘위대한 즉흥 연주’여야 한다는 자신의 확신을 온몸으로 보여 주었다. 토스카니니는 악보에서 읽은 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직접 수정하였고 이것이 ‘토스카니니 사운드’의 비밀이었다.

“푸르트벵글러의 흐느적거리는 팔 동작을 베를린 필하모닉의 연주자들이 어떻게 해독할 수 있는지, 다른 오케스트라에 있던 음악가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푸르트벵글러와 정반대 편에 있던 토스카니니는 메트로놈같이 박자를 저었다. 두 사람 모두 탁월한 지휘자였고 과학적으로 엄밀한 개념으로는 두 사람 중 어느 누구도 설명할 수가 없다. 이들은 설명할 수 없는 신비로움을 공유하여 지휘자의 신화를 강화한다.”<27페이지>

마침내 지휘자가 작곡자의 대리인에서 음악의 주인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3. 20세기 역사의 소용돌이와 함께한 지휘자들의 영광과 굴욕
격동의 20세기는 지휘 거장들의 운명에도 아픈 흔적을 남겼다. 두 번에 걸친 세계대전, 유대인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과 인종차별주의, 독재자 히틀러의 문화 정책, 냉전으로 인한 사회주의권의 등장과 몰락 등 숱한 역사적 사건 속에서 지휘자들은 권력에 영합하거나 소극적으로 협력하고, 때로는 저항하거나 외국으로 떠났다. 이는 지휘자 개인의 신변과 지위에 큰 영향을 끼쳤다. 나치의 강제 수용소에서 고생하거나 죽어 간 음악가도 있고 생계의 곤란에 직면한 지휘자도 있었다.
반대로 나치에 협력한 지휘자도 있었다. 카를 뵘, 푸르트벵글러, 카라얀 등이 대표적 인물들이다. 나치 입당에 그치지 않고 파리에서 나치 당가를 연주하며 히틀러 정권의 문화대사 활동을 한 카라얀, 나치의 문화적 위신을 세워 주고 도덕적 자양분을 공급해 주며 괴벨스에 의해 조종당하는 푸르트벵글러 등 저자는 이들의 기회주의적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그리고 그들의 음악에 표현됐던 인류애가 어떻게 희화화되는지 증언한다. 또한 연합군 수배자였던 카라얀이 어떻게 음악적으로 재기에 성공하는지 그 과정을 상세하게 추적한다.

“초기의 카라얀은 그들이 바랄 수 있는 모든 것이었다. 그는 재능 있고 순종적인 음악가였다. 그는 히틀러의 생일 축하 공연, 독일과 오스트리아 병합을 기념하는 특별판 <피델리오>, 혐오스러운 음악적 선전물 <새로운 전선의 기념 >[이 작품의 합창 피날레에는 잔인한 나치 당가와 ‘유대인의 피가 우리의 칼끝에서 뿜어져 나온다’라는 노래가 한데 어우러진다]을 지휘하였다.”<235페이지>

이밖에 저자는 독재자 토스카니니의 파시스트에 대한 저항의 이중성, 좌익 성향·동성애·유대계 혈통으로 인한 사회적 압력을 극복하고 자기만의 음악을 고수한 번스타인, 소련을 탈출한 쿠세비츠키, 1989년 동독 몰락 당시 민주화에 기여한 쿠르트 마주어의 활동 등을 소개한다.

4. 권력을 쥔 ‘제트족’ 지휘자들, 자본과 단단히 결합하다
비행기를 타고 전 세계 여기저기를 다니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지휘자들을 레브레히트는 ‘제트족’이라 명명한다. 지휘자의 역사를 연 니키슈부터 20세기 최고의 마에스트로로 꼽히는 카라얀, 현대의 유명 지휘자들(클라우디오 아바도에서 주빈 메타에 이르기까지)이 모두 ‘제트족’의 계보를 잇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의 전반에 걸쳐 클래식 음악 해석의 권력을 손에 쥔 지휘자들이 세계대전 이후 어떻게 자본과 결합하여 물질적 부를 쌓아 갔는지, 물질적인 야망을 예술적인 고려보다 앞세우기 시작하며 어떻게 지휘계의 몰락을 준비해 갔는지 구체적으로 파헤친다.
음반 산업과 결합한 클래식 음악, 연주회보다 중요해진 균질화된 음반 생산, 점점 부유해지는 지휘자와 가난한 연주자들로의 양극화, 소수에 집중된 부와 절대 지휘 권력이 몰고 온 지휘 전통의 와해, 지휘 권력의 부패로 야기된 새로운 음악 생산의 실종과 차세대 지휘자군의 미 생성 등 현대 클래식 음악계의 위기 징후를 자세히 진단한다.

“우리는 제트족 지휘자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한몫 챙길 생각으로 제트기를 타고 밤새도록 날아다니면서 각기 다른 나라에 있는 세 개의 오케스트라나 오페라하우스에서 일을 하고, 그중 어떤 곳과도 1년에 30회 이상의 연주를 하지 않는 인물들의 시대가 온 것이다. 시차 때문에 충혈된 눈을 하고 야간 비행 중에 자신의 음반 판매 실적을 살펴보는 백만장자 마에스트로를 연주회장이나 녹음 스튜디오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732페이지>

말러나 토스카니니 같은 초기의 거장들은 재산을 모으는 데 관심이 없었다. 그들은 음악 권력을 추구하는 데는 능숙하였지만 개인의 물질적 이익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 세계적인 지휘자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액수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들 지휘자들은 람보르기니를 몰고 헨리 무어의 미술 작품을 수집하고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절세 방법을 동원한다.
말러와 토스카니니는 예술가와 과학자, 철학자들이 친구였으나 현대의 지휘자들은 세계적인 휴양지에서 갑부들을 만난다. 세계은행 총재와 석유 재벌이 그들의 친구이다.
이렇게 깨뜨릴 수 없는 권력과 막대한 부를 쌓은 대표적 인물, 음악이란 기업 제국을 건설하여 무게 중심을 음악 자체에서 그곳으로 옮겨 간 첫 번째 지휘자가 카라얀이었다.

“카라얀 이후의 지휘자가 손가락 끝으로 다양한 세금과 정치적 구조를 조정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니키슈 같은 지휘자는 음악적인 연주를 만들어 내는 능력 외에는 거의 없는 네안데르탈인처럼 보일 지경이다.(715페이지)

물질만능 자본주의에 편승한 지휘자들은 예술가이기보다 사업가로서의 수완에 더욱 몰두하였다. 마침내 그들은 자신들만의 계급을 형성했으며 마에스트로들이 부유하게 될수록 악단은 궁핍해졌고 오케스트라와 괴리되어 갔다. 지휘자들에게 지급되는 과도한 비용 때문에 오케스트라가 언제 해체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떨며 생계 비용조차 확보하지 못한 연주자들이 넘쳐나고 있는 것이 오늘날 클래식 음악계의 현실이다.
음반과 영상물의 발전은 지휘자에게 세계적인 유명세와 위대함이란 작위를 안겨 주었지만 스타 지휘자로의 부와 명예의 집중은 젊은 지휘자의 성장을 방해하였고 새로운 시대를 열 지휘자들을 배출하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저자에 의하면 ‘위대한 지휘자’라는 개념은 수많은 오락을 추구하는 대중소비사회에서 음악 활동을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 낸 ‘자본의 허구’에 불구하다. 스타 지휘자가 필요했던 현실의 산물인 것이다.
이처럼 자본주의가 승리하면서 지휘계는 끝없이 쇠퇴했다. 클래식 음악을 지탱해 온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와의 교감이란 지휘계의 전통은 무너져 내렸고 이제 형언할 수 없고 신화에 가까운 음악적 개성의 전달은 거의 사라져 버렸다. 무엇보다 음반업계가 위험을 감수하며 새로운 지휘자에게 두각을 드러낼 기회를 주지 않음으로써 지휘자를 통해 이루어지는 음악 해석의 역사마저도 끝장내 버렸다. 언론은 교향곡의 죽음을 선포하기에 이른다.
이제 역설적으로 음악 공연에 있어서 가장 높은 권한은 지휘대에서 공무원, 예술 고문, 연주회 에이전트, 스폰서 브로커들에게로 넘어갔다. 현재의 추세가 계속된다면 지휘의 미래는 없다고 저자는 공언한다.

5. ‘지휘자를 지휘하는 그림자 권력’ 로널드 윌포드
이 책의 16장은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상 세계 음악계를 지휘하고 있는 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는 음악가 수백 명과 지휘자 100여 명의 에이전트 CAMI (Columbia Artists Management Inc)의 회장이다. 로널드 윌포드는 지휘자들을 지휘한다. 그는 지휘자들을 왕으로 만들어 주는 사람이자 재산도 일궈 주는 인물이고 이들의 가장 개인적인 비밀이나 죄를 감춰 주는 수호자이다. 그는 재능 있는 지휘자들을 확보하여 세계 지휘 시장을 독점한다. 그는 세계 빅 파이브 오케스트라 중에서 세 곳의 음악 감독, 그리고 다른 두 곳의 부지휘자를 소유하고 있다. 모든 중요한 음악 단체들에는 월포드의 손길이 닿아 있다. 월포드는 파트타임 음악 감독을 발명해 낸 당사자이다. 그는 오케스트라를 날아다니는 서커스단으로 바꾸었고 한 무리의 지휘자들을 자신이 생각한 모습으로 복제해 냈다. 그리고 음악계 전체의 경제 구조를 바꾸었다.

“지휘자들의 카르텔 뒤에는 그림자처럼 이를 조종하는 사람이 있다. 이 인물의 이름은 음악 권력의 세계 바깥에서는 알려져 있지 않고, 그의 얼굴은 음악계 안에서도 은폐되는 경우가 종종 벌어진다. 그의 전략은 소수의 지휘자들 손에 권력을 집중시켜 그들이 욕심내는 액수를 상회하는 부를 그 보상으로 얻게 해 주는 것이었다. 마에스트로는 지휘대 위에서 지배자가 될 수도 있겠지만, 마에스트로를 만들어 내는 사람은 모든 마에스트로들의 지배자가 되고자 했다.”<670페이지>

저자에 의하면 막강한 권력을 지닌 에이전트의 출현은 지휘 산업의 위기에 있어 가장 우려스러운 측면 중 하나이며, 클래식의 위기를 불러일으키는 주요한 요인이다.

6. 지휘자 없는 오케스트라 혁명과 고음악 실험, 아웃사이더 지휘자들
이 책의 4장과 13장, 14장은 거장들의 지휘 역사 속에 새로운 음악 실험을 시도한 이들과 음악계의 아웃사이더들(동성애자, 여성, 흑인)을 다루고 있다.
지휘자의 카리스마에 의한 독재적 지배에 반기를 들고 연주자들끼리의 평등한 수평적 관계를 통해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소련의 페르심판즈, 뉴욕의 오르페우스, 유럽의 고음악 연주 단체들의 소중한 시도를 소개한다.
또한 아직까지 지휘대의 비주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아웃사이더 지휘자들 즉 동성애자, 흑인, 여성 지휘자들의 어려운 현실과 그것을 지금까지도 고착화시키고 있는 클래식 음악의 경제적 토대를 분석한다.

“클래식 음반의 구매자는 대부분 중산층의 중년 남성들이다. 영국의 어느 조사에 따르면 클래식 음반을 사는 사람의 3분의 2는 35세 이상의 남성이었다. 평일 저녁 음반점에 가 보면 교외에 사는 아버지와 남편들이 새로 나온 클래식 음반이 진열된 매대에 소변기 앞에서처럼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그들 중 어떤 사람들은 남몰래 거실 스피커 앞에서 팔을 휘두르며 순진하게 지휘대의 권력을 꿈꾸는 일에 탐닉하고 있을지도 모른다.”<579페이지>

7. 정명훈에 대하여
레브레히트는 이 책의 12장과 15장에서 한국이 낳은 세계적 지휘자 정명훈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는 정명훈을 1950년대 이후 태어난 지휘자 중에서 정상급에 들 만하고 지휘계의 미래를 이끌 다섯 명 중 한 사람으로 꼽았다.(나머지 네 명은 살로넨, 샤이, 래틀, 게르기예프)

이 책이 출간된 이후 음악 업계는 적대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대부분의 음악 유망주들과 지휘자들은 찬사를 보냈다고 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물질이 아닌 음악과 소통하고자 하는 혁신의 움직임일 것이다.
20세기 위대한 지휘자들에서부터 우리 시대 스타 지휘자들에 이르기까지 120년에 걸친 긴 지휘의 역사를 진지하게 조명한 이 책이 클래식 음악의 ‘종말에 부치는 부고장’이 아닌 ‘부활의 초대장’이 되길 기대해 본다.

“클래식 음악은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 - 게오르그 솔티<742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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