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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 그리고 저항의 예술 : 은닉 대본

Scott, James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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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단행본
서명/저자사항지배, 그리고 저항의 예술 : 은닉 대본 / 제임스 C. 스콧 지음 ; 전상인 옮김
개인저자Scott, James C., 1936-
전상인= 全相仁, 1958-, 역
발행사항서울 : 후마니타스, 2020
형태사항456 p. ; 23 cm
원서명Domination and the arts of resistance :hidden transcripts
ISBN9788964373545
일반주기 본서는 "Domination and the arts of resistance : hidden transcripts. c1990."의 번역서임
서지주기참고문헌(p. 435-452)과 색인수록
일반주제명Passive resistance
Power (Social sciences)
Dominance (Psychology)
Interpersonal relations
Social groups
분류기호303.61
언어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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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일부

독창적인 헤게모니 이론에 기반해,
형태가 매우 다양하고, 눈에 잘 띄지도 않으며,
스스로 이름조차 갖지 못하는,
피지배계급의 생생한 하부정치를 다룬 역작


“다른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말한다는 것은, 오랫동안 소곤거려야 했고, 억제해야 했고, 참아야 했고, 억눌러야 했고, 숨겨야 했던 것을 마침내 고함치며 말하는 것이다. 만약 그 결과들이 광기의 순간을 닮았다면, 아마도 그 이유는 힘없는 자들이 정치의 공식 무대 위에 올라가 본 적이 너무나 없기 때문에, 그리고 마침내 그들이 그곳에 도착했을 때 할 말과 할 일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리라.”
_본문에서
“스콧은 단호하고도 줄기차게 자신의 논지를 펼치며, 사회과학의 일반적인 착각들을 손쉽게 꿰뚫는다. …… 돋보기를 들이대듯 살핀 풍부한 사례와 활력 있고 선명한 문체 덕분에 스콧의 주장에 더 큰 힘이 실린다. 그의 언설은 사회학의 ‘공식’ 언설 탓에 흔히 감춰졌던 대본을 드러내는 한편, 그런 은닉 대본들이 가식적인 수사보다 얼마나 다채롭고 흥미로운지를 보여 주는 예이다.”
_지그문트 바우만

“권력의 문제를 다루는, 매...

출판사 제공 책소개 전체

독창적인 헤게모니 이론에 기반해,
형태가 매우 다양하고, 눈에 잘 띄지도 않으며,
스스로 이름조차 갖지 못하는,
피지배계급의 생생한 하부정치를 다룬 역작


“다른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말한다는 것은, 오랫동안 소곤거려야 했고, 억제해야 했고, 참아야 했고, 억눌러야 했고, 숨겨야 했던 것을 마침내 고함치며 말하는 것이다. 만약 그 결과들이 광기의 순간을 닮았다면, 아마도 그 이유는 힘없는 자들이 정치의 공식 무대 위에 올라가 본 적이 너무나 없기 때문에, 그리고 마침내 그들이 그곳에 도착했을 때 할 말과 할 일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리라.”
_본문에서
“스콧은 단호하고도 줄기차게 자신의 논지를 펼치며, 사회과학의 일반적인 착각들을 손쉽게 꿰뚫는다. …… 돋보기를 들이대듯 살핀 풍부한 사례와 활력 있고 선명한 문체 덕분에 스콧의 주장에 더 큰 힘이 실린다. 그의 언설은 사회학의 ‘공식’ 언설 탓에 흔히 감춰졌던 대본을 드러내는 한편, 그런 은닉 대본들이 가식적인 수사보다 얼마나 다채롭고 흥미로운지를 보여 주는 예이다.”
_지그문트 바우만

“권력의 문제를 다루는, 매우 매력적이고 지적으로 도발적인 책.”
_테다 스카치폴

“지체 높은 귀족이 지나갈 때 현명한 농부는 고개 숙여 절한 다음, 소리 없이 방귀를 뀐다.”
_에티오피아 속담


‘면종복배’의 정치학
: 피지배 집단의 하부정치, 그리고 ‘정치적 전율’의 순간

“통치자 앞에서 기탄없이 말씀드리기가 두렵습니다.”
_에우리피데스, 『박코스 여신도들』

“강렬한 증오는 공포에서 시작되는데, 공포는 침묵을 강요하고 맹렬한 기세를 몰아 복수심을 일으키며 혐오하는 대상을 상상 속에서 소멸한다. 박해받은 자들은 이처럼 은밀한 보복 의식을 통해서 자신의 분노를 발산할 은밀한 배출구를 마련하고 고통을 달래 침묵시킨다.”
_조지 엘리엇, 『다니엘 데론다』

인간사회에서 권력만큼 본질적이고 지속적인 것도 없다. 정도나 방식의 차이만 있을 뿐 지배와 복종 관계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사회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배, 그리고 저항의 예술』이 다루는 주제도 바로 권력과 지배의 문제이다. 스콧이 보기에 권력은 결코 일방적인 것이 아니다. 또한 지배가 늘 성공적이거나 안정적이지도 않다. 저자의 문제의식은 “지배의 관계는 동시에 저항의 관계”라는 사실, 즉 저항 없는 지배는 없다는 명제이다. 저항은 눈에 보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언제 어디서든 늘 존재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 주목하고 강조하는 것은 권력관계의 “표면 아래에 숨어 있는 그 무엇”인 ‘은닉 대본’이다. 은닉 대본은 권력자의 직접적 감시 범위를 피해 장외나 막후에서 형성되는 언어나 몸짓, 관행 등으로서, 지배 권력에 대한 비판과 반대 그리고 저항의 의미를 담고 있다. 역사상 모든 피지배계급은 각자의 고된 시련을 바탕으로 나름의 은닉 대본을 생산하고 지배계급으로부터 이를 지켜 왔다. 지배와 저항을 동전의 양면처럼 이해하는 스콧은 지배 권력의 은닉 대본보다 피지배 집단의 은닉 대본을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이런 종류의 저항은 지금까지 “감히 스스로 이름조차 가질 수 없는 것들”이었고, 기존의 사회과학이 무지했거나 외면해 온 정치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모든 여인들 중에서 가장 죄 없는 그녀가 가장 영광스러운 행위 때문에 가장 비참하게 죽어야 하다니!’
이런 소문이 어둠 속에서 은밀히 떠돌아다니고 있습니다.”
_소포클레스, 『안티고네』

“그것이 카바레가 민중들의 의회인 이유다.”
_오노레 드 발자크, 『농민』

“사자 입 속에다 머리를 처박고 살아야 한다. 예, 예 하면서 상대방을 사로잡고, 웃으면서 그놈들의 발밑을 파는 거지. 놈들에게 죽고 파멸당할 때까지도 복종하는 척하라는 말이야. 그러고는 놈들이 토하거나 창자가 터질 때까지 너를 씹어 삼키라고 해.”
_랠프 엘리슨, 『보이지 않는 인간』

이 책에서 새롭게 제시되는 ‘하부정치’라는 개념을 통해, 우리가 볼 수 있는 세계는 한층 넓어진다. 스콧에게 지금까지의 사회과학은 자유민주주의처럼 비교적 공개된 정치, 아니면 항의나 시위, 반란 등 언론의 헤드라인을 소란스레 장식하는 비일상적 정치 현상을 다루기 일쑤였다. 반면에 저자는 “적외선처럼, 스펙트럼의 가시적 범위를 넘어서” 있는 하부정치는, 쉽게 눈에 드러나는 정치적 행위의, 잘 드러나지 않는 문화적·구조적 기반(그는 이를 산업의 인프라스트럭처에 빗댄다)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근무시간 이후 선술집이나 카바레 등 비공식적인 장소에서 힘없는 자들끼리 나누는 소문이나 남 얘기, 험담, 설화, 노래, 몸짓, 농담, 극 무대 등을 권력에 대한 비난을 암암리에 풍자하는 매개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대개 익명성 뒤에 숨거나 그런 행위에 대한 악의 없는 생각 뒤에 숨어서 권력을 넌지시 비판함으로써 이데올로기적 불복종을 은폐하는 이와 같은 방식들은, 농민과 노예를 비롯한 피지배 집단들이 자신의 노동, 생산물, 자산을 통째 빼앗기는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 자신들의 성과를 위장하는 방식과도 비슷하다. 남의 토지에 대한 불법 침입, 늑장 대응, 좀도둑질, 시치미 떼기, 도주 등의 형태를 띤 불복종 또한 힘없는 자들의 하부정치에 포함된다. 모든 권력관계의 이면에는 하부정치의 “‘미시적’ 밀고 당기기” 과정이 작동하고 있으며, 권력 균형에 대한 사려 깊은 자각에서 비롯한 전술적 선택의 결과라는 점에서 피지배 집단이 지배에 맞서는 저항 양식으로서 ‘하부정치’는 그 자체로 ‘예술’의 경지라고 할 만하다.

“이렇게 속이 시원하기는 내 평생 처음이네요. 코르크 마개로 속마음에서 하고 싶은 말들을 꼭 누르면서도, 물이 새는 통처럼 딴 데에서 속내를 비열하게 살살 드러내고 산다면 사는 재미가 뭐가 있겠어요. 내가 앞으로 지주 어른만큼 오래 산다 해도 지금 이렇게 퍼부었던 것을 절대로 후회하지는 않을 거예요.”
_조지 엘리엇, 『아담 비드』

“왕의 자식이 왕이 되네. 탑 청소부 자식은 바니안나무 잎을 어떻게 닦는지를 알 뿐이네. 사람들이 들고일어나게 되면, 자리를 빼앗긴 왕의 자식은 탑을 청소하게 될지니.”
_베트남 민요

드물게도 은닉 대본과 공식 대본의 경계가 결정적으로 사라지는 ‘광기의 순간’이 존재한다. 저자는 “은닉 대본이 처음 공개적으로 선언될 때 미치는 격렬한 정치적 충격”을 “정치적 전율(電慄)”(political electricity)이라 불렀다. 그는 전근대사회에서 발생한 수많은 농민반란과 민중 반란(예컨대 독일 농민전쟁, 영국 내전, 프랑스혁명, 러시아혁명 등)에서 이와 같은 정치적 전율의 순간을 읽어 낼 뿐만 아니라, 1960년대 미국 흑인 사회의 민권운동, 1980년 폴란드 자유노조의 출범, 1988년 칠레 피노체트 독재의 종식, 1988년 소련 고르바초프의 글라스노스트 캠페인, 그리고 1989년 루마니아 차우셰스쿠 정부의 붕괴 등 현대사를 대표하는 극적인 순간들 또한 하부정치의 공개적 대폭발로 예증한다. 이처럼 기존 헤게모니 이론을 통해 봤을 때는 ‘과격한 혁명’과 ‘비굴한 침묵’이라는 양 극단밖에 존재하지 않았던 평면적인 역사가, 스콧의 분석을 거침으로써 풍성하고 연속된 결을 부여받는다.


제임스 C. 스콧, 인류학적 정치학자 또는 정치학적 인류학자
: 현장에 발 딛고 서서 이야기의 힘으로 권력과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다

“정치학자는 인문학의 세계와 과장되고 왜곡된 자연과학의 세계 사이의 지하 세계에 몸담고 있도록 일종의 유형(流刑)에 처해진 듯하다. 그러나 정치학은 절대로 자연과학처럼 될 수 없다. 우리는 인간 주체의 행위를 연구하는 사람이며, 인간은 자기반성이 가능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 정치학을 제대로 한다는 것은 설문지를 돌리거나 정치학 서적을 읽어서 되는 일이 아니다. 정치의 세계는 매 순간 우리 주변에 있고, 소설 속에도 있다. 그러니 정치학을 제대로 하려면, 매 순간 해야 하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되었는지 또 왜 저런 일이 벌어지게 되었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_스콧과의 인터뷰(『그들은 어떻게 최고의 정치학자가 되었나 2』)

정치학자로서는 이례적으로 주요 저서 대부분이 국내에도 소개되어 있을 만큼 스콧은 폭넓은 독자층을 지닌 석학이다. 이는 정치학을 비롯해 (문화)인류학, (농촌)사회학, 역사학 등을 포괄하는 빼어난 학제적 연구 역량을 갖춘 그의 매력에 힘입은 바 크다. 애당초 가난한 말레이시아 농민들이 자신들에게 구조적으로 불리한 벼농사 방식을 바꾸고자 했던 저항의 정치를 이해하려는 저자의 오랜 노력 끝에 집필되었던 이 책 『지배, 그리고 저항의 예술』은 특히나 정치학 이외 분야의 독자들에게까지 널리 읽힌 것으로 유명하다(실제로 이 책은 텍스트의 이면을 두텁게 읽는 훈련에 도움이 된다고 여겨져 문학 연구 교재로 쓰이기도 한다). ‘강자와 약자 사이의 공적인 기록만으로는 권력관계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이야기할 수 없다’는 간명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스콧은 자신의 전공 분야이기도 한 노예제, 농노제, 카스트제도 등에 대한 기존 연구는 물론, 가부장제나 식민주의, 인종주의를 비롯해 교도소나 포로수용소와 같은 총체적 통제 시설과 공산주의 국가들에서의 공적 생활 경험들을 망라해 소개한다.
특수한 사례에서 길어낸 연구가 보편적인 호소력을 얻기까지는, 추상적 이론에 매몰되지 않고 현장에 바탕을 둔 이야기의 가치를 충분히 활용하는 스콧의 오랜 연구 기조가 한몫했다. 스콧은 문학작품을 참고문헌으로 삼고는 하는데, 이 책에서는 오노레 드 발자크나 조지 엘리엇, 밀란 쿤데라의 소설 및 조지 오웰의 에세이 등이 곧잘 인용되고 있다. 탄탄한 이야기가 사회과학적 논증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여기는 스콧은 정치학을 제대로 연구하고 싶다면 손에 잡는 책 가운데 적어도 셋에 하나는 반드시 정치학 이외 분야의 책이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권력, 계급, 이데올로기, 헤게모니, 빈곤, 저항 등의 추상적 개념을 다루면서도 그 내용이 독자에게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가 닿는 것은, “정치학의 추상적 개념을 현실 세계로 끌어와 실제 인간들에게 적용해 보는 것의 재미와 가치”를 평생에 걸쳐 추구해 온 결실이기도 하다. 권력 문제의 본질을 고민하는 정치학자이자 연구 대상 지역의 문화·문학·역사·언어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얻기 위해 분투하는 인류학자, 또 무엇보다 인간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자 애쓰는 학자 및 작가로서 그의 면모가 이 책 곳곳에서 잘 드러난다.

“말레이 농부가 가난하고 토지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그들에 대해 우리가 진짜 아는 것은 별로 없다. 우리가 그의 가난에 내포된 문화적 의미를 잘 이해하려면, 라마단 기간에 손님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지 못해 특히 비참해진다든가, 마을 길가에서 마주친 부자들이 인사를 받지 않고 그냥 지나간다든가, 부모의 유해를 제대로 안장하지 못한다든가, 지참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딸의 결혼을 미루게 된다든가, 자식을 붙잡아 둘 만한 재산이 집안에 없어 아들을 외지로 일찍 떠나보내야 한다든가, 부유한 이웃에게 일감이나 먹거리를 얻기 위해 비굴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든가 하는 등의 사실을 알아야만 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빈곤의 문화적 의미를 인지할 때만 그가 경험하는 치욕의 형태를 알게 되고 그런 만큼 분노의 강도를 잴 수 있게 된다. 그는 가난하며 땅도 없다고 말하는 정도에 그친다면 그것은 단지 그에게 소득과 생산수단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말해 줄 뿐이다. 우리가 언급했듯이, 어떤 가난한 사람이 역사의 어떤 특정한 순간에 특정한 의례적 체면을 중시하는 특정한 문화 속에서 과연 어떤 느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훨씬 많은 것을 말해 주는 것은 자신의 계급적 위치로 말미암아 비롯되는 모든 일상적 치욕이다. 자신이 처한 조건과 자신의 의식 사이를 교량처럼 잇는 것은 이처럼 실제로 경험된 모욕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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