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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그어지는) 슬픈 경계선

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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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단행본
서명/저자사항(사람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그어지는) 슬픈 경계선 / 아포 지음 ; 김새봄 옮김
개인저자아발= 阿潑
김새봄, 역
발행사항서울 : 추수밭 : 청림출판, 2020
형태사항365 p. : 삽화 ; 22 cm
원서명憂鬱的邊界
ISBN9791155401699
일반주기 본서는 "憂鬱的邊界. c2013."의 번역서임
분류기호915
언어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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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일부

“당신과 나 사이,
‘77억 개의 선’은 어떻게 생겨나는가?”

경계에 위치한 한국의 JSA부터 경계인으로 겉도는 말레이시아 화교에 이르기까지
인류학자이자 언론인인 저자가 공간, 정체성, 역사, 세대 등
경계선이 깊게 그어진 곳들을 걸으며 들여다본 사람과 사람 사이의 틈

프레드릭 바르트는 자아와 타자를 구분하는 경계가 종족을 유지시키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 인류를 전공한 학자의 성찰에 따르면 사람과 사람이 존재하는 한 각자의 정체성이 겹쳐지는 사이에는 반드시 서로를 구분 짓는 경계선이 그어진다.
우리는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타자에게 ‘금을 밟지 말라’고 경고하고, 그 경계가 무시당한 경우에는 ‘선을 넘었다’고 표현한다. 국가부터 종족, 이념, 성, 지역, 세대, 계급에 이르기까지 현대인들에게는 무수한 정체성이 있으며, 그 정체성만큼 무수한 경계가 그어져 있다. 당장 신문이나 SNS 댓글 란만 들여다봐도 이러한 경계에서 빚어지는 갈등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다툼에 대처하는 방식은 대개 상대방과 나 사이에 간격을 확보하고 선을 긋는 것이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전체

“당신과 나 사이,
‘77억 개의 선’은 어떻게 생겨나는가?”

경계에 위치한 한국의 JSA부터 경계인으로 겉도는 말레이시아 화교에 이르기까지
인류학자이자 언론인인 저자가 공간, 정체성, 역사, 세대 등
경계선이 깊게 그어진 곳들을 걸으며 들여다본 사람과 사람 사이의 틈

프레드릭 바르트는 자아와 타자를 구분하는 경계가 종족을 유지시키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 인류를 전공한 학자의 성찰에 따르면 사람과 사람이 존재하는 한 각자의 정체성이 겹쳐지는 사이에는 반드시 서로를 구분 짓는 경계선이 그어진다.
우리는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타자에게 ‘금을 밟지 말라’고 경고하고, 그 경계가 무시당한 경우에는 ‘선을 넘었다’고 표현한다. 국가부터 종족, 이념, 성, 지역, 세대, 계급에 이르기까지 현대인들에게는 무수한 정체성이 있으며, 그 정체성만큼 무수한 경계가 그어져 있다. 당장 신문이나 SNS 댓글 란만 들여다봐도 이러한 경계에서 빚어지는 갈등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다툼에 대처하는 방식은 대개 상대방과 나 사이에 간격을 확보하고 선을 긋는 것이다. 그래서 코로나 이후 횡행하는 ‘거리 두기’라는 말은 한편으론 새삼스럽다. 구분 짓기와 경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일상 속 현실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경계, 틈과 틈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끼인 존재들이 있다. 올가 토카르추크의 소설 《낮의 집 밤의 집》에는 심장병을 앓는 독일인 피터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체코와 폴란드 사이 경계에서 쓰러지는 바람에 어느 쪽으로부터도 구원을 받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현대인들에게는 스스로를 정의해주는 무수한 경계선이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현대인은 그 경계들 모두에 발을 걸치지 못하는 이상 어느 구석에서는 반드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이방인이 될 수밖에 없다. 무수한 경계가 그어지고 그 경계만큼 전선이 세워지는 전쟁과 같은 지금, 경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까닭이다.

+“왜 그는 경계 지역을 여행했는가?”
개입하는 방관자의 관찰하고 관찰당하는 기묘한 여행기

《슬픈 경계선》은 타이완이라는 경계에서 살아온 저자가 타이완 밖으로 나가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갈등과 다양한 경계들을 넘나든 기록이다. 문화인류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아포는 강제로 그어진 경계선에서 통일을 바라면서도 동시에 바라지 않는 한국인들부터 미국과 일본의 경계에서 일본을 증오하면서도 스스로를 일본인이라고 소개하는 오키나와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첨예한 갈등이 벌어지는 전 아시아의 경계 지역들을 둘러봤다.
그러나 이 책이 비극을 소비하는 다크 투어리즘 여행서거나 또는 분쟁 지역에 대한 인류학적 보고서는 아니다. 여행자는 풍광에 주로 눈길을 두고 학자는 문화 상징에 신경을 쓰기 마련이다. 그에 반해 저자는 강단과 언론 각각에 한 발씩 걸쳐 있으며, 타이완이라는 독특한 지점에 놓여 있고, 구세대와 신세대 사이에 끼인 여성이라는 다양한 처지의 경계인으로서 현장에서의 숨소리 자체에 귀를 기울인다. 그래서 그는 이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경계를 걸을 때 역사의 위대함 따위는 우리와 무관했다. 오로지 직접 보고 느낀 것들만이 진짜였다.”
저자 아포가 아시아의 ‘경계’만을 여행한 까닭은 두 가지다. 하나는 “왜 우리는 서구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는 익숙하면서도 스스로의 역사와 주변 이웃들에 대해서는 무관심한가?”라는 의문이다. 또 하나는 타이완인이라는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한 탐구다. 그는 입시를 준비하며 ‘언젠가 되찾을 본토’의 지리를 세세한 부분까지 달달 외웠지만, 중국과 국경을 맞댄 동남아시아 등지를 여행하고 나서야 타이완인은 중국 본토에 입국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이렇게 경계들을 직접 밟으며 몇 가지 원칙을 세우게 된다. 첫째 현지인들과 반드시 식사를 함께할 것, 둘째 역사적 현장에서 매몰되지도 관조하지도 말 것, 셋째 타인에게 자신을 투사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통해 스스로를 끊임없이 되돌아볼 것 등이다. 그는 이러한 자신의 여행 태도를 ‘개입하는 방관자’라고 소개한다.
그렇게 아포는 개입하는 방관자로서 여러 가지를 직접 부딪혀가며 듣는다. 오키나와 출신에게 다짜고짜 ‘당신은 스스로를 일본인이라고 생각하나요?’라고 물었다가 후회하는가 하면 홍콩에서 시위에 참여했다가 관광객의 철없는 개입으로 비칠까 봐 소심하게 들었던 피켓을 내리기도 하고, 현지인을 조심하라고 일러주는 화교들을 등지고는 보란 듯이 현지인들에게 먼저 말을 걸기도 한다.
그리고 여행을 마친 다음에는 그 감상을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역사서와 논문, 문학, 영화, 다큐멘터리, 음악, 신문 기사 등 풍부한 자료를 동원해 낯선 곳에서의 여행을 익숙한 곳의 위치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재구성한다. 그래서 그의 글은 경계 지역에 대한 에세이지만 동시에 필드워크이고 또 르포르타주이기도 하다.

+왜 그는 경계를 슬프다고 했을까?
인류학자가 이야기하는 ‘세계는 왜 갈라지는가?’

이 책의 제목은 레비 스트로스의 《슬픈 열대》에서 따온 ‘슬픈 경계선’이다(원제 憂鬱的邊界). 그러나 본문 어디에도 ‘슬픔’이 직접 언급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는 경계를 걸으면서 어떤 감정에도 휘둘리지 않고자 항상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고 한다. 그럼에도 그가 경계에 슬픔이라는 감정을 투영한 까닭은 무엇일까?
갈등, 역사와 기억, 정체성 이렇게 세 가지로 구성된 이 책은 베트남 기차 안에서 시작해 타이완에서의 베트남 회고로 끝난다. 그 처음과 끝 사이에는 경계에 대한 이야기라고 단순하게 정리될 수 없는 무수한 사연들이 오간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서로를 왜 증오하게 되었는지 잊을 정도로 깊게 증오하게 된 캄보디아와 베트남 사람들을 통해 서구 열강의 아시아 침략사가 해방 이후에도 남아 역사적 외상이 되었음을 밝힌다. 한국을 방문해서는 실향민의 후손들이 언젠가 북한이 중국에 흡수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중국의 역사 침략을 우회적으로 비판한다. 오키나와 파인애플 공장에서는 타이완의 경제성장 신화에서 배제된 해외 파견 여공女工들을 역사 전면으로 끄집어내고, 말레이시아에서는 원주민들과 선을 긋고 살아가는 화교들을 통해 혐오의 대물림을 우려한다. 옌지의 조선족에게서는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서 점점 벌어지는 정체성과 세대 갈등을 확인하고, 세계 전역으로 흩어져 더러는 겉돌고 더러는 현지인을 착취하는 등 다양한 처지로 살아가는 화교들을 만나며 디아스포라에 대해 고민하기도 한다.
그 백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보르네오에서 불렸던 타이완 민요를 되짚어 볼 때다. 당시 수많은 타이완 원주민들이 일제에 의해 징병되어 침략의 첨단에 서고, 보르네오에서 전쟁의 가해자가 된다. 저자 아포는 일제와 맞서 싸웠던 보르네오 섬 노인의 회고를 들으며 전쟁에 휘말린 그들이 서로에게 상처를 줬던 역사를 직시한다.
아포가 경계를 가리켜 슬프다고 말한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가 아시아 전역에서 확인했던 경계 대부분은 맥락이 무시된 채 타자에 의해 수학 공식처럼 그어졌으며, 오래 전에 나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경계에 홀려 어느 샌가 ‘예전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서로를 반목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경계에서 말한다!”
각자의 경계에서 서로의 경계 밖을 이해한다는 것

이처럼 역사적인 경계선이 심리적인 경계선으로 확장되는 지역들을 답사하면서 저자가 내린 결론은 간단했다. 바로 ‘역지사지易地思之’다.
그는 오키나와를 여행하며 경제성장기 당시 일본에서 ‘더럽고 미개하다’고 매도당한 타이완 이주 여성 노동자들의 사연을 들으며 타이완 사회에서 ‘열등하고 가난하다’고 폄훼되는 베트남 이주 여성들을 떠올린다. 아직까지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잊지 않는 홍콩인들을 바라보며 자신 또한 거리에 나선 홍콩인들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베트남 기차 안에서 억울하게 추방당할 뻔한 경험담에서 시작해 타이완에서 억울하게 추방당한 베트남 유학생의 하소연으로 끝나는 이 책의 구성 또한 저자가 깨달은 ‘역지사지’에 근거한 것일 테다.
‘역지사지’라고 하니 동화 속에서 오랜 여행 끝에 돌아온 자신의 집에서 바라던 것을 찾은 파랑새 동화처럼 진부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가 오랜 세월 경계를 걸은 끝에 얻은 깨달음은 우리에게 이러한 질문 하나는 던져준다. 나를 나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먼저 타인을 타인으로 인정할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저자 아포는 자신의 선배라 할 수 있는 저널리스트 라푸시친스키의 말을 빌려 역지사지를 이렇게 다시 정리한다. “자신이 밟고 서 경계를 넘었을 때 진짜 세상이 열린다.” 정말로 흔한 말이지만 선로 밖에는 열차 안에서는 볼 수 없는 세상이 있다. 코로나 이후 ‘봉쇄 사회’로 가는 지금, 우리가 되새겨봐야 할 성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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